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탕한 김삿갓, 오시면 만나요!
명예기자 김원식
여유로운 미소와 호탕한 웃음으로 묵은 사연 훨훨 털어낼 수 있는 곳이 김삿갓 문학관과 유적지인데요,
2003년에 건립된 문학관은 2018년 12월에 철지난 옷을 수장고에 벗어두고,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반겨드리는 전자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제1전시실에는 ‘방랑시인 김삿갓’을 주제로
탄생·성장·문중 비사·방랑·길에서 만난 ‘인심의 두 얼굴’과,
삶은 자신이 선택했기에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방랑의 종착 영월’에서는 난고 묘소 찾기와 김삿갓의 옛길을 더듬으면서 사연과 글을 찾아냈던 정암 박영국 선생의 애씀도 있습니다.
제2전시실은 ‘민중시인 김삿갓’으로,
어릴 적 일화는 ‘그림 영화’로,
‘시로 세상을 논하다’에서는 민중의 아픔을 웃음으로 감싸 안고 위로함을,
난고 선생의 마음을 헤아린 김재철, 이응수, 송영, 박오양, 김용섭, 정비석, 이청, 김용제, 이문열 등 문인 분들은 ‘김삿갓의 정신을 이어온 발자취’로,
한시의 틀을 깼기에 다양하게 해석되는 ‘밀어서 보는 시’와 내가 쓰는 ‘손가락 글쓰기’는 화면으로 보여주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설화적 행적으로 묘사된 문집과 아픔을 보듬는 풍자와 해학의 ‘세상이 바라본 김삿갓’도 있습니다.
2층 복도에 마련된 ‘김삿갓을 노래하다’에서는,
1961년의 ‘넋두리 김삿갓’과 1968년의 ‘방랑 삼천리’를 듣고,
1964년에 시작된 KBS 라디오 연속극 ‘김삿갓 북한 방랑기’ 원고도 있습니다.
제3전시실은 ‘김삿갓을 시각화’ 한 공간으로,
한겨울 눈처럼 하얀색 작은 돌들의 중심에 여덟 개의 짚신을 매달았는데,
묵은 색에서 점차 밝은 색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진 듯하고,
벽면 가득 ‘영월 진경’ 영상과 함께 투영되는 난고의 한시는 은은한 감동을 줍니다.
문학관 옆에는,
13인의 김삿갓 문학상 수상자 시비공원이 있는데요, 이동순, 이재무, 정진규, 송수권, 이승훈, 오세영, 홍신선, 문효치, 강희근, 오탁번, 유안진, 신달자, 나태주 등 문인의 대표 작품이 ‘돌 새김’되어,
한 분 한 분의 작품을 읽다 보면 ‘마음 새김’으로 긴 시간을 머물게 합니다.
마무리 탐방은 난고 시비공원과 묘소입니다.
한시와 해역이 병기된 글을 읽으면서 오르다 보면, 난초가 피어난 언덕과 같은 난고 선생의 묘소에 다다르게 됩니다.
예를 갖추고 산세 따라 물과 바람의 기운을 바라보면, 왼쪽은 태백산 오른쪽은 소백산 그 중심에 서게 됩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손가락을 활짝 펴면!,
손끝과 손끝으로 이어지는 ‘양백 산’의 성스러운 기운이 온몸으로 들어와
지혜를 넘어선 혜안으로 호탕한 웃음과 미소로 답을 하는 ‘나도 김삿갓!’이 되니까요.
【참고•인용문헌】『난고 김삿갓 문학관』,『소설 김삿갓』정비석(고려원,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