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역사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부터 도시가 생성될 정도로 기름진 땅이었답니다.
살기좋은 곳이라 포르투갈을 비롯해서 세계 열강들이 앞다투어 몰려와 치열한 싸움 끝에 영국이 낙점한 것은 다 아는 사실.
혹한인 1월인데도 인도의 수도 뉴델리는 봄날씨같습니다.
기온이 낮에는 14~19도 정도, 밤에는 10도를 내려가 쌀쌀해서 하루에도 외투를 벗었다 입었다 해야 합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들다가 가서 그런지 날씨는 호감이 갔습니다. 그러나 화창하다는 표현은 할 수 없는 것이 안개가 뿌옇고 먼지가 굉장히 많아서 시야에 보이는 나무들은 모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물호스로 힘껏 샤워를 해줘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는 여행객의 말에 수긍할 정도로 도시는 먼지 속에 묻혀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인도의 날씨가 문제이더군요. 북인도에 속해있는 뉴델리지방의 날씨는 5~6월엔 섭씨 40도를 넘는 여름, 7~8월은 우기라서 날마다 비가 내린답니다. 이땐 나무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었겠죠. 10월에서 3월까지가 살기좋은 요즘 날씨, 그러고보니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에 인도를 여행하는 것이었어요.
온갖 꽃들이 피고 농산물들이 풍부해서 일을 안 해도 굶어죽진 않는답니다.
때 맞추어 사원 앞에 가 있으면 음식을 나누어 준다던가요?
그래선지 구걸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도 표정은 밝더군요.
죽기살기로 일을 하는 우리와는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는 36년 일제의 침략에 대해 두고두고 아파하는데
90년간 나라를 빼앗기고 살았으면서 인도사람들은
"우리는 90년간 보시하면서 살았다"고 말한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가진 자만의 자비, 너그러움,
어디서 그런 마음이 우러나올까요?
생각이란 참 여러 갈래로 퍼져나가는 것,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1월 13일 오후 5시 20분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으로 13일 0시 23분에 도착했으니 총 8시간 25분을 날아 델리공항에서 내렸습니다.(시차가 3시간 30분 늦은 관계로)
우리 인천국제공항은 탑승이 참 쉬었는데 인도는 아직도 입국수속을 수작업으로 하는 터라 공항을 나가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습니다.
<빨리빨리>에 젖어 산 우리는 세월아 내월아 태평한 그들의 슬로우 슬로우에 정말 짜증이 나는 마음을 다스려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익숙하고 단련된 속도감의 우월성을 만끽하듯 우리 한국이 제일이라고 엄지를 척 내밀면서 웃었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모두투어의 상품으로 4명 이상이면 출발하는 것인데 목포에서 온 대학동창생(50대 선생님) 4분과 나와 딸이 한팀으로 꾸려졌습니다.
그러니까 내 딸도 교사여서 다섯 선생님 속에 할머니 하나,
마치 여고생들 여행에 사감선생처럼 내가 끼어있었다 할까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라 꼭 여고생들처럼 조잘거리고 웃고 깔깔거려서 너무 즐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첫댓글 잘 다녀 오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