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3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샤모니 선배님들과 함께 캐나디안 로키에 빙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글은 등반기라기보단 소개글 정도가 되겠네요.
18년도에 대학산악부 후배들이랑 고생고생 개고생을 할 때 한 줄기 빛과도 같았던 팀 홀튼 도넛부터 먹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때의 그 허기가 없어진 탓인지 그때만큼의 감동은 없더군요. 역시 시장이 최고의 반찬입니다.
명실상부 캐나디안 로키의 명물!
비버 꼬리같은 넓적한 빵을 노릇노릇 구워 이것저것 맛깔나는 토핑을 올려주는 비버테일입니다. 이쪽 오시면 꼭 한 번은 드셔야만 합니다.
캐나다 하면 아이스와인도 빠질 수 없죠👍🏻
첫 등반은 레이크 루이즈 지역의 루이즈 폴(Louise Fall)로 향했습니다. WI4급, 115m짜리 루트였구요, 드넓게 펼쳐진 눈호수가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하산 시 타는 초고속 미끄럼틀도 끝내줍니다.
캐나디안 로키 일대의 마을 중 재스퍼와 함께 가장 큰 규모의 마을인 밴프(Banff) 타운입니다. 밴프 국립공원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합니다!
루이즈 폴 등반 후 하루를 쉬고, 다음날에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를 따라 북쪽으로 한참 이동을 했습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밴프와 재스퍼(Jasper)를 잇는 도로인데요, 저희는 밴프와 재스퍼의 중간쯤 되는 곳에 위치한 위핑 월(Weeping Wall)로 등반을 갔습니다.
위핑월은 하단과 상단 2단으로 나뉘어있는 모양새입니다. 하단은 위핑월이라 하며, 상단은 위핑 필라라 부릅니다.
하단인 위핑 월은 WI4~5+급의 빙벽이 160m 높이로 서있으며, 상단인 위핑 필라는 WI4+~6급의 빙벽이 최대 210m 길이로 이어집니다.
무려 상하단을 합쳐 토왕보다도 거대한 이 벽은 도로에서 불과 5분 미만의 거리에 위치해있어,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등반지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날씨가 한동안 따뜻한 탓에 얼음이 슬러시같아서 한 피치만 하고 탈출했네요 ㅜㅜ 다음엔 꼭 정상까지 가보고 싶은 벽입니다.
위핑 월 등반 다음 날은 낫띵 벗 더 브레스트(Nothing but the breast / WI4+, 145m) 혹은 굿럭 앤 배드 드림즈(Good luck and bad dreams / WI4, 115m)를 가려 했으나, 이또한 따뜻한 날씨로 인해 결빙상태가 좋지 않아 인근의 투어클락 폴즈(2'O clock falls / WI3, 100m)로 급히 계획을 틀었습니다.
저는 위핑월 등반 후 엄지발톱이 빠진 핑계로...ㅎㅎ 잘 쉬고 데이비드 톰슨 하이웨이(David Thompson Highway)를 따라 종일 드라이브를 만끽했구요.
여긴 노르데그(Nordegg)에 위치한 하이 노르데그 슌다 크릭 호스텔입니다. 정말 예쁘고 고즈넉하고, 아늑하고 좋습니다!
캐나디안 로키의 밤하늘.
여기는 저희가 묵었던 숙소 중 하나인 하이 램파트 크릭 와일더니스 호스텔입니다. 와일더니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숙소는 있지만서도 정말 야생과도 같은 곳입니다. 조명도 정말 어둡고, 전기 콘센트라곤 주방의 공용 하나 뿐이며, 수세식 화장실이나 샤워실도 없습니다. 불편함도 있지만, 그에서 오는 낭만이 더 큰 곳이었네요.
투어클락폴즈 다음날은 멜트아웃(Melt-Out / WI3, 85m)으로 향했습니다. 아담하고 쉽지만, 이곳 또한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가볍고 짧은 멀티피치를 가고싶으시다면 추천!
여긴 재스퍼 타운이구요^^ 재스퍼 국립공원은 캐나디안 로키 일원 국립공원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곳이라 하네요~
다음 등반은 필드(Field) 지역의 기네스 걸리(Guiness Gully / WI4, 160m) 입니다!
저는 발톱 빠진 여파로 이 날까지 휴식을 하느라 얼음은 찍어보지 못했네요 ㅜㅜ 출발할 때부터 차가 눈에 빠지는 바람에 시작이 좋지 못했으나... 루트 자체는 어프로치도 짧고 얼음도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혼자 정찰다니다 경찰한테 딱지도 떼였네요 ㅜㅜ 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벌금이 정말 세니 조심조심하시길...)
기네스 걸리 다음날은 골든과 필드 사이의 커플린즈(Coughlins)? 를 가려 했으나 허탕이었구요 ㅜㅜ 기네스 걸리 인근의 얼음 상태가 괜찮은 곳들은 해당 산 전체가 눈사태 위험으로 통제되는 통에 하루를 또 쉬었습니다🥲 솔직히 등반한다고 잡으러 오지야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전날 과태료로 35만원을 날리고 나니 간이 콩알만해지더군요.. ㅜㅜ
덕분에 정찰은 열심히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ㅎㅎ
다음 날, 저희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긴 루트인 프로페서 폴즈(Professor falls / WI4, 210m)로 새벽길을 나섰습니다. 간만에 캐나다다운 추위(-21도)에 설레어하며(?) 등반을 나섰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골짜기같은 형태로 종일 해가 들지 않아 꽤나 추웠지만, 며칠 쉬던 저에게는 간만의 긴 멀티피치 얼음이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프로페서 폴즈는 마치 계단처럼 전 피치가 단이 져있어서, 긴 등반임에도 빌레이와 휴식이 편안하고, 고도감이 적은 곳입니다.
긴 멀티피치는 하고싶지만 부담감이 크신 분이라면 정말 강추합니다!
얼음이 녹아 정찰로 그친 지브롤터 월(WI3~5 / 150m).
원래는 150m 높이의 빙벽이 어림잡아 7~80m 폭으로 어는 곳이다. 딱 위핑월 하단벽 정도의 규모라 보면 되겠다.
지나가다 마주친 거대한 버밀리온 폴즈(Vermillion Falls / WI4, 200m)
아늑한 분위기의 하이 캐나다 밴프 알파인 센터
밴프 타운 뒤로 보이는 런들 산(Rundle Mountain / 2,998m)
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혹시 캐나디안 로키로 얼음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010-3390-2571 송금진으로 연락 주시면 아는 선에서 도움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잘봤습니다~!^^
캐나디안 로키는 1983년도에 대학산악부에서 등반으로 Mt.Robson,Mt.Athabaska,Mt.Assiniboine을 다녀왔었는데 이제는 빙벽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겠네요~금진관장,앞으로 잘부탁합니다!!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ㅎㅎ; 그 옛날에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회장님~~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