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6. 22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은 단일 종목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다. 4년마다 전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는 ‘축구 제전’이다. 한 달 동안 펼쳐지는 치열한 각축전은 희비쌍곡선의 드라마를 빚어낸다.
또한, 월드컵은 내로라하는 월드 스타들이 저마다 자존심을 뽐내며 기량을 견주는 경연 무대다.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귀하신 몸’들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펼치는 힘겨룸은 자연스레 세계 축구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오는 11월 대망의 막을 올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엔, 당연히 당대 최고 몸값을 다투는 뭇별들이 총출동한다. 자신의 가치를 한결 높이려는 열망을 바탕으로 자신의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지닌 역량을 모두 쏟아부을 그들의 환상적 몸놀림이 벌써 눈에 선하다.
각각의 선수뿐이랴.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아우른 국가의 시장 가치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 국가의 대표팀이 과연 얼마나 귀한 존재들로 구성됐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척도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량과 몸값이 비례한다고 볼 때, 높은 몸값의 선수들을 엮은 나라가 아무래도 객관적 전력에서 앞설뿐더러 더 좋은 결실을 올리리라 전망하는 데 가늠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축구는 융합의 스포츠다. ‘1+1=2+α’의 상승효과는 축구의 또 다른 매력적 요소다. 몸값의 총합과 조직력 사이엔, 인과관계가 희소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축구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한 국가의 시장 가치가 과연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끌어낼지 예상함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일 듯싶다.
‘손흥민 효과’ 본 한국, 아시아 최고 순위에 자리매김
축구 국가대표팀 시장 가치에서, 세계 1위는 잉글랜드였다. 독일의 축구 이적 정보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가 국가대표팀을 이루는 선수 개개인의 시장 가치를 모두 합해 산출한 이 부문에서, 잉글랜드는 12억 9,000만 유로(한화 1조 7,706억 원·이하 6월 21일 환율)의 가장 비싼 군단에 자리매김했다(표 참조).
카타르 월드컵 조별 라운드에서, B조에 편성된 잉글랜드의 시장 가치는 같은 그룹에서 2위인 미국(2억 1,265만 유로·25위)의 6배에 이른다. FIFA 랭킹 5위이기도 한 잉글랜드가 조1위로 16강행 티켓을 따내지 못하면 대이변이라 할 만큼 큰 격차다.
팀 내 최고 시장 가치인 9,000만 유로(1,128억 원)로 평가받는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과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비롯해 8,000만 유로(1,092억 원) 이상의 귀한 몸이 5명씩이나 될 만큼, 잉글랜드 스쿼드는 초호화 진용이다.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은 시장 가치에선 3위(10억 1,000만)에 자리했다. 브라질 최고 시장 가치 선수는 신성(22)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로서 1억 유로(1,365억 원)였다. 브라질의 에이스인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7,500만 유로)을 크게 앞지르는 시장 가치였다.
세계 최고 시장 가치를 지닌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1억 6,000만 유로)를 보유한 프랑스가 2위에 올랐다. 10억 6,000만 유로(1조 4,467억 원)로서, FIFA 랭킹(3위)보다 한 계단 높은 시장 가치 순위였다.
시장 가치 1~10위 팀 중 이탈리아(7위·6억 4,630만 유로)를 제외하곤 모두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전력의 객관적 척도로서 상당한 관계가 있음을 보였다. 10위권 내 팀 가운데 E조의 스페인과 H조의 우루과이는 각각 독일(4위·8억 2,450만 유로)과 포르투갈(5위·7억 7,2000만 유로)에 밀려 조2위에 머물렀다. 10위권 밖의 팀으로선 F조의 크로아티아(12위·3억 5,340만 유로)가 유일하게 조1위 시장 가치를 평가받은 나라였다.
한편, H조의 대한민국은 1억 2,635만 유로(1,724억 원)로서 35위에 자리했다. FIFA 랭킹(29위)보다 다소 떨어지는 순위이나, AFC(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 가운데에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마당에 나가는 E조 일본(36위·1억 2,535만 유로), B조 이란(50위·7,315만 유로), D조 호주(59위·5,013만 유로), C조 사우디아라비아(70위·2,938만 유로)를 모두 앞질렀다. 개인 시장 가치 세계 18위(공동·7,500만 유로)에 자리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풀이할 수 있다.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