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인터넷, 모바일 등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육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보의 이동패턴과 교육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교실 안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긴 시간 동안 학습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짧은 시간 집중력 있게 하는 학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와이파이(Wi-F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로 학교 건물 안에서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나 식당, 직장이나 지하철, 길거리나 여행지 등 어디든 장소에 상관없이 배움의 공간이 됨에 따라 마이크로러닝(Micro learn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정보가 노출되는 시간을 90초 미만으로 쪼개고 동영상 기반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학습자가 필요한 한가지 정보만 짧은 순간에 바로바로 전달하는 방식의 고효율 학습법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해진 순서대로 배우는 선형 학습이 아니라 이미 아는 내용은 건너 뛰고 가장 먼저 배우고 싶은 관심 주제부터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비선형 학습방법이다.
마이크로러닝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 (Hermann Ebbinghaus)의 망각곡선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이론에 따르면 학습을 마친 직후부터 배운 내용에 대한 망각이 시작되고 20분이 지나면 단 60%만 기억나게 된다고 한다. 한시간이 지나면 학습내용의 50%만 기억하게 되고 2일이 지나면 20%만 머릿속에 남게 된다. 따라서, 에빙하우스는 반복적인 복습을 통해 인간의 망각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마이크로러닝은 반복학습 뿐만 아니라 학습 당 배워야 하는 학습내용을 줄임으로써 망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즉, 많은 내용을 한번에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한가지씩만 가르쳐서 기억해야 할 정보의 양을 줄이는 방식인 것. 또한, 반복학습의 경우에도 배운 내용을 단순히 다시 암기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이나 조건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내용을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출처: elearningbrothers.com)
마이크로러닝은 그 특성상 학교 교육보다는 기업의 재직자 교육 분야에 먼저 도입되었다. 하지만, 점차 학교 교육에서도 마이크로러닝이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마이크로러닝의 특성들에 대해 이해하고 학습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90초 미만 학습
마이크로러닝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단일 학습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한 주제 당 강의 시간을 90초 미만으로 하며 아무리 길어도 4분을 넘기지 않는다. 또한, 학습 주제들이 세분화되어 있어 배우고자 하는 주제를 바로 검색해 수강할 수 있다.
학습자 중심 자기주도 학습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자가 공부하고자 할 때 언제든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자 중심 자기주도 학습 방법이다. 교수자와 직접 만나 수업을 들어야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학습자 스스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학습을 할 수 있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또는 사물인터넷(IoT) 등 인터넷과 연결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학습 활동을 할 수 있다. 90초미만의 짧은 시간에 집중하여 한가지 주제에 대한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실과 같은 특정 장소가 아니어도 지하철이나 버스, 카페 나 음식점 등 어디서든 궁금한 점들에 대해 검색하고 학습할 수 있다.
비선형 학습
마이크로러닝은 하나부터 열까지 순서대로 배우는 선형식(Linear) 학습 방법이 아니라 3이 궁금할 때는 3을, 7일 궁금할 때는 7을 바로 학습하는 비선형(Non-linear) 학습 방식이다. 즉, 마이크로러닝을 통해 학습자 개인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순서대로 학습할 수 있다. 이해가 안 가거나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주제는 언제든 다시 학습할 수 있거나 심화학습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내용의 흐름상 앞의 내용을 먼저 이해해야 뒤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주제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학습자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먼저 학습할 수 있을 때 학습동기도 향상되고 학습에 대한 집중력과 참여도 증가된다. 특히, 학습(learning)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는 내용을 배우지 않는 것(unlearning)이기 때문에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자가 이미 아는 내용은 지나가고 학습자가 필요로 하거나 모르는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일주제 다적용 학습
마이크로러닝의 또 하나의 특성은 단일주제 다적용 학습이라는 것이다. 한번에 한가지만 배우고 여러 상황이나 조건에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방법’이란 주제에 대해 배우는 경우를 보자. 기존 학습 방식으로는 1시간이나 3시간 사이의 강의 시간동안 프리젠테이션을 들을 대상 청중을 분석하는 법, 발표 내용의 효과적인 구성법, 파워포인트 테마와 템플릿을 이용하는 법, 애니메이션이나 트랜지션과 같은 파워포인트 효과 이용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런데, 마이크로러닝은 파워포인트의 애니메이션 사용법 만을 알고 싶은 경우에 해당 주제를 검색해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만 학습을 한 후에 배운 내용을 여러 상황에 적용하며 연습해 볼 수 있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학습자가 파워포인트의 애니메이션 기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사용할 수 있게 숙련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인터랙티브 리치 미디어 학습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시간과 단위가 짧은 만큼 학습자가 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학습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비디오와 인터렉티브 리치 미디어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학습 내용을 90초 미만의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비디오를 이용해 동영상과 음성, 이미지와 문자를 이용해 종합적으로 구성한다. 또한, 마이크로러닝은 컴퓨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학습을 하면서 단순히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퀴즈도 풀고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경우에는 상세정보 버튼을 눌러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리치 미디어(Rich media) 기반으로 제작된다.
개인 맞춤형 학습
마이크로러닝에서는 모든 학습자가 똑같은 내용을 동시에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학습내용과 순서를 결정하는 개인 맞춤형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이 이뤄진다. 그러나 개인 맞춤형 학습방법이라고 해서 모든 걸 개인에게만 맡기고 아무런 관리를 안하는 건 아니다.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과 학습관리시스템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이용해 개인 학습 현황을 분석하고 개인별로 심화학습이 필요한 주제에 대해 심화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학습자가 학습내용을 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학습 전 퀴즈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찾아내고 해당 주제들은 학습 과정에서 제외시켜 이미 아는 것을 다시 배우지 않고 모르는 내용만 집중해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류 대 호 (버지니아 주립대학교)
남부권 중등 창의교육 거점센터(교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