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참석하게 된 법회의 법문이 마침 금강경에 대한 경험을 들려 주셔서 간단히 메모를 해 보았습니다.
금강경 수행중에 접한 법문이라 귀를 쫑긋하게 되었지요. ^.^
스님이 되기까지..
행자시절 금강경을 접하게 되어 큰 스님으로부터 매일 ‘금강경 읽어라’
‘금강경 읽었습니다’ , ‘또 읽어라’, ‘또 읽었습니다.’
6개월.. 1년이 되도록 죽사코 금강경 읽어라는 큰 스님의 말씀에 계속 읽기는 했지만 뭔가 열리는 것도 없고.,
금강경을 수없이 읽었지만 진전은 없고, 큰 스님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금강경 ‘읽었냐’를 확인 하시니 도대체 언제까지 읽어야 되느냐“고 되묻기도 하고,
읽었다고 하니 또 읽어라!, 또 읽어라! ... 또 읽었습니다!, 또 읽었습니다!..
이렇게 시간만 흘러 하루는 큰 스님께 경을 들고가서 '스님, 제가 영험록, 경찬을 다 읽어봤는데 이거 완전 “뻥”입니다.'
‘이놈의 자식’ 하고 호통을 치셨지만 그길로 환속해서 다시 세상속에 뛰어 들어 그간 쌓아온 힘으로 큰 절의 청년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제대로 날리는 중에 수많은 일들이 겹치고 겹치면서 억울한 일이 덥쳐 목숨 부지를 위해 지방의 작은
토굴로 피신하여 굶기를 밥먹듯하다 건강까지 악화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입니다.
억울함과 분노로 일그러져 어찌할바를 몰라 하던 중, 무심히 잡히는 ‘금강경’을 발견하고 이왕 죽게 된 거 까짓거 원도 한도 없이 금강경이나 실컷 읽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하루 온 종일을 금강경에 매달려 독송하게 되던 100일째 즈음에 저절로 암송도 되고,
갑자기 주위가 환한 불빛으로 물들어지고 온 몸에 힘이 짝 빠져서 아지랑이가 자욱하면서
그때까지 독송만 했음에도 그 뜻이 환하게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강경의 뜻이 확 들어오고 나니 그간 불만과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는 마음들이 눈 녹듯이 녹아버리고 원수라 여겼던 모든 대상에 대한 원한이 다 사라지면서 업장이 녹아내리는 걸 느끼게 되었다 합니다.
환희심에 가득차서 .. 금강경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답니다.
그 이치를 알고 나니 예전에 아무리 읽어도 이해 되지 않았던 화엄경...갖가지 경전이
그대로 이해가 되면서 뜻이 들어왔다는 거지요.
그래서 생각건대 자신에게서 금강경을 한마디로 정의를 한 것이 바로 ‘구구단’이다.
‘불교공부로 말하자면 금강경 이치를 깨닫지 않으면 어떠한 이치도 뚫지 못해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수학공부를 하면서 구구단 없이 불가 하듯이 “ 금강경은 구구단이다”
이 구구단을 외움에 있어 '지극정성'으로 외우면 뚫을수 있다.
는 이 메세지를 쥐어 주셨습니다.
이후 어떤 경전이라도 한번 보면 깨우칠 수 있었다는 것을 체험한 스님의 법문이 내 머리를 훅~ 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나를 들여다 봤습니다.
그리고 무지한 우리 중생을 깨우치고자 목이 아파라 설명하고 또 반복하고...
참으로 소중한 것을 주셨는데도 그 소중함을 미처 다 알지 못하고..
또 그렇게
1년이란 시간동안 독송을 했지만 여전히 숙제로 한 독송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 범선 스님께 고개숙여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
그럼에도 아직도 ‘상병’에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하고 있음에 부끄럽습니다.
구구단을 외우고 또 외우고,
이제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중병을 그냥 놓아야 겠습니다.
되는 그날까지 묵묵히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우리 모두 힘차게 구구단을 한번 외어 보자구요. !!
일화합장.
첫댓글 와우~ 일화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스님의 수행기 또한.. ㅠㅠ
처절한 시간이 있었기에
그 울림 또한 남다르게 저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가 봅니다...
그렇지요 짧았지만. 와닿는 말씀 이었어요..
그리 열심히 깨우쳐라. 깨우쳐라 외치는 범선스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요.
기초를 탄탄히 해 놓으면 어려운 수학일지라도 두렵지 않겠죠.
22*25도 구구단 없이 불가하다는 이 간단한 답을 이리도 돌고돌아 이제야 와 닿았다하니
그저 부끄럽네요. 현정님 늘 감사합니다 ^.^
와~~정말 살아있는 법문입니다.
스님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정진이라는 글자에 마음을 가져가지는것 같아요.
늘 좋은말씀 전해주심에 감사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