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자들이 한꺼번에 난자에게 돌진하지만 수억에 달하는 정자중 정작 난자 주변에 가까이 도달하는 건 겨우 수십마리뿐. 대부분의 경우, 질과 자궁 입구에서 분비되는 점액의 산도(酸度)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22쪽.
*정자의 머리부분에는 첨체(acrosome)라는 주머니가 있는데, 이 속에는 단백질을 녹일 수 있는 효소들이 들어있다. 원래 첨체는 난자를 만났을 때 두꺼운 난막을 녹이고 내부로 침입할 때 필요한 것. 그러나 많은 수의 정자들이 이 기능을 다른 정자를 죽이는 데 사용한다.. 실제로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정자를 섞어 놓으면 상당수의 정자들이 상대 정자를 공격해 구멍을 뚫어 죽여버린다. 이런 기능을 하는 정자를 살상정자(killing sperm)라고 하는데, 이는 과거 난교를 하던 버릇에서 생겨난 수컷의 생존 전략이다. 24쪽.
*곤충의 경우, 머리가 둘 혹은 꼬리가 여러 개이거나 운동성이 없는 정다들은 그들끼리 뭉쳐서 암컷의 질 입구에 일종의 마개를 형성하여 다른 정자의 침입을 막는다......결국 튼튼하고 빠르고 머리도 좋은 정자만이 내부로 침입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 이 운좋은 정자 하나가 난자의 내부로 성공적으로 들어간 순간, 순식간에 난막에 전지반응이 일어나 나머지 정자는 가을 낙엽이 지듯 우수수 떨어진다. 충격에서 간신히 벗어난 나머지 정자들이 다시 난자에 다가간 순가, 난자의 막이 굳어지면서 더 이상 다른 정자들의 접근을 아예 차단하고, 난자는 수정란으로 다시 태어난다. 24~25쪽
*모체와 태아의 생존결쟁
태아에게 모체는 자신을 존재하게 해준 근원이자 세상의 전부지만, 그만큼 자신의 생존을 시시때때로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아직은 세포덩어리인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해서 태반을 형성하여 모체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흡수하기 위해 모체와 태격태격 벌이는 군비 경쟁, 모체의 거부반응과의투쟁등은 조금 과장하면 체험 수기 '난 이렇게 살아남았다' 수준.....태아를 위해 생존할 장소와 성장할 에너지를 제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태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모체의 입장에서는 1/2은 타인의 유전자로 이러어진 태아를 자신이 받아들여 키울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이후에 임신은 유지하면서도 태아의 엄청난 식욕과 성장욕에 대항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에 관심을 가짐..... 이는 태아가 본질적으로 모체와 절반의 동질성과 절반의 이질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28~29쪽.
*영화제목으로 더 낯익은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 사라진 쌍둥이>은 쌍둥이 중의 하나가 탄생 전에 모체 속에서 사라져버리는 현상. 일반인이 쌍둥이를 임신할 경우는 전체의 10%정도라고 의학적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상당히 많은 쌍둥이가 존재해야 할텐데 일란성 상둥이가 그리 흔하지는 않다. 그것을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배니싱 트윈'이다. 커트 베너스크 박사를 비롯해 병리학 그리고 재생의학 교수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증언했는데, 쌍둥이가 임신될 경우, 85% 정도가 자국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이런 '쌍둥이가 사라지는 현상'은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의 임신 과정을 통해 이미 1989년에 알려졌다. 처음 그녀의 태아를 뢴트겐 촬영했을 당시에는 쌍둥이임이 확인되었으나, 임신이 약 4% 정도 진행되는 동안 그중 하나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 이유는 첫째, 어머니 뱃속에서 일정한 양의 영양분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어, 쌍둥이 중 한 명이 다른 한명에게 흡수되는 것.
둘째는 쌍둥이 중 한 명이 자궁속으로 흡수된다. 한 명이 열성인자로 편명되고 어머니의 영양분이 선택적으로 우성 인자에게 공급되면서 열성 인자는 자연 도태되는 현상.
첫댓글 목련 씨앗의 선택과 집중......이것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건...정자끼리의 싸움이 아니라, 나무가 제일 건강한 종자를 선탁하는것.
아하~~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