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짧은 소매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국 낚시의 조황을 보면 부쩍 갈치 낚시에 관한 것이 많다. 내만권 갈치 낚시부터 원도권 갈치 낚시까지 갈치의 조황이 하루가 다르게 살아나고 있다. 갈치 낚시는 누구나 좋아한다. 갈치가 바다낚시를 대표하는 인기 대상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동네 낚시터부터 먼바다까지, 남해안 전역과 서해안까지 낚일 정도로 낚시터가 넓고 조과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갈치는 고등어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이다. 가격이 비싸지 않은데다 맛까지 좋아 오랜 세월 최고의 생선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갈치가 잘 잡히지 않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지금은 '금치'라고 불린다. 다행히 올해 들어 갈치가 예년보다 조황이 좋을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잡히는 양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은 '금치'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공격성 강해 긴장감·손맛 즐길 수 있어
갈치는 공격성이 강해 우악스럽게 미끼를 덮칠 뿐 아니라 다른 어종을 능가할 만큼 손맛도 뛰어나다. 입질을 기다리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시원한 손맛을 즐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갈치는 평소 먼바다에서 생활하다가 산란기인 8~10월이 되면 육지 가까이 접근한다. 조류가 빠르지 않고 환경이 안정된 곳에 산란한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전갱이 고등어 오징어 문어 등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갈치 낚시에 사용되는 미끼가 다양한 것도 이런 이유다. 같은 동족을 잡아먹는 공식 습성이 있다는 것도 갈치의 생태 특성 중 하나다. 실제로 갈치 낚시를 하다 보면 바늘에 걸려든 갈치의 꼬리 부분을 다른 갈치가 뜯어 먹은 모습을 종종 구경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야행성 어종인 갈치는 오래전부터 밤낚시 대상어로 인식됐다. 생미끼를 사용하는 민장대 낚시와 릴찌 낚시는 물론 루어 낚시, 카드 낚시도 밤낚시 위주다. 한적한 밤 시간대에 집어등을 환하게 밝혀 갈치를 낚시자리 주변으로 불러 모은 뒤 낚아내는 모습은 눈에 익숙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낮 루어 낚시에 갈치가 잡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갈치는 빛을 쫓는 습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밤에 노리는 것이 분명 효과적이다. 밤마다 남해 동부권 곳곳에서 집어등을 밝히고 갈치 낚시를 하는 수많은 꾼이 대부분 풍성한 마릿수 조과를 거두는 것만 봐도 이러한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집어시설을 갖추고 하는 갈치 선상 낚시가 많은 꾼을 밤바다로 불러내고 있다. 특히 먼바다로 출조하는 갈치 선상 낚시는 비싼 비용에도 풍성한 마릿수와 굵은 씨알의 갈치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원도권 먼 길도 마다치 않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산에도 갈치 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갈치 전용선들이 많이 생겨났다. 주로 충무동과 남부민동, 송도, 영도 태종대 등에서 출발하는 전용선들이 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들쑥날쑥하지만 나날이 굵어지는 씨알
아직은 갈치 낚시 시즌이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동네 방파제나 갯바위 등에서 잡히는 갈치의 씨알 역시 잔씨알 위주다. 그러나 하루하루 씨알이 굵어지고 있다. 먼바다 갈치 낚시 역시 조황이 들쑥날쑥하다.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된 듯하지만 안정적인 조황을 기대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갈치 낚시 시즌이 예년에 비해서 한 달가량 빨라졌다는 것이다.
갈치 낚시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방파제나 갯바위에서는 릴찌 낚시 위주로 이루어진다. 릴찌 낚시할 때에는 반유동 채비가 사용된다. 전지찌 사용과 함께 예민한 입질을 극복하기 위한 저부력찌가 사용된다. 릴찌 낚시에 사용되는 카드 채비 역시 인기가 좋다. 갈치는 군집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 입질이 오면 연속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카드 채비가 효과적일 때가 많다. 민장대 낚시는 목포와 진해 등 가까운 바다의 배낚시에서 많이 사용된다. 채비 조작이 쉬워 속전속결로 갈치를 걸어낼 때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갈치는 멸치, 전갱이, 오징어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이다. 그래서인지 갈치는 인조미끼인 루어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루어 낚시를 할 때에는 측광 기능이 있는 루어나 웜을 사용하면 좀 더 빠른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먼바다 갈치 배낚시에서는 길이가 3.5~4.5m인 심해갈치 전용 낚싯대가 사용된다. 줄 엉킴이 없는 인터라인대가 많이 사용된다. 릴은 5~6호 PE라인이 300m 정도 감기고 조력이 큰 중형 전동릴이 주로 사용된다. 밑채비는 15~20m에 이를 정도로 긴 원줄에 6~10개 정도 가짓줄이 달린 전용 채비를 사용한다. 봉돌은 조류 세기와 공략 수심에 따라 150~200호를 사용한다.
갈치는 수많은 물고기 중에서 맛있기로 이름난 어종이다. 회 구이 조림 국 매운탕 등 어떻게 먹어도 맛이 있다. 갈치 회는 낚시인이 아니면 먹어 볼 수 없는 별미 중의 별미다. 굵은 씨알은 포를 뜨는 것이 좋지만, 잔씨알은 뼈째 썰어야 고소한 맛이 한층 좋다. 구이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다. 굵은 씨알의 구이는 전문음식점에서도 먹기 어려울 정도로 귀한 요리다. 양념조림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요리다. 고소한 갈치살과 매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져 밥반찬과 술안주로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갈치 낚시가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분께서도 갈치낚시를 맘껏 즐겨보시길 권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