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Boleyn 앤 불린 - 헨리 8세의 2 왕비
천일의 앤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상업 가문에서 작위를 받은 신흥 귀족 가문인 불린 가의 토마스 불린, 어머니는 당대 권력자이자 최고 명문인 하워드 공작의 딸이자 서리 백작의 동생인 엘리자베스였다.
많은 아이들을 낳았지만 살아남은 아이는 조지, 메리, 앤 뿐으로 메리와 앤은 어릴 때 메리 공주(헨리 8세의 여동생)가 프랑스 왕비가 되기 위해 프랑스로 가는 행렬에 끼어 프랑스 궁정으로 건너가 시녀가 되어 교육을 받는다. 언니 메리는 당시 프랑스 궁정의 문란한 분위기에 물들어 평판이 나빴지만 앤은 그렇지 않고 처녀가 없다던 프랑스 궁정에서도 끝까지 순결을 지킨다. 그리고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빠숑의 거울'이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앤의 가장 큰 매력은 눈이었다. 마르고 창백한 몸매와 얼굴, 검고 긴 머리, 그다지 미인은 아니어서 언니 메리가 더 미인으로 인정받고 있었지만 앤은 남자들에게 잘 넘어가는 언니와 달랐고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며 머리도 좋아서 프랑스어를 영어 이상으로 자유롭게 하고 여러 학문에 능해 분위기 메이커이자 패션을 주도하는 인기인이었다.(높은 칼라로 목의 남자의 인후같은 큰 혹을 가렸고 레이스 소매로 여섯번째 손가락을 가렸다. 아이러니하게 결점을 감추려한 이 패션이 선풍적 인기를 몰고 왔다는...)
무엇보다 앤의 검은 눈이 한번 번쩍이면 남자들은 신비스러운 매력을 느꼈는데, 앤에게 반한 남자들은 이 눈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앤은 좋은 결혼을 하려면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떤 남자의 유혹도 물리쳤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앤은 노섬벌랜드 공작의 아들 헨리 퍼시와 약혼하지만 이를 안 헨리와 퍼시의 아버지는 추기경 울지와 짜고 둘을 헤어지게 만든다.
그 때 헨리 8세는 앤의 언니 메리를 정부로 삼고 있었지만 싫증이 나자 버리고 매력적인 앤에게 눈을 돌린다. 그러나 앤은 자신의 가장 큰 지참금은 순결이라며 단번에 그 제의를 거절한다.
더욱 애가 단 헨리는 왕비와 이혼할 생각이라고 했고 앤은 캐서린과 이혼한다면 결혼하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왕비가 되고,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왕이 된다는 생각에 앞뒤 가릴 것 없어진 것이다.
왕비 아라곤의 캐서린과 왕비를 존경하던 백성들, 왕비의 친정인 스페인 왕가, 교황까지 모두 헨리8세의 이혼에 반대했다. 게다가 이혼절차를 밟는 도중에 왕이 왕비와 이혼하면 앤 불린을 왕비로 삼을 예정이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자 앤은 금방 왕을 꼬셔서 왕비 자리를 차지하려는 매춘부로 찍힌다.
교황은 왕비의 조카인 카를로스 5세의 눈치를 살피느라 시간을 끌고 있었다. 왕비와 이혼은 허락지 않겠지만 대신 앤 불린을 둘째 부인으로 맞게 해주겠다는 제안도 해보았지만 ..
그렇게 6년이나 흐르는 동안 앤 불린은 여태 정부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계속 헨리에게서 몸을 지키며 결혼해야만 당신의 여자가 되겠다는 자세를 유지했다고 한다. 앤의 친정인 불린 가도 기꺼이 캐서린을 내쫓고 자기 딸을 왕비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교황이 유럽 최고 강대국인 스페인 황제의 눈치를 살피며 질질 끄는 태도에 짜증이 난 헨리8세는 차라리 자기가 영국 교회의 수장이 되면 교황 간섭 없이도 결혼문제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결국 헨리는 영국 교회를 카톨릭에서 분리시켜 그 자신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수장령'을 통과시켜 영국 성공회를 탄생시킨다. 교황은 즉각 그를 파문하는 것으로 보복했지만 그자신은 물론 영국민 중 아무도 그에 신경쓰지 않았다. 당시 수장령은 이미 섬나라로서의 독자성을 확립해 가던 영국의 성격에 맞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되도록 빨리 캐서린을 내쫓고 앤 불린은 자신이 왕비가 되는데 유리하도록 왕에게 몸을 허락한다. 임신하자, 헨리는 당장 앤과 결혼하고 교회 수장의 권한으로 캐서린 왕비는 형의 미망인, 형수이므로 결혼무효를 선언하고 앤을 왕비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앤의 시대는 길지 않았다. 이미 국내외로 왕을 미혹한 여섯 손가락의 마녀(앤의 목에는 남자의 결후같은 큰 혹이 있고 왼손 새끼 손가락 옆에 여섯번째 손가락으로 보이는 혹이 있었다)로 찍힌데다 딸의 탄생은 왕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
그리고 캐서린의 딸 메리를 사생아로 떨어뜨린 것으로 모자라 자기 곁에 두고 시녀가 하는 온갖 궂은 일을 시키며 나중엔 자기 딸 엘리자베스의 시녀로 삼아 기저귀를 갈게 하고 감옥같은 맨바닥에서 자게 했으며 온갖 모욕과 모진 학대를 가했다.
아들의 유산, 그녀의 거센 성격에 싫증난 헨리가 캐서린처럼 순종적인 여인에게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앤의 정적들은 '제인 시모어'를 앞세워 왕을 회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왕비가 된지 3년 째, 앤은 간통죄로 여섯 명의 남자와 함께 체포되었다. 그 중에는 앤의 오빠인 '조지 불린'이 섞여 있었다.
마지막에 앤은 유죄 판결을 받고 참수대에 목을 늘어뜨렸다. 그렇게 학대했던 캐서린과 메리에 대해 잘못을 빌면서... '왕을 미혹해 아내 자리를 차지한 여섯 손가락의 마녀' 앤 불린의 시대는 이렇게 천일만에 끝나고 말았다. 그녀가 참수당했던 날, 흐린 영국의 하늘이 유난히 맑아서 거기서 슬프도록 푸른색은 'anne blue'로 불리게 되었다. 지금도 그녀가 처형당한 날이 되면 고향 헤버 성과 런던 탑 주변에, 자신의 잘린 목을 팔에 끼고 마차를 몰고 폭주하는 그녀의 유령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첫댓글 한 사진만 코뼈가 삐져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