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6일 오전 10시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방지 강원대책위원회 대표자 회의가 열렸습니다. 춘천여성민우회로는 꼼꼼쌤이 참석하시고 저는 다른 단위로 참석했습니다.
참여단체는 14곳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원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교육청본부강원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공공운수노조교육공무직본부강원지부, 강원녹색당, 정의당 강원도당, 진보당 강원도당,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강원도연합회, 춘천여성민우회, 원주여성민우회, 참교육학부모회강원지부, 강릉노동인권센터
[학교급식노동자의 폐암검진]
2022년~2023년 고용노동부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학교 급식노동자 1,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폐암 저선량 CT검사에서 707명이 이상 의심 소견이 나왔으며 이는 전체 검사자의 4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폐암 이상 소견 재검사 결과 폐암확진자 5명(1명 사망 포함), 폐암의심자 2명, 경계성 결정자 25명, 양성결절자 43명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과도한 노동강도로 인한 근골격계 산업 재해 승인 결과]
근골격계 산재는 화상, 낙상, 넘어짐, 절단, 베임, 찔림, 물체에 맞음, 물체에 부딪힘,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뉩니다. 2022년 ~ 2022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년 29명, 2021년 64명, 2022년 28명입니다.
이렇게 폐암과,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학교급식노동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조리흄에 노출
기름을 사용해 튀김, 볶음, 구이를 만들 때 '조리흄'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하는데 학교급식노동자들은 조리 내내 이에 노출되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에게 급식메뉴 선호도를 조사하면 대체로 위와 같은 조리법의 메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보다 건강한 식사 제공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메뉴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2. 배치기준
급식노동자를 배치하는 기준이 공공기관에서는 1인당 80~90명입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120명 ~ 140명에 달하기도 합니다. 성장기 학생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많이 먹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현실적인 배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므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게 됩니다.
3. 대체인력 부족
급식노동자가 질병에 걸릴 경우를 대비한 대체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서 아파도 참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암으로 전이될지도 모르는 폐결절, 폐질환을 겪는 노동자들은 죽음의 두려움 앞에 섰습니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이 학생들에게 맛있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한다는 행복을 느끼며 노동할 수 있도록 급식실 환경 개선과 배치기준 하향, 거점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연대로 힘을 합치는 위의 단체들이 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의했습니다.
회의 후 바로 이동해 출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폐암 확진자 5명, 폐암 의심자 2명, 폐결절 532명, 기타 폐질환 164명...
2022년 강원도 내 경력 10년 이상, 만 55세 이상 학교 급식 노동자 1,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폐 검사 결과이며 폐 건강 이상 질환자는 전체 검사 대상자의 40%를 넘는 수치이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진다는 보람과 사명감으로 일해 왔던 조리사, 조리실무사들의 폐는 이렇게 망가져 왔다.
1990년대 학교 급식이 시작한 이래 교육복지의 일환으로 직영 급식으로 전환되었다. 이후 학교급식법이 생기고 지역에서는 학교급식, 우수 식재료 사용을 위한 조례가 제정되며 이제 급식은 단순히 복지를 넘어 교육의 영역으로 당연하게 학교를 채워 왔다.
하지만 급식 노동자의 건강은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한국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만드는 노동자는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중고령 노동자이고, 최저임금의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우리 헌법에서는 “여성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현실은 오히려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도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조례 조차 없으며,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도 2017년에서야 적용받았다. 폐암 산재가 집단적으로 발병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환기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2018년에 최초로 학교급식노동자의 폐암 사망자가 발생하고 벌써 5년째...
길고긴 법적 다툼으로 2021년에야 산업재해를 인정받고 전국적으로 62명, 강원도에서 3명의 노동자가 폐암 산재를 인정 받았지만 학교현장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여전히 조리흄이 가득한 급식실에서 공공기관의 2배가 넘는 배치기준으로 뛰어다니듯 일하며 동료가 아파도 대체인력을 걱정하며 오늘 하루 무사히 급식이 나가기를 바라는 학교급식노동자들에게 정부와 교육청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강원도내 학교급식노동자 중도 퇴사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책임지지 않고 형식적인 ‘인력풀제’만을 외치며 급식노동자에게 ‘대체인력을 구해 놓고 나가라.’는등의 무시와 냉대로 일관하고 있다.
차고 넘치는 학교 운영비는 다 어디다 쓴단 말인가?
학교 급식실은 업무의 특성상 병가등으로 인하여 1명의 노동자가 쉬게 되면 반드시 대체인력이 들어와야 급식을 시간 내에 할 수 있기에 대체인력의 수요는 필수이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학교 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강원도교육청은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핑계로 대체인력을 사용하게 하지 못하게 하거나 해당 노동자에게 직접 구하라는 등의 행태가 만연해 있다.
사용자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특히 정부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서 예방하고 지도할 의무가 있으며, 교육청 역시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집단 폐암 산업재해에 대한 가장 일선의 책임자이며 최종 책임자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고 적극 예방해야 할 위치에 있는 정부와 교육 당국은 오히려 책임을 방기하며 노동자들을 죽음의 급식실 속으로 방치하여 산업재해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가 산업재해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업 살인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제 우리는 무겁지만 결연한 마음을 담아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방지 강원 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도의회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학교급식노동자와 노동계 전체,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가 하나의 힘으로 죽음의 급식실을 막아낼 것이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더 나아가 학교의 교육복지를 지키고 학교 급식을 먹으며 자라라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더 크게 연대하고 더 크게 투쟁하여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피해 책임져라!
■ 지속가능한 친환경 무상급식,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정기검진 실시하라!
■ 죽음의 노동강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조리사,조리실무사 배치기준 하향하라!
■ 아파도 쉬지 못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거점인력 확충하라!
2023년 10월 26일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방지 강원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죽음의 공포가 아닌 일하는 보람을 느끼며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게 많이 관심 가져 주십시오. 관심이 곧 연대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