네번째 제주 올레 13코스 (용수~저지마을)
네번째 제주 올레에 나섰다.
제주의 길은 어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문화유적을 보여주는 답사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제주의 길이 나를 붙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이것은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연을 지키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하고 보시기에 참 좋은 모습의 한 면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기때문일 것이다.
이 길을 또 걷기위해 나서는 나의 발걸음은 가볍다. 기쁘다. 한없이~
새벽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8시20분 비행기를 타기위해. 그런데 아! 안개가 자욱하다. 몇 대의 비행기가 결항이다.
다행히 안개가 걷혀가는 것 같다. 조금 연착되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100번) 터미널로 간 다음 다시 서회선을 차고 한경면 용수리에서 하차.
숙소로 정한 노을이 아름다운 집에 픽업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시간 조차 즐겁다.
제주의 냄새가 훈훈하다.
노을이 아름다운 집에서 노을지기가 해 주시는 점심을 맛있게 먹고 13코스에 나섰다.
13코스의 시작점이 바로 그 앞이기 때문, 그리고 짧은 코스이기에 나선다.
절부암~충혼묘지사거리(1.5Km)
오늘 햇?이 따갑다. 봄의 날씨가 아니라 초 여름의 날씨다.
밭 길을 걸으며 돌담안에서 자라는 무우, 마늘, 적채등의 모습이 정겹다.
햇살을 향해 일렬로 머리를 들고 있는 양배추의 동글한 얼굴이 매혹적이다.
충혼묘지 사거리~복원ehls 밭길(2.1Km)
복원됨 밭길~ 용수저수지 입구
용수저수지
저수지 입구의 빨간 통에 넣어 놓은 한라봉과 귤. 목마른 올레꾼에게 어느 농부가 제공 해 놓은 듯한 맛난 음식.
작은 배려가 올레꾼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이것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 또한 제주의 매력이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생각하게 한다.
고목 숲길
고목 숲길. 길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재미 있다.
걷다보면 두 그루의 커다란 고목이 눈에 띈다.
두 고목이 주는 의미.
이제 나이가 너무 들어 무엇을 걸치는 것조차 힘이 든, 그래서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아무 것도 지니지 않은 채
서서히 사그라져 가는 모습. 그러나 그 자태만은 고고히 꼿꼿하게 서 있다.
잠깐 걸으며 만나는 이 고목이 나에게는 하나의 의미와 생각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고사리 숲길
터널숲길
과수원 잣길
낙천리 아홉굿 마을
낙천잣길
용선달리
아리랑 길
아리랑 길은 무덤 길이다.
공동묘지가 길을 따라 많이 있다.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느낌이다.
죽음은 따로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죽음이 바로 삶과 함께 있음을 말해준다.
죽음이 두렵고 무서움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의 한 부분임을 생각하게 한다.
저지오름
13코스의 마지막 저지오름.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숲이라고 한다. 닥나무가 많아 닥나무의 한자식 표현 저지라는 이름을 가졌다.
저지오름의 정상에 올라 해가 내려가는 모습을 잠깐 보고는 내려 왔다.
해질녘의 모습이 좋다.
이렇게 하루를 마쳤다.
올레는 삶의 장소이고 현재 삶의 모습과 죽음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정이간다.
내가 사는 삶의 자리와 떨어진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 바로 내가 사는 삶과 밀접한, 그리고 급하고 빠른 곳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늙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 삶의 현장을 함께하는 곳이기에 더 정스럽고 엄숙하며 고개 숙이고 뒤돌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노을이 아름다운 집으로 돌아와
숙소에서 바라 본 차귀도의 모습과 해 진 뒤의 모습이다.
숙소에 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다. 방이 썰렁하여 을씨년 스럽다.
내일은 따뜻하겠지?
경비 : 1. 비행기 값 260000원(2명)
2. 숙소 비용 : 160000원(4일)
3. 점심 : 5000원*2명=10000원
4. 저녁 : 5000원*2명=10000원
5. 맥주2, 새우깡 4600원
6. 차비 공항~터미널: 1000원*2=2000원
터미널~용수리: 3000원*2=6000원
합계 452,6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