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음악회?
지난 토요일 오후 1시가 다 되어서
삼삼오오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직장도 제각각이라서 도착 시간도 제각각이다.
밤이 이슥할때까지 손님들이 계속 되었다.
모두 모였을때 20명이 넘는 대군이었다.
오신 손님들은 wife의 대학 합창단 동문들이었다.
일찍 오신 손님들은 간단한 요기를 한 후 정관 해마루 학교 교장으로 계신분이 있어 학교 견학을 갔다.
학교에 있는 나로서는 발달장애인의 학교니 조그마한 학교라 뭐 볼것이 있겠냐 싶어 시큰둥하게 따라 나섰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교문에 선 순간 깜짝 놀랐다.
건물이 장난이 아니었다.
늦게 들은 이야기로는 전국에서 아름다운 학교로 몇째가는 학교로 선정되었단다.
학교 둘레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풍광 역시 멋졌다.
건물안은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한마디로 대단했다.
장애인 직업학교인 만큼 각종 직업군의 실습실과 보조실, 그리고 편이시설이 기존 학교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단했다.
보는 곳마다 감탄을 했다.
그리고 곳곳에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닿아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건물 내부를 구경을 하고 실내로 나오니 수천평에 가까운 야외 실습장이 있었다.
그곳에는 각종 채소류와 화예 종류가 식재된 농장이었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이 학교의 선생님으로 부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간단히 견학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2시간이 훌쩍 넘었다.
견학다운 견학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시간이 해거름으로 향하니 배가 출출했다.
집에 도착하는 즉시 야외에 고기를 구울 숯에다 불을 당겼다.
나는 고기 구워주는 팬션 주인 역할 밖에 할일이 없는 듯 했다.
대다수 손님들이 교회에 다니거나 목사님이었다.
해서 술을 못하는 분들이 대다수였지만 술을 하는 몇몇분과 간단하게 정을 나누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오신 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고기를 숯불에 구워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그 맛이 가히 환상적이었다"고 극찬한다.
초롱초롱한 가을 별빛이 즐거움과 만남의 운치를 더했다.
분위기가 익어갈 쯤 기타를 메고 오신분이 연주를 시작했다.
누가 먼저라 할것 없이 모두가 합창이 시작되었다.
교회 성가대에서 실력을 뽐냈던 분이라 그런지 노래를 잘들 하신다.
수준급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나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흥은 절정으로 치달았고 합창의 목소리는 시골의 밤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시골 어른들의 밤잠을 설치는게 아닌가 걱정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
멋진 가을밤의 음악회였다.
두어시간 계속된 음악회는 찬 공기에 자리를 접고 먼 길을 가야하는 일부 손님들이 자리를 떠면서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분들끼리 거실로 옮겨 밤이 새벽이 될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많은 손님들이와서 뒷정리도 많고 몸이 피곤했지만 뜻깊은 만남 이었던 것 같다.
멋진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