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을 담고 있는 해안산책로 노래비
1936년 선우일선의 <대한 팔경>, 남국인의 <해운대 소야곡>, 이미자의 <비 내리는 동백섬>을 비롯해, 2003년 최백호의 <청사포>, 설운도의 <아름다운 해운대>, 2005년 전철의 <해운대 연가> 케이준의 <해운대>, 지조의 <겨울 해운대>, 윤건의 <가을에 만나> 등은 ‘해운대’란 노랫말이 들어 있는 가요다.
- 돌아와요 부산항에
- 해운대 엘레지
가요는 시대상을 담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을, 해방 직후엔 광복의 기쁨을, 6.25 땐 동족상잔의 아픔과 이별의 한을 노래했다. 호소력 짙은 가사와 멜로디는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손쉽게 전파된다.
해운대해수욕장 산책로에는 ‘돌아와요 부산항에’과 ‘해운대엘레지’2개의 노래비가 있다. 노래비에 담긴 얘기를 통해 해운대의 매력을 한층 더 느껴보자.
애수와 애환을 담고 있는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을 불러 오늘의 조용필을 있게 한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원곡은 대영각 호텔 화재 사건으로 젊은 나이에 요절한 김해일이 불렀던 ‘돌아와요 충무항에’이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놀러 온 한 여인과 통기타 사랑을 나누다 헤어진 여인을 못 잊어 그리워하며 쓴 곡으로, 1976년 원곡의 작곡가 황선우에 의해 재조명된 ‘돌아와요 충무항에’는‘님’을 ‘형제’로 개사했다.
조용필은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이라며 헤어진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았다. 1970년대 후반 재일교포 모국방문이 이어지면서 노래 가사와 시대 상황이 맞물려 국민가요가 되었다. 노래비는 1994년 해운대 바닷가에 건립되었다.
‘해운대 엘러지(한산도 작사/배영호 작곡)’는 1958년 손인호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발표된 이별의 애절함과 해운대의 밤 풍경을 잘 담아낸 곡이다. ‘울던 물새는 어디로 가고 조각달도 기울고 바다마저도 잠이 들었나 밤이 깊은 해운대 나도 가련다, 떠나가련다. 아픈 마음 안고서 정든 백사장 정든 동백섬 안녕히 잘 있거라.’ 60년 넘게 해운대를 홍보해 준 가요로 KBS2TV <불후의 명곡>에서 ‘국악소녀 송소희’가 불러 심금을 울린 곡이기도 하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