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에서 막걸리 얘기를 가끔 올리고 있는데 솔직히 저는 지금은 막걸리를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막걸리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게 소주보다 더 살이 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쌀로 빚었으니 아무래도 영양가가 더 높을 것 같아서 마시지 않고 또 양을 많이 마시게 되니 배가 나오는 것도 걱정이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주 같이 자리를 하시는 분이 막걸리를 드시지 않아서 저도 마시지 않는데 나이가 더 들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일본사람들이 해마다 일본 술 품평회를 해서 1위부터 수천 등까지 순위를 매기고 그게 상당히 공신력 있는 자료로 인용이 되고 있다고 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도 막걸리 품평회가 열려 23종의 막걸 리가 순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홈술·혼술족도 증가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집에서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 조촐하게 연말을 보내려는 사람들을 위해 막걸리 정보를 소개한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판매 중인 1000~1만원대 생막걸리 23종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다.
“와인에는 ‘파커 포인트’, 레스토랑에는 ‘미슐랭 스타’가 있듯 소비자가 마트에서 처음 보는 수십 종의 막걸리 중 무엇을 먼저 맛보면 좋을지 전통주 전문가들이 기준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대동여주도 포인트’를 만들어봤다. 이후 롯데·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마트와 네이버·카카오플러스 등 온라인 유통에서 판매되는 술들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볼 계획이다”라는 게 이번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주도한 ‘대동여주도’ 이지민 대표의 말이다. 대동여주도는 전통주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이번 테이스팅에는 ‘대동여주도’의 이지민 대표와 에디터 이지혜(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한국식품연구원의 김재호 기획본부장,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대형 이학박사, 전통주 갤러리의 이현주 관장, ‘찾아가는 양조장’ 홍보대사인 개그맨 정준하씨(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등 6명이 참여했다.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하고 마트·온라인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막걸리들을 대상으로 브랜드와 제품명을 모두 가린 채 시음 후, ‘색과 탁도(5점)’ ‘향(10점)’ ‘맛(10점)’ ‘끝맛(10점)’ ‘종합평가(15점)’로 점수를 매겼다. 기본 50점에 전문가 평가 점수를 더해 순위를 정했다.
테이스팅 결과 1위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90.3), 2위는 해창주조장의 ‘해창12’(89.8)가 차지했다. 이어서 3위 복순도가의 ‘복순도가 막걸리’(87.8), 4위 이화백주의 ‘이화백주’(87.3), 5위 배혜정도가의 ‘화성 생막걸리’(86.2), 6위는 서울생주조의 ‘서울 생막걸리’(85.5)와 국순당의 ‘국순당 생막걸리 우국생’(85.5) 공동 선정, 8위 예천양조 주식회사의 ‘영탁 생막걸리’(85.3), 9위 우리술의 ‘골목 막걸리’(85), 10위 포천일동막걸리의 ‘담은’(84.5)이 꼽혔다.
테이스팅 대상인 23종의 막걸리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23위는 지평주조의 ‘지평 생막걸리 5%’(72.5)였다. 나란히 이어지는 순위 점수는 소수점까지 등장할 만큼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1위와 23위의 차이는 17.8이나 됐다. 평소 대중이 선호하는 막걸리로 꽤 높은 인기를 누렸던 지평 생막걸리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알림
이런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 하셨는지요. 1 내부 패널이 개별구매하셔서 동일한 냉동 온도 유지한 상태에서 하셨는지. 2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모든 패널이 모여서 관능하셨는지. 3 외부 운영기관이 술을 내어주고 점수를 집계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개별 패널이 각자 관능 후 직접 작성하셨는지요."
답변 드립니다.
2주 전 대동여주도 사무실에 전문가 6인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했습니다. 막걸리는 대동여주도 팀이 시음 전날 이마트에서 23종을 한꺼번에 구매해 냉장보관 한 뒤 동일한 컨디션으로 냈습니다. 각각의 막걸리는 모두 호일로 싸서 평가자들이 알 수 없도록 했고, 낼 때는 투명 잔에 따라 번호로만 구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기자가 직접 참관했고, 외부 브랜드나 운영기관의 개입은 모두 차단했습니다. 점수는 각 심사위원이 현장에서 매긴 점수를 테이스팅 이후 바로 취합해 최종 점수를 뽑은 것입니다.>중앙일보, 서정민 기자
이게 이번에 처음 있는 일 같은데 앞으로는 매 년 정기적으로 시행을 하고 일부 시비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데 세세한 품목을 정해서 참여해서 공정성을 확보하면 더 좋겠습니다.
일본의 술 품평은 해마다 책자로 나온다고 하는데 전국에서 1위를 하면 1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단 그런 술은 만드는 양이 두 병 정도에 불과하다고 들었습니다.
막걸리가 더 사랑받는 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