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인스턴트 글을 남기기보다 앞으로는 영상으로 말하고자 결심한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 갑니다.
참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얻는 것도 많고 잃는 것도 많기에 그것이 곧 앎이고 삶인 것 같기에 어쩌면 주어진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이 곳 까페에서도 끝까지 개인이야기는 안하려다 인총무님과 김교수님의 까페 활성화를 향한 바램을- 혼자 착각에- 거절하지 못해 특별히 예외로 분류하게 됩니다. 평소 소신이 인터넷 활성화는 요원한거라 생각하는지라 이런 생각이 기저에 깔린 글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걸 알고 씁니다.
영화담소 나누자며 약속드린 날짜가 벌써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그간 니체평전도 기웃거려보고 토리노의 말도 다시 한 번 봤습니다.
이 찌는 날씨에 토리노의 말을 보는 일은 제게도 쉽지 않은 경험입니다.
보신 분들께는 제 진심으로 경의를 표해드립니다.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헝가리 거장의 마지막 은퇴작을 숨을 죽이며 봤던 기억이 마치 어제마냥 생생합니다. 열린 결말을 통해 생각할꺼리를 던져주기는 하지만, 참으로 난감하고 힘든 영화입니다.
왜 첫 영화로 하필 도저한 토리노의 말을 골랐을까 스스로에게도 의문스러웠습니다. 날씨마저 푹푹 찌는데, 뇌까지 푹푹 찌게 만든 죄는 씻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만, 그 이미지들의 강렬함, 단순한 플롯, 그리고 분명 의도된 메세지들을 가리운 열린 결말 등등 최근에 본 영화들 중 제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선정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객관적인 근거에 대한 확신도 작용했습니다.
함께 모여서 볼 기회를 마련코자 했으나 개인사정상 여의치 않아 단체관람은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담소회에 과연 몇분이 모이실지도 궁금합니다. 한 분이건 두 분이건 이야기 나눌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여 옵니다.
영화 보신 분의 영화에 관한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첫댓글 전감독님의 글, 반가워요~ <토리노의 말>... 그동안 영화를 조금 찾아보면서 즐겼습니다만, 아~ 이런 영화에 대한 경험은 처음입니다. 화면에 영화를 띄어놓고 '첫날'을 보다가 중단하고, 다음번엔 '둘쨋날'... 그다음엔 '셋째날'... 아직 끝까지 다 보지 못했습니다. 참 이상한 시간과 공간 속에, 낯선 사유방식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오랜만에 철학적인 생각을 강요받는 느낌입니다.
존경하는 류선생님! 말씀하신 바 조목조목 공감합니다. 귀가 째지는 듯한 거센 바람과 현악기의 불협화음 속에서 앵글만 달리할 뿐 디제시스의 사건은 똑같이 반복돼죠. 관객은 강렬한 이미지 아래 무언가를 강요받습니다. 그게 뭘까요 ^^
류은희 선생님, 저랑 동일한 시간에 까페에 접속해 있었나봐요
이렇게 반가울수가 ^^
글로 만나는 선생님의 목소리는 더욱 매력적이십니다 ㅎㅎ
어제 우리, 서로 통!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