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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디자이너]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다 | ||||||||||||||||||||||||||||||||||||||||||||||||
상록화훼조경 대표 신중열 가든디자이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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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가드닝=2016년 3월호] 한국자생식물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상록화훼조경 대표 신중열 가든디자이너는 오래 전부터 자생식물에 관심을 가져왔다. 자생식물이란 자연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식물이다. 오랫동안 생육환경에 적합하게 진화돼왔기 때문에 재배종보다는 생육관리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선호한다는 그는 ‘내 손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원’을 위해 최적화된 정원식재디자인을 추구한다. <사진 장현숙 기자> 일상의 부분으로서 지속가능한 정원을 향해 신중열 대표는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새로운 소재의 정원수를 생산 공급하는 화훼조경회사 운영부터 정원 디자인과 설계까지 업무 보느라 나날이 바쁘다. 생태조경 전공자답게 그에게 가장 이상적인 정원은 생태적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태적이라도 지속적인 관리가 힘들다면 정원은 짐이 된다. 그가 본격적으로 주택정원을 만든 지는 5년 정도 되었다. 정원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지속가능한 정원’이다. 무엇보다 사는 사람이 관리하기 편해야 하는, 생활의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고집한다. 그래서 정원수는 관목 위주로 선택한다. 예를 들어 정원에 잔디밭을 조성하면 예초와 병해충 등 관리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사실 큰 나무 아래 잔디밭은 비효율적이다. 그리고 잔디를 심으면 황금달맞이, 벌개미취 등 관상이 훌륭한 야생초화들도 모두 잡초로 전락한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많은 ‘잡초’를 누가 뽑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결국 봉착하게 된다”고 말하며, 이것이 관목을 식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가 조성한 화단에서 가끔 간격을 두고 배치된 경관돌이 눈에 띄는데, 이 또한 잡초 뽑을 때 디딤돌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관리를 철저하게 유념해두고 설계하는 그만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특별한 정원수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내가 산다는 기분’으로 의뢰인과 대화해 작업한다. 과실수나 텃밭 작물을 심어 계절별로 먹을거리가 생겨 풍요로우며, 새, 나비, 곤충 등 식물 매개체와 다양한 종의 희귀식물이 공존하는 정원을 만들고자 한다”며, 단순하지만 오랜 세월 이론과 현장을 드나들며 체득한 철학을 내비쳤다.
금송, 수형관리가 쉬운 아름다운 정원수 정원은 오감으로 느끼는 공간이다. 때로는 눈으로 감상하며, 때로는 먹을 것을 찾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의 정원수가 필요하다. 예컨대 산딸나무나 올리브나무, 산사나무로 열매를 취하고, 단풍나무와 떡갈잎 수국을 심어 눈으로 호강하고, 햇빛이 닿지 않는 음지를 배려해 만병초를 심는다. 이처럼 정원수 각각에 기능과 의미를 부여하는 그가 가장 선호하는 수목은 금송이다. 호주 삼나무(아라우카리아)와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와 함께 3대 정원수로 꼽힌다는 금송은 훌륭한 정원소재 중 하나다. 금송은 낙우송과에 속하므로 재선충이 없어 관리가 편하고 무엇보다 자연수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반음지성으로 적응범위가 넓어 생육하기 좋으며, 굵은 뿌리가 형성돼 느티나무 같은 가로수로도 탁월하다. 그래서 비교적 일반인들이 정원에서 키우기 쉬운 금송을 추천했다. 이에 견줘 상록침엽수로 수형이 비슷한 소나무는 전통정원 뿐만 아니라 조경수로 많이 쓰이는데 관리가 만만치 않다. 키큰소나무는 수형을 위해 정기적으로 전지해야 하며, 재선충을 방역하기 위해 별도의 관리가 필수다. 그래서 제대로 관리하려면 큰 키의 소나무나 교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먄약 소나무를 정원에 심고 싶다면 소나무분재로 많이 심는 일본형 정원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원래 전통적으로 소나무는 집 안에 심지 않았다. 소나무를 정원에 심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소나무 분재를 이용했을 뿐이다. 80년대 건설경기 붐과 함께 전성기를 맞은 조경시장과 맞물려 대중화된 것 같다”고 말하며, 또다시 관리형 정원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배수와 토양, 정원의 기초 신중열 대표는 정원에 입문할 때 토양, 배수, 온도 등 식생환경을 우선으로 공부할 것을 재차 강조한다. 정원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장마철 정원관리도 배수부터 시작된다. 여름 장마철이 되면 정원은 초토화된다. 물이 완전히 빠지기 전에 땅에 고인 물이 햇빛에 데워진다. 그러면 뜨거워진 뿌리에 진균, 곰팡이병 등 세균성 전염병이 생긴다. 이것이 장마철에 대부분 정원이 실패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이를 위해 “원활한 물빠짐을 위한 구배를 만들고, 배수로를 파고 맨홀까지 만든 후 그 위에 굵은 마사토를 올린다. 평면보다 마운딩으로 식재하는 것도 배수와 연장선상에 있다”고 처방한다. 또 “비가 많이 올 때는 식물이 유실되기 쉽다. 그 때는 바크로 멀칭하면 되는데 바크를 사용하면 토양이 수분을 머금도록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때때로 바크도 경계 밖으로 흘러내린다. 이를 막기 위해 맥문동을 심어 방지한다. 이로써 잡초관리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물론 급한 대로 데크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정원에서 땅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자연의 순환이야말로 정원의 기초임을 환기시켰다. 또 토양이 건강하지 않다면 새로운 흙이나 퇴비를 인위적으로 투입해 토양개량을 하는 등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사계절 정원, 가든센터 꿈 실현하고파 신중열 대표는 10여 년의 종묘회사 화훼사업부 수출입 업무와 조경사업 차 세계 곳곳의 다양한 식물을 접한 바 있다. “언젠가 남아프리카에 간 적이 있다. 사막 같은 불모지에서도 생육가능하다는 다육식물종류를 라벨링 해 한 식물원에서 모아 팔고 있었다. 작은 마을의 식물원이었지만 전 세계의 다육식물을 보유함으로써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꽃전시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쿠켄호프 공원도 튤립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4월 중순에서 5월 말 사이, 새로운 튤립품종으로 외국관광객을 불러들인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품종의 식물을 개발, 보유한 본격적 가든센터가 실현되기를 소망했다. 이러한 바람은 국외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정원 구상으로 이어졌다. 국내 수목원이나 식물원이 처한 애로사항 중 하나는 황량한 겨울풍경이다. 정원에서는 어떤 식물이라도 한 계절을 나기 힘들다. 그는 “점점 기후가 아열대로 변함에 따라 한반도 식물북방한계선도 북상하고 있다. 사계절이 너무 뚜렷해 다양한 식물을 만나기 힘든 한반도 기후환경을 고려해 계절별로 정원을 개별적으로 오픈하면 사계절 내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연평균 기온이 낮아 수형이 단조로운 북부보다 대전 이남에 조성하면 좋겠다”고 설렘을 가득 안은 포부를 밝혔다. 현재 전북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후배 조경학도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때도 학생들이 실험정원으로 출품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아직 갈 길이 먼 그에게 58살이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신중열 가든디자이너 전북대 환경생명자원대학 생태조경디자인학으로 박사학위 수여. (주)중앙종묘 화훼사업부를 시작으로 (주)모닝팜을 거쳐, 현재 상록화훼조경 대표를 맡고 있다. 전북대, 계명대, 나사렛대 외래교수, (사)한국들꽃문화원 부원장, (사)한국자생식물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작품설명> 여주 상품리 주택시공연도 2014년 10월 위치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상품리 기존에 시공한 정원을 관리하게 편하게 변화시키길 희망하는 의뢰인의 의견을 반영해 공간을 크게 과원, 채원, 정원 세 영역으로 구분했다. 실용성과 관상적 가치를 위해 과원에는 메이플사과, 바이오체리,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대실산수유 등을 심었고 옆으로 이어지는 채원에서는 당귀, 두메부추, 방풍나물, 더덕 등을 심었다. 정원에는 산딸나무, 미국낙상홍, 산수국, 마가목, 옥잠화, 숙근솔체, 오렌지뱀무 등을 심어 초화와 교관목의 조화를 꾀했다. 그리고 꽃잔디로 외부와의 경계를 두었다. 잔디밭과 식물 식재 경계 부분을 배수로 겸 관리도로로 이용하기 위해 마사토로 조성했다. 식물은 마운딩으로 식재하고 전면을 바크로 피복하여 잡초와 관수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한 정원이다.
양평 전수리 주택시공연도 2013년 8월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긴 여행에서 돌아왔더라도 큰 변수가 없는 한 유지 관리가 잘 되는 정원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이를 위해 잔디식재를 하지 않았으며 마사토를 잔디밭 대용으로 시공했다. 원활한 배수를 위해 모두 마운딩해 식재했다. 주차장이나 옥상도 높게 마운딩해 공간감을 연출했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아늑한 정원으로 만들었다. 먹을거리 작물을 포함, 다양한 수종을 심어 계절의 변화를 접하게 했고, 곡선으로 유려하게 이어지는 화단 경계선을 조성함으로써 단조로움을 피했다. 별바라기 주택시공연도 2015년 4월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동오리 돌, 잔디, 소나무로 조성된 전통적 한국식 정원이 이미 조성돼 있었다. 의뢰인은 유럽식으로 건축된 주택의 분위기와 조화롭게 하기 위해 기존에 시공된 정원에 리모델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 그래서 화목류와 화려한 숙근초, 관목류, 구근류를 다양하게 배식했다. 잔디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화단과 잔디밭 경계를 마사토길로 조성했으며, 다른 정원들과 마찬가지로 화단을 만들 때 마운딩을 높였다. 풍성함과 굴곡, 역동적 공간감과 입체감을 연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작업한 정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