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손가락의 통증이나 변형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손가락에 힘이 얼마나 걸린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우리가 손가락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그 횟수를 세어본다면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묵묵히 손가락은 작지만 상당히 많은 횟수의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척추나 발에 못지않게 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으며 많은 관절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가장 흔한 손가락의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실 증상이나 외관만으로는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략의 경향만 있는데 손가락 끝마디 쪽의 변형과 통증은 퇴행성 즉, 많이 써서 오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관절염인 경우가 더 많다. 또 중간마디 쪽의 변형과 통증은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더 시사하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는 대칭성으로 양쪽으로 오거나 이곳저곳의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다행히도 의학의 발전으로 혈액과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이 두 관절염의 감별진단에 이용되고 있다. X-ray 뿐만 아니라 초음파 관절검사 및 혈액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하여서 정확히 류마티스 질환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퇴행성 관절염은 많이 써서 오는 질환이라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왜 오는 것일까? 류마티스라는 질환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자기 스스로를 공격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예를 들면 각국에는 외적을 막는 군대와 범죄자를 잡는 경찰이 있는데 이들이 가진 무력을 가지고 죄 없는 자국민을 공격하는 상황이 마치 류마티스 관절염의 상황과 같다. 무슨 뜻이냐면 우리 몸의 경찰과 군인역할을 하는 백혈구가 바로 우리 스스로의 세포 그중 관절부위 중 활막을 공격해서 생긴 것이 바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그러므로 류마티스는 관절부위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으로 백혈구가 무력을 사용하는 곳 마다 염증과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류마티스 치료의 근간은 군인들의 무력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우리 몸의 백혈구의 공격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주가 되며 이는 결국 전신면역의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반면에 퇴행성 관절염은 많이 사용해서 발생한 관절의 연골 등의 염증을 줄이고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면 관절의 변형이 오기 시작하거나 이미 온 분들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까? 실제로 관절의 변형이 이미 오기 시작하면 약물이나 주사만으로는 손가락의 점진적인 변형을 막기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손가락에 부목이나 보조기 등을 착용하여 변형을 막아야 하는데 이는 사용이 불편하고 위생상 문제가 많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
최근에는 은반지나 살색 플라스틱형태의 반지를 처방하여 손가락의 변형을 막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 보조기는 눈에 잘 뜨이지 않고 간편하기 때문에 착용도 잘 하고 변형을 잡고 제자리를 잡아 주는 것이 잘 확인되기 때문이다.
막 변형이 시작되는 분들은 관절강내가 아닌 관절 주변의 측부 인대등을 포도당을 이용한 인대증식주사치료를 정확한 초음파유도하에 주사시술을 하게 되면 관절의 변형을 붙잡고 인대를 조여 관절 변형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면 어떤 종류의 관절염이든지 염증과 변형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손가락은 우리가 실제로 많이 사용하면서도 작고 큰 부하가 걸리지 않다고 생각하여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손가락은 아주 정교하면서도 많은 일을 하는 기관임에도 변형에 아주 취약하여 약물이나 주사치료만으로는 이를 막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실생활에서 착용하기 편리한 교정기를 이용하여 관절의 변형과 충돌을 막는 치료가 약물치료오 함께 꼭 병행되어야 함을 필자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