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생수로 정성껏 씻고 황태를 넣고 콩나물국을 끓여서 에어컨 틀어 논 실내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베란다에서 뜨거운 열기를 식히려고 큰 솥을 내어 놓았다. 논문 작성하느라고 2일간 밥을 거의 못 먹고 토마토 샐러드와 치즈 등으로 배고픔만 넘겼었다.배가 부르면 뇌가 잘 돌아가지도 않고 소화시킨다고 앉아서 잠시 쉬어야 하기에 최소화 한 것이다.오늘도 오미자 달인 물의 시큼함을 잡으려고 조청을 녹여서 냉장고에 넣어둔 차를 벌컥 마셨더니 밥 생각이 없었다. 3일만에 드디어 과제를 완성하고 어제 끓여 둔 콩나물국 생각이 났다.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뜨거운 열기로 부패한 콩나물국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진 마늘도 잔뜩 넣고 국물만 마셔도 기운이 날 것 같은 콩나물국이 사망했다. 환경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 하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거의 한달치 분량이 한꺼번에 발생한 것이다. 열사병으로 사람이 죽는다는 뉴스 보도가 납득이 안되었는데 이제 정확하게 알겠다.
과제를 하느라고 살이 빠지고 집안일을 거의 전폐 했었는데 황태콩나물 해장국을 마시면 에너지가 생길 것 같아서 시도 했는데 이렇게 슬픈 기록만 남기고 사라지다니 말복인 오늘 폭염의 심각성을 기록하는 것으로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