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체험 행사에 곁들여 긴급하게 기존 삼행시 15편과 10편의 시화를 회장단에서 선정 하였습니다
1
고뇌하는 이순신
해남문학회/ 이외단
도포 자락 껄렁해 보여
손 내밀어 잡으려다
우렁찬 호령 소리 들려
화들짝 뒷걸음질 칩니다
솟구쳐 휘돌아 나가는 물살이
암초와 부딪혀 퉁겨지는 소리가
젊은 사내 목성 닮아
그 이름이 울돌목이라
섬뜩하여 허우적댈 만도 한데
칼자루 대신 지도를 든 체
물살만 직시하는 모습은
숭고하기 그지없습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신은
얽히고설킨 후손 어르고 있는데
나, 차마 다가가지 못해
먼발치서 옹알이만 하고 있습니다
2
수군제독 이충무공
해남문학회/ 김금수
일본수장 풍신수길 조선영토 탐을내어
이십만군 몰고와서 신무기로 육로진격
일사천리 한양탈환 평양까지 안았지만
남해안은 철통방어 일진일퇴 거듭하다
이백함선 십만수군 어란진에 주둔해서
호시탐탐 노리다가 울돌목에 진격해와
열두척의 소수배로 오는대로 침몰시켜
조선땅을 지켜냈네 장하도다 이충무공
울돌목의 명량대첩 해전사상 그유래가
단한번도 없었다네 기적같은 대승전적
승리개가 강강술래 우수영내 울려퍼져
이자리가 해남이요 약무호남 시무국가
3
울돌목에서
해남문학회 / 정관웅
두려움에서 용기가 타오르는 순간
울돌목 회오리는 일어섰다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피투성이의 몸과 손으로 좌현과 우현
쓰러지면서 지탱해낸 해전이 아니었던가.
총총히 쫓겨 가는 등 뒤에
저녁 햇살은 비벼 빨갛게 달아올랐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혓바닥만 기름진 세상에서, 그대는
마음이 하나인 자리에 애국의 피를 토했다
침략자를 내 쫓아 잃어버리지 않을 영토
무겁고 힘든 바람일지라도
돌고 돌아 몇 천 번을 돌아서 소원 문 열어
그 대 가슴에 닿으니
그 물 함께 젖어 울음을 터트리는 울돌목
노을에 걸린 그리움이 깊다
내 너를 가끔씩 휘휘 돌아 숨 쉬게 하리라
역사 숨결 울돌목
4
갈두리
해남문학회 / 해송 이상석
사나운 파도에
여기저기 상처뿐이지만
꾹꾹 눌러 참았다
숭숭 뚫린 자존심과
주체하기 어려운 성냄은
갈매기 무등에 실어 보내고
파도와 벗하며 살았다
한반도의 끝이며 시작점인
이땅을 지키기 위하여
얼마나 고단하고 목이 말랐을까
땅끝의 요람인 갈수리에
오늘도 눈부신 하루가
곱게 피어난다
*갈두리 옛지명(갈수리)
5
울돌목 숭어 잡이
해남문학회/김대식
해남과 진도를 오고 가는 다리 아래
회오리 급물살에 바윗돌 우는 소리
고요한 달밤이면 십 리 밖을 드나들고
고함 소리 우렁찬 거센 물결 거슬러
금 테 안경 백 테 안경 멋진 신사 숭어들이
바위 벽에 붙어서 떼지어 올라온다.
뜰채 달인 박 태공이 한번만 휘두르면
팔 뚝 만한 숭어가 너 댓 마리 파닥 인다.
그 힘이 천하장사 뜰채가 휘청하고
바위가 흔들리며 다리가 들썩 한다
6
대첩지의 강강수월레
해남문학회/ 오형록
知彼知己면
百戰百勝이라 했던가
열약한 전세를 반전키 위한 民族의 지혜
모두가 한 몸 되어 외치는
句句節節 한 외침
안으로 내부의 기강을 바로잡아
사방으로 흩어진 힘을 한곳에 모으며
밖으로 民族의 자존심을 전개함으로써
侵略者의 간담을 싸늘케 하였으리라
작은 꽃잎으로 추락하던 百姓에게
白頭大幹의 힘을 불어넣던
그 傳說的인 메아리가
아직도 右水營 하늘 아래
잔잔한 波動을 일으킨다
7
울돌목에 추락하는 새는 없다
해남문학회/이순애
파도 등 타고 새들이 춤추는
해남 우수영 앞바다는
오늘도 푸른 거북을 보듬고
홍주에 취한 파도의 음계는
울돌목 억겁의 유장한 역사를
바람으로 모은다
장엄했던 그 날의 함성은
범람한 눈물을 불러
유유히 출렁 거리고
수많은 새의 가시를 키우며
침묵하는 시인도 불렀다
숭고한 불꽃의 넋으로
길을 만드는 울돌목
지금, 우리는 목숨처럼 지켜가고
꿈같이 소원해야 하지 않는가
8
인간 이순신
해남문학회/ 나관 주
기구한 운명 일세 두 차례 백의종군
여진족 소탕 명예 회복 왜병 섬멸 국위 선양
오 사 세
평생을 바친
지킴이의 푯대여.
9
울돌목
해남문학회/ 오현철
오늘도 용솟음 치며 흐르는
저 - 푸른 파도의 몸부림은
이충무공의 호국정신인가
귀신도 감동했다는 정유년
명랸해전의 현장 울돌목
흰 거품을 토하며 회오리치는
저 - 거센 파도를 보아라
정의와 분노. 용맹의 극치에 파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지만
역사는 우리곁에 영원히 남아
이순신 장군의 충의와 애국정신이
지금도 살아 쉼쉬는 명전의 울돌목
10
봄날의 찬가
해남문학회/서정복
목 타는지 오랜만에
새벽 비가 내린다
사르르 풀리는 안개 등을 타고
주르륵 쭉쭉 주르륵
피아노 건반 치듯
산야는 파릇파릇
움이 트는 봄의 향연
여기저기 아기 울음 탯줄을 묻고
빗물은 박수를 친다
한세상 삶의 갈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