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처럼 나고 죽는 별
김기옥
우주에 지구해변의 모래알갱이보다 많은 별
성운의 중심부에 우주 먼지 모이고
뜨거워지면 폭발로 인해 별이 태어나고
그 별이 몇억년 혹은 몇만년 살다
에너지가 바닥나면 서서히 식으며 커지다가
바깥층의 개체들 날려 보내고
빛을 잃으면 별도 죽는 거라고
우리도 별의 자손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원소들이 별에서 나온 원자
그리하여 생명은 별이 준 위대한 유산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하나
흑두루미 환영 플랭카드
올 3월초 고향 가지 않고 남아 있는 흑두루미 백여마리
지킴이들이 뿌려 준 곡식 먹는 두루미 휴대폰에 담고
무진길 발걸음 줄줄이 잇다
3월도 끝나가는 주일 뒷날 대대포구
텅 비어 있는 하늘 내 빈 캔버스
흑두루미 모두 가고 지난해 본 후투티 여름새 찾아
노을 정원 뒤지고 장미정원 뒤지고
시월도 중순을 넘어가는 국화 코스모스 흐드러진 날
흑두루미 오겠지 환영 플랭카드 생각하다가
흑두루미 3일 전 왔다는 소식
손주 맞이하러 공항 가는 발걸음처럼
대대포구 무진길 습지행 버스에 오른다
갯벌 위를 뛰고 나는 짱뚱어처럼
새벽 미명에 나가도 꽃보다 많았던 일손들
벚꽃이 새신부 면사포처럼 펼쳐 있던 풍덕경관정원
튤립이 등장하고 장미가 수를 놓고 칸나가 시를 읊고
장미가 레드카펫 등장하는 배우처럼 손 흔들고
백조, 홍학, 알파카,긴꼬리원숭이 , 폭포 쏟아지던 식물원
회혼례 맞은 활옷처럼 눈부셨던 억만송이 국화
온실 같은 대지 식히려 쏟아지는 폭우 내리던 밤
순천의 보석들 빗물 채워진 잔디밭 무대 주위를
갯벌 위를 뛰고 나는 짱뚱어처럼
공연의 피날레 아리랑 가락에 맞춘 강강수월래
빗물 가리던 우의도 벗어 던졌다
창백한 하나의 푸른 점 * 칼 세이건
삼십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열기 피하고
내 그림자 지우려 찾아 든 나무 그늘
자리 펴고 앉아 그림자 따라 자리 옮기고
서산 꼴딱 넘은 해님 따라 하나 둘 나타난 별
그 위에 있는 무한한 우주
멀리서 보면 하나의 점
희뿌연 태양계 속 한 점 티끌
암흑 속 외로운 하나의 점 지구
나는 우주를 사랑합니다
첫댓글
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김기옥 선생님
원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