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낙동정맥 16차(황장재~먹구등 + 절골) 산 행 일 : 2008. 05. 24.(토) 산행코스 : 황장재~갈평재~대둔산~두고개~먹구등 + 명동재~느지미재~왕거암~가메봉능선갈림길~가메봉 ~가메봉능선갈림길~대문다리~절골~상이전+주산지 왕복 (도상거리 기준 21km, 9시간) 산행참가 : 17명.
<산행지도>
이제는 지나간 옛이야기가 되었지만, 주왕산 구간은 황장재에서 우설령이나 피나무재까지 한번에 걷더라도 크게 무리는 아닌듯한 구간이다.(물론 백두회원들 기준으로 그렇고, 나의 체력으로는 분명 무리한 구간임) 그렇지만 어프로치가 어려운 구간의 한복판(먹구등 또는 느지미재)에서 구간을 나누는 이유는 다른 팀들도 비슷할 듯하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안내 산악회를 따라오면 매번 주왕산 산행은 폭포들만 보고는 돌아가야 한다. 그래도 명색이 국립공원으로 그에 걸맞은 비경들을 감추고 있는 이곳을 좀 더 자세히 둘러 보고픈 마음에서, 낙동정맥 주왕산 구간의 가운데를 무식?하게 잘라서는 두번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었다. 그렇게 주왕산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보고자 중간탈출의 대안이 없게끔 궁지로 몰을 수 밖에는 없었지만, 빡센 산행으로 고생을 하신 분들께는 너그러운 용서를 구하고 싶다. 우리의 편안한 애마가 오지 않고 다른 리무진이 온다고 연락이 왔다. 하지만 45인승인 '말로만 리무진'버스가 경방필 옆에 주차 해 있다. 사람의 몸이란 참으로 민감(간사)해서 조금의 넓이와 뒤로 젖혀지는 각도에 너무나 예민하게 반응한다. 보리밥 묵다가 쌀밥은 너무나 맛있지만, 쌀밥에 길든 입에 보리밥은 가끔 입버릇? 고쳐줄 때에만 요긴할 뿐이다. 비틀거리는 버스를 바로잡기 위해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우신 김영식 사장님 덕분에 무사히 황장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다시금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황장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시원한 밤공기에 몸을 맡긴다. 지난 어느 늦은 겨울날 스페츠를 착용하고 깊이 쌓인 눈을 밟으며 도착한 황장재였는데, 비록 어둠 속이지만 녹음이 짖은 계절에 다시 찾으니 전혀 다른 곳인 듯 생소한 느낌이 든다.
산행 들머리에 세워 놓은 낙동정맥 주왕산구간 등산 안내도.
지난겨울 이 구간을 이어가지 못하게 했던 등로폐쇠 안내판이 곁을 지키고 있는, 황장재 주왕산 방향 산행 들머리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갈평재를 지난다.
이곳 갈평재에는 쉼터가 있다고 했는데 어둠 속에서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산행 시작 단계라 쉬고 싶지도 않은 듯 그냥 지나친다.
갈평재를 지나면서 제법 길이 가팔라 지자, 한기를 막기 위해 입었던 겉옷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한다.
590봉쯤의 위치 표시는 없고 방향만 표시된 이정표를 지난다.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데 등로 한켠에 송이채취꾼의 숙소로 쓰였던 듯한 버려진 텐트가 흉물스럽다.
다들 '고얀 놈들!'이라고 한 마디씩 내뱉는다.
칼로 자른듯한 바위를 지나고,
820봉쯤의 묘지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는데,
묘지 주위로 온통 고사리가 돋아나 있어서 한참 동안 고사리를 채취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기사리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곳을 조금 지나면 국립공원 표석이 있고, 출입금지 표시판이 있다.
길은 편안한 능선길로 바뀌고,
대둔산 방향 갈림길이 있는 묘지에 도착한다. 시야가 확보된 묘지에서 일부 목을 축이는 틈을 타서 몇몇 분이 대둔산 답사에 나선다.
대둔산 정상 증명.
갈림길에서 3분 거리의 대둔산 정상에는 역시나 전망이 없어서 정상이라고 이름 지을 만한 곳은 아니나, 조그만 팻말이 정상임을 증명하고 있다.
대둔산(大遯山 905m)의 둔(遯) 字(자)는 ‘달아날 또는 피할 둔’이다. 그러면 큰 피난처로 적당한 곳이라는 예긴지, 아니면 도망쳐야 할 산이라는 뜻인지 알 길이 없다. 뭐 특별한 게 없는 없는 산으로 여기 대둔산에서 뻗는 능선은 태행산(927.7m)으로 이어지고 진보면 용전천에서 마감하는 25km가량의 하루 거리로는 빠듯한 산줄기라고 한다. 언제가 시간 있을 때 한번 걸어봐야겠다. 없으면 말고..ㅋㅋ 다시 갈림길 묘지로 돌아 나와,
잠시 목을 축이며 쉼을 한다.
묘지 앞쪽으로 보이는 조망. 앞에 보이는 능선과 봉우리들은 가야 할 먹구등으로 이어지는 낙동길이 분명한데,
좌측의 어슴루레한 산은 왕거암쯤인지 흐려서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별로 큰 기복이 없는 호젓한 능선이 이어지더니, 지도에 표시된 집터 흔적을 지나고,
위 사진 집터의 개구멍쯤으로 이용되었음직한 곳을 지난다.
진짜 바위 대문을 지나고,
두고개에 도착한다. 앞서간 몇몇 분은 이곳 두고개에서 좌측길로 주왕산 주능선의 두고개로 알바를 다녀오신 분들도 있었는데, 아마도 두고개에서 먹구등까지의 10여분 거리를 다음에 땜빵하려면 고생 좀 해얄 듯하다.
먹구등 증명. 2개의 두고개를 모두 다녀오신 분도 계시는데, 다음에 땜빵하시는지 한번 지켜봐야겠다..ㅋㅋ
두고개 근처의 고사리밭은 아닌 듯한데 고사리들이 예쁘게 자라 있다.
먹구등 옆에서 일단 '먹구'보는 백두들.
산행에서 먹는 즐거움도 한몫을 차지하는데, 그간 너무 가벼이 처리하는 것이 못네 아쉽기도 하다.
명동재 도착.
지난번에 2시간여의 알바를 마치고 올 때도 이런 표정이었는데, 우리 백두팀 최고 준족의 여유롭고 포근한 표정!!
느지미재로의 내림길은 너무나 편안해 보이고,
느지미재 도착. 지난번에는 이곳에서 심한 알바로 그냥 내원동 계곡으로 내려갈까 고민도 했는데..ㅉㅉ
왕거암 갈림길에 도착한 백두들. 애써 장만한 우장을 사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ㅉㅉ
여기가 어디!!
왕거암 증명.(좌측 김영식님 뒤에 계신 분은 뉘신지..?) 뭐라구여~~!
왕거암봉(907봉) 정상 삼각점.
왕거암에서 가메봉 쪽으로 이어지는 주왕산 주능선 모습.
왕거암 내림길에 나뭇가지 사이로 가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무도 이 정도면 예술이라 할만하다.
왕거암에서 가메봉 사이는 폐쇄등로여서 주위가 미지의 밀림처럼 느껴진다.
얼키설키 나뭇가지들이 얽혀있고,
너무나 푹신할 것 같은 풀밭도 있고,
자연이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은 곳을,
사람의 발길이 닿아서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여유로운 풍경이 너그러운 백두들의 마음을 더욱 아름답게 해 준다.
가메봉을 코앞에 두고 있는 묘지에서!
가메봉을 배경으로.
가메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 먼 곳까지 와서 배낭을 뚱처 갈 이가 어디 있다고.. 그냥 두고 올라가 보시죠!!
가메봉에서 바라본 왕거암 방향. 저 아래 바위에 쉬고 계신 분들은..!
가메봉 정상에 오른 백두들.
가메봉에서 왕거암봉을 배경으로.
왕거암으로 이어지는 능선인지, 봉우리인지!
주산지와 별바위가 있는 방향을 배경으로.
또 보고 싶은 한국의 산!
주왕산 최고봉인 두스람과 금은광이 능선.
월미기 장군봉 쪽 능선.
당겨본 낙동정맥 능선 상의 798봉쯤.
별바위 방향의 산군들.
가메봉 정상 모습.
가메봉 돌탑을 배경으로. 사진에는 일부만 나오지만 이곳 가메봉 돌탑 꼭대기에는 매를 닮은 나무가 있는데, 약 7~8년 전과 똑같다!
남동쪽 방향의 산군들.
돌탑 위의 나무막대는 10여년이 넘는 세월을 지키고 있다.
다시 본 왕거암 방향.
아쉽게도 가보지 못한 장군봉 방향.(언젠가는 가야 할 곳!)
가메봉 정상 아래의 이정표.
다시 가메봉 갈림길로 돌아나와 이제는 하산길로 들어서며 다들 못내 아쉬워한다. 그래도 아직 절골과 주산지가 있다며 절골 방향 내림길로 들어선다.
대문다리 방향의 내림길은 급경사지만, 등로가 지그제그로 되어 있어서 훨씬 편하게 내려간다.
산에 갈 때마다 보아왔던 소나무의 오래된 생체기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은 모두가 일제시대 때 기름용으로 채취된 것으로만 알았었는데..ㅉㅉ
갈전골 도착. 가메봉삼거리에서 30분 걸렸는데, 너무 천천히 왔나? 시간과 거리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등로는 계곡 옆 사면으로 난 편안한 오솔길을 따른다.
절골계곡이 제법 넓어지고,
절골계곡 대문다리쯤.
대문다리 이정표.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갈전골 계곡. 이곳으로 올라가면 낙동길에서 가장 심한 알바로 점철된 대관령이 나온다.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겠는데, 그러려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취직이라도 할까..ㅋㅋ
아래에서 돌아본 대문다리 전경.
길이 보이지 않으니 원시 계곡의 모습!
산꾼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계곡 모습.
언젠가 걸었던 덕풍계곡에는 없었던 이런 호젓한 숲길도 가끔씩 나타난다. 편안한 표정을 뵈니 어진 인품이 ~~.
가끔씩은 홀로 걷고 싶을 때도 있다. 묻지마!!
별로 쉬지 않아도 되지만, 너무 바삐 스쳐지나는 게 아쉬웠던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곳에 쉬면서 선글라스를 두고 오는 바람에 고생하신 분이 있었지요.. 누구? 멘 우측에 계신 분 옆에 뭔가가 보인다.ㅋㅋ
바위들의 풍화된 모습이 덕풍을 떠 올리게 하고,
계곡에서 만난 새! 궁금한 게 있는데, 이름은 그냥 두고, 산새 일까, 아니면 물새 일까? (이곳이 산이니까 산새인 듯하고, 물가에 사는 듯 하니 물새인 듯도 하고..ㅋㅋ)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풍광들!
뭘 닮았을까? 뭔가를 닮은 듯한데, 뇌리에 맴돌기만 한다.
에구 이 녀석은 주위 나무에서 떨어진 듯한데, 언제쯤에나 제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런지..ㅉㅉ
앞서가는 처자? 아즉도 혼자시네..ㅉㅉ
뒤따르는 총각?
때로 몰려오는 경쟁자들..ㅋㅋ
진술골 합수 지점 전경.
진술골 합수지점 이정표.
진술골. 이곳도 출입금지 구역이다.
선글라스를 놓고 오신 분이 찾으려 간 사이에, 배낭을 지키며 자연을 만끽한다. (약 20분 남짓 걸린 듯)
내려오지 않는다고 연락이 와서, 배낭 두 개를 매고 하산길을 서두른다.
마지막에 가시는 배낭 두개 매신 분!!
이제 나무다리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다 온 듯한데,
아까 따르던 총각들 다 어따 팽개치구서, 아즉도 홀로..ㅉㅉ
그러면 그렇지! 근데 총각이 바뀌었네!!
아이디어 상품! 우수한 재활용 사례! 걸어보면 왜 돌을 끼워 두었는지 알게 됨! 어서 좀 따라와서 말 좀 걸어줘!!! ~~ 집에는 다 와가는데 ~~ 왜 이렇게 짠! 왜 이렇게 짠! ~~~
빈 하늘, 양쪽의 절벽, 물과 그림자. 나무랄 데 없는 풍경화!
그렇게 절골 계곡은 길~게 이어지고,
아즉도 더 보고 싶은데,
무한정 보여줄 수는 없는 일. 시간이 되어서 정맥길이 끝났나 보다!
절골 탐방안내소 도착. 집에는 다 와버렸는데~~, 용기도 없는 녀석들..ㅎㅎ
절골 탐방 안내소를 나오는데,
<공단 직원과의 대화 내용>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서요(동문서답)" "주방계곡으로 해서 출발했나 보죠?"(거기가 어딘지 모름) "대전사에서 출발했어요"(아는 게 거기밖에 없음) "일찍 출발하셨나 보죠.." "아침 10시쯤 출발했어요"(이크.. 시간이 맞지 않음) 다시 꼬치꼬치 물어올까 봐 얼른 걸음을 옮겨 줄행낭...ㅋㅋㅋ (황장재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덜컥..ㄲㄲ) 직원 : "앞에 가신분들과 일행이신가 봐요" 대답 : 누구요. 혼잔데요! ~~ㅉㅉ
버스에 도착. (일찍 도착하신 분들은 주왕산표 쑥 채취에 여념이 없다)
버스를 타고 주산지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주산지 탐방에 나서는 백두들.
주산지로 가는 길.
백두들 산행 끝났다고 하늘에 전화를 넣었나! 구름이 몰려드는 폼이 어째 심상치가 않아 보인다.
주산지의 왕버들.
안쪽에서 바라본 주산지 전경.
농사철이라 물이 많이 줄어들어서 왕버들의 뿌리가 드러나 있다.
물속을 어슬렁거리는 주산지 지킴이! (매운탕 양념 준비해 오는 건데..ㅋㅋ 양념이 없어서 그냥 간다. 너 오늘 제수 놓은 날이다!)
기념 촬영(17명 전원)
저 위쪽 어디에 별바위가 있으련만, 구름이 덮고 있다.
공덕비 (평소에 좋은 일 하면...)
주산지 제방.
제방 위에서 본 주산지.
당겨본 왕버들.
읍내 파라다이스라는 식당으로 연락했더니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다시 삼거리 송암가든에 연락했더니 거기도 예약이 많아서 단체는 곤란하단다. 그래서 식당 쥔장이 추천해준 주왕산 집단시설지구의 수달래식당으로 갈 밖에는..ㅉㅉ
대전사 입구에 있는 수달래식당에서 간단히 몸도 닦고,
점심 겸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그래도 수다래전이랑 박잎절임은 별미!! 박잎절임 만드는 과정을 담아둔다. 혹시나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지도..ㅋㅋ
그렇게 낙동정맥 주왕산 구간을 마쳤다.
사진들이 많아서 컴퓨터에 띄우기 힘드시죠. 그래도 나중에 컴퓨터 업그래이드되면 괜찮아질 겁니다.(20년 후 쯤에..ㅋㅋ) 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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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생한 이대장님의 사진과 글을 읽고 있으면 다시산행하는 환상에 빠져 활홀감에 나홀로 미소짓고 있답니다.산행 안내 하시랴 사진 찍으시랴 글쓰시랴 너무 너무 수고 많으십니다.늘 감사드리고 함께 할수 있어 행복합니다.
좀 지난 산행을 사진으로 돌아보니 타임머신을 탄 듯, 새로 그곳을 걷고 있는 듯하고, 고갯마루에서 앞사람의 발소리와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합니다. 이대장님 정말 잘 봤습니다. 저는 보통 산행엘범과 대간길 정맥길 사진들을 3회이상 정독(?) 한답니다. 감사합니다.
대장님 또 큰일을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여유를 갖고 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