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어릴적 철부지로 자랐던 그곳에 다정한 아버지 계셨네!!!

♩♬♪하얀 민들레 °°°
나 옛날에 철부지로 자랐지만 이제는 알아요 떠나는 것을
엄마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알 수 없어요
나 어릴때 사랑을 믿었어요 지금은 알아요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아~~안녕 안녕 안녕히~~ ~~~~♪♬
두둥실 두둥실 떠나요~~~
민
들
레
민들레처럼~~ °°°


그저 민망하고... 죄송스러워 가방을 뒤적거리니 어제 보았던 작은 콘서트의 CD와 새해 인사로 받았던 「내 삶을 가꾸는 50가지 방법」을 필립보 신부님 발아래 두고 새해 새배인사를 드리고 신부님의 영복을 빌어 드립니다









내가 고 2때 학교 강당에서 계성중학교와 연습게임을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때 농구부 후견인으로 카돌릭대학교 병원장으로 계시던 그 아버지가 우리들을 찾아오셨다. 무더운 여름날이었고 전반전이 끝나고 10분간 휴식이 주어졌을 때 가뿐 숨을 몰아 쉬며 우리 모두 수돗가로 우르르 달려 나갈때 마치 우리 아빠처럼 선한 미소를 지으며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셨다.



10년 동안이나 찾아뵙지 못했으며 돌아가시고 묻혀 계신줄도 모르고
엉뚱한 곳으로 찾아가 새해 새배돈 받을 생각으로 들떠 있었으니. . .
도대체 언제나 언제쯤에나 철이들련지 . . .
설마, 혹시나. . . 아니겠지. 여전히 건강하시고 젊으시니. . .
학교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 교구청에 들러 살펴보면 근황을 곧 알게될텐데뭐 . . .
아니면 시간을 더 내어서 성모당 십자가 길따라 걷고 나서
성직자 묘지 참배한 후에 계산 성당으로 가서 그 분을 찾아보리라. .


별다른 생각없이 흐린날 주일에 친정아버지께 새배를 올리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점심식사도 빠지고 서둘러 옛교정을 찾아 나섰다. 오랜 돌계단 포석들 담쟁이덩쿨 도토리나무 크고 오래된 건물 사이 사이 대나무숲과 구름다리 크지 않은 운동장 강당 수돗가 남산 성당 수녀원 성직자 묘지 대구교구청 성모당을 서로 서로 감싸안으며 효성여중, 대건 중고등학교, 체육관, 그리고 효성여고가 얼기설기 끼워진듯 자리잡고 있는 그곳에서 6년 동안을 고스란히 보냈던 내 학창시절이라 할 수 있는 소녀시절의 성소였던 그 곳에... 내 영적인 아버지가 잠들어 계실줄은 꿈에도 모르고 . . .

효성여중과 효성여고를 왔다갔다 하려면 거의 매일 드나들어야했던 남산 성당, 수녀원, 성모당, 십자가 길, 성직자 묘지, 교구청.어떤 날에는 이 모든 것들이 보기 싫고 가기 싫어도 지나쳐야했던 대건중고등학교처럼 구부러지고 오르락내리락 얕은 언덕과 잡목들 오래된 붉은 벽돌건물과 그것을 뒤덮은 초록색 담쟁이 잎새기들..






또 그 성직자 묘지는 어떤 곳이었던가!!??
농구부 합숙기간 한겨울 어느날 한밤중 담력훈련 일환으로 손전등 하나만 달랑 들고 묘지에 가서 새해 다짐를 써 오라는. . . 과제를 수행하려 갔다 온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묘비에 적힌 이름 세례명 출생(사망)년.월.일까지 함께 제출해야 하기위해 벌벌 떨며 콧물눈물 쏟으며 그 어둠 속으로 바스락 거리는 낙엽과 마른 자갈길 위를 걸어 갔던 그 곳이었다.
바로 그 곳에. . .

설마 설마 하는 그 조바심과 두려움으로 묘비 하나 하나를 살핀다.
혹여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가, 또는 나를 알아보는 이가 있을까. .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며...
ㅡ휴~~없구나! 다행이야...하고 돌아서려고 할 때 즈음에
박병원 필립보 신부님!! 그분께서 그 다정했던 나의 아버지가
ㅡ이제 왔구나 어서 오너라
하시듯 온화하게 나를 보시며 웃고 계셨다.
ㅡ아~~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