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서울문화재단 서울무용센터, '작업공유회'...26일(일) 서강대 메리홀 무대에 올려 최초 공개하는 신작 4편 릴레이... 젊은 예술인 특유의 독창성과 참신함 돋보여 무용예술가 위한 인큐베이팅 지원...예비 유통으로 연계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는 서울무용센터 2023년 하반기 입주예술가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작업공유회'를 오는 26일(일) 오후 3시부터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지난 6월 공개한 상반기 입주 예술가들의 작품이 호평을 받은 터라 하반기(7~11월) 입주 예술가 4개 팀의 공연에도 관심이 뜨겁다. 이번에 공개하는 4개 작품은 ①평양음악무용대학 무용표기 연구실에서 발간된 ‘무용표기법’에서 시작된 ‘『무용보읽기』 추기’(정다슬, 오후 3시) ②관객과 한데 얽혀 몸으로 느끼는 관계 맺기를 탐구하는 ‘안녕히 엉키기’(손나예, 오후 4시 30분) ③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새로 인식한 ‘빈 공간’의 공간성을 다룬 ‘비수기’(이가영, 오후 7시) ④일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벗어난 변성의식상태인 트랜스(trance)를 주제로 사유의 방식을 표현한 ‘트랜스를 위한 장치들’(최기섭, 오후 8시) 등이다.
사진: 서울무용센터 2023년 하반기 입주예술가 작업공유회 포스터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서울무용센터는 국내 유일의 무용 예술 창작공간으로 다양한 실험 및 창작을 지원하고 국내외 무용예술가들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해외 예술가 초청 워크숍, 작품 발표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예술가에게 안정적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정기 ‘입주예술가 사업’을 시작하며, 단순 창작활동 지원에서 나아가 결과작품의 유통과 배급을 연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무용 창작현장 속 예술가의 고뇌와 결과작품을 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서울문화재단은 앞으로도 국내 무용계의 예술가들이 가장 필요한 방식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7~11월) 입주 예술가 4개 팀의 공연(사진: 정다슬, 손나예, 이가영, 최기섭)
서울무용센터 2023년 하반기 입주예술가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작업공유회'의 공연은 무료이며, 관람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에서확인할 수 있다.
◈ 서울무용센터 2023년 1기 하반기 입주예술가 작업공유회
● '무용보읽기, 추기'...아티스트 정다슬
'무용보읽기, 추기'...아티스트 정다슬
정다슬은 개인과 공동체에 대해 질문하거나, 안무의 개념적 속성에 관해 탐구하는 작업을 한다. 최근에는 '정다슬파운데이션 소장품전'(2021), '정다슬파운데이션 회고전: 기연 1951~1988'(2022)을 이어오며 '정다슬파운데이션'이라는 장치를 통해 안무와 춤의 원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펼쳐내고 있다. 정다슬의 작업은 춤을 특정한 형식으로 매개하여 소유하거나 고정하려는 기존 체제를 성찰하고 그 틈 사이에서 안무와 춤이 가진 가능성을 살피는 실험이다.
<작업소개>
1987년 평양음악무용대학 무용표기 연구실에서 발간된 '무용표기법'과 그에 이어 2001년 발간된 '무용보읽기'는 북한이 개발한 '자모식무용표기법'의 체계를 상세히 소개하는 책이다. 북한에서 춤은 자모식무용표기법으로 쓰여져 한 권의 책에 담아 출판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표기법으로 쓰여진 책들이 드러내는 것은 물질에 안무와 춤을 완벽히 담아 보존하고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의 체계다. 여기에서 정다슬은 자모표기법을 연구하며 56쪽의 책에 담긴 인민배우 홍정화의 안무 '사관장과 천사들'을 읽고, 춘다.
'사관장과 천사들'은 남한에서 민간인이 접근 가능한 사진, 영상 등의 기록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오직 책으로만 매개되어 있다. 책에 담긴 북한의 춤을 완벽히 추려는 시도는 지금 여기 우리에게 어떤 형상을 드러낼까.
● 안녕히 엉키기...아티스트 손나예
안녕히 엉키기...아티스트 손나예
손나예는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연결되어 있는 것들을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예기치 않은 것들이 발생하여 몸으로 돌아올 때 몸이 어떻게 대처하고 반응하는지 살피는 작업들을 이어왔다.
'협상실험'(2020)에서는 다가올 재난에 대한 감정과 감각의 형태를 통해, '파편들의 ㅈ ㅣ ㅂ'(2021,2022)에서는 자신의 신체 움직임을 수동적으로 감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몸, '능동적으로 헤매는' 몸의 수행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동선'(2020)에서는 관객을 공연으로 들여와 사고라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의식 없는 몸을 함께 옮겨 보며 어떻게 타인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것이 내 문제가 아니라고 정말로 믿는가?'라는 문장을 품고, 몸과 몸이 닿을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함께 하는 경험을 만들어내며 생각과 감정, 감각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작업소개>
이 작업은 미완성된 '안년히 엉키기'라는 안무의 스코어에 관객을 초대한다. 엉키기란 풀기 힘들 정도로 서로 한데 얽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몸을 가진 우리가 서로와 관계 맺고 함께 있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태로서, 침투와 훼손, 침해를 동반한다.
그것은 우아하다기보다는 차라리 우악스러운 경험일지도 모른다. 안녕히 엉키기는 바로 그러한 순간의 몸의 조건, 이를테면 언어가 부서지는 순간에 말해지는 것들, 한데 얽혀 구겨지고 어그러진 몸들의 말하기와 듣기를 탐구한다.
● 비수기...아티스트 이가영
비수기...아티스트 이가영
이가영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작업들을 해왔다. 삶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바라보고 거기에서 출발하여 관계 사이의 거리, 사회 구조와 대비되는 개인의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 풀어냈다.
2020년의 작업 '인간힘'에서는 관계에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거리가 '적당'한 관계인지 오브제와 공간을 통해 이야기했고, '빨래방'의 경우 내가 오롯이 혼자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특히 공간이 담고 있는 기억들과 공간성에 초첨을 맞추어, 그것으로부터 추출해내는 감정들이 무엇과 연결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있다.
<작업소개>
코로나 팬데믹이 오면서 우리는 공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던 기존의 거리와 건물들에는 전에 생각해보지 못한 '빈 공간'들이 생겨났고, 빈 공간들은 새로운 공간으로 빠르게 채워지거나 혹은 과거의 시간들이 남아있는 텅 빈 공간으로 방치되었다.
공간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끊임없이 채워지고 비워지기를 반복하는 '공실'들이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고 느꼈다. 채우려고 하지만 채워지지않고 끊임없이 비워지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공허함과 공간성을 작업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번 서울무용센터 입주예술가 작업에서는 이 공간에 대한 감각과 공간이 주는 감정들이 몸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그 표현 방법을 리서치한다. 영상은 어떤 내려티브를 소개하는 도구라기보다 공간자체에 남아있는 시간의 기억들을 전달해주는 매체로 기능하며, 이를 통해 공간 안에 함께 있지 않지만 함께 있는 느낌을 주는 과거의 시간들과 어떻게 관계맺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 트랜스를 위한 장치들...아티스트 최기섭
트랜스를 위한 장치들...아티스트 최기섭
최기섭은 프로젝트 이인의 안무가이다. 이인은 최기섭과 연출가 라시내의 콜렉티브로, 확실성의 체제로서 안무와 고정 불가능하고 포착 불가능한 실제로서 몸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안무의 바깥이 아닌 안무의 내부에서, 안무에 연루되고 안무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안무 개념 자체의 모순과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해 왔으며, 그때 발생하는 춤추는 몸의 특이성- 혹은 특이성으로서의 몸- 에 관심을 가져왔다.
대표작으로 사무엘 베케트의 텔레비전 실험극'쿼드'를 실연하여 텍스트와 퍼포먼스 '사이에서' 퍼포먼스의 존재론을 탐구한 작업 '쿼드'(2021),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듀엣을 통해 몸의 불완전함과 유한함을 결여나 불능이 아닌, 차이 역량으로 드러내고자 한 작업 '무용수-되기'(2020)등이 있다.
<작업소개>
트랜스(trance)는 일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벗어난 변성의식상태(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를 말한다. 오늘날 다양한 대안적 영상운동의 맥락에서 트랜스는 고통과 불안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영성 테크닉'으로 다루어진다.
트랜스를 통해 자기 삶의 주체가 되고 자기충족적 자아를 고양하고자 하는 이러한 시도는 자신의 역량을 관리하고 계발하는 후기자본주으의 자기 경영 테크닉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자아와 주체성을 몸으로 확증하고자 하는 트랜스의 추구는 몸의 경험을 그 자체 명중한 것으로 추구하는 동시대 예술, 특히 무용과 퍼포먼스의 강박과 닮아있다. 이는 근대적 합리성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근대성 자체의 물질적 현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업은 트랜스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작동시키는 어떤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장치들의 존재에 주목한다. 트랜스가 자신의 경계 바깥으로 나아가는 경험이라면, 그것은 자기를 무한히 확장하고 자기에게로 회귀하는 자기-퍼포먼스 너머에서 진정으로 자기 바깥의 타자와 만나고 '우리'를 사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까.
◈ 서울무용센터 2023년 1기 하반기 입주예술가 작업을 공유하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창기입니다. 2023년도 서울무용센터 입주예술가 작업공유회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울무용센터는 2011년 장르에 국한하지 않는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는 홍은에술창작센터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술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2016년에는 지금과 같은 국내 유일의 무용장르 특화 창작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세심한 리모델링을 통해 거듭났지만 서부도로교통사업소로 사용하던 공간을 무용장르 특화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문화재단은 초기부터 국내외 무용예술가 대상 "창작"을 위해 연구하고 연습하는 공간, 나아가 관점의 스팩트럼을 넓히는 "역량강화"지원에 주력했습니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의 시련으로 예술계의 위협이 지속되는 동안 서울무용센터는 국한적이지만 온라인 네트워킹을 통해 역량강화의 과정을 지속하였고 코로나가 해제되는 시기를 대비하여 국내 무용인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일까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러분께 선보이는 입주예술가 4단계 인큐베이팅 지원방식으로 개편하게 되었습니다.
2023년 서울무용센터 입주예술가 1기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 인큐베이팅 지원은 무용예술가가 보다 온전하게 창작과정에 몰입하고 다양한 피드백과 아카이빙을 통해 그들의 작업이 외연으로 확장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일려의 인큐베이팅 지원이 예비 유통과 다각적으로 연계되는 성공적인 지점을 찾아 나가길 고대합니다.
오늘의 작업공유회는 서울무용센터 1기 하반기 입주예술가들이 5개월간 펼쳐온 뜨거운 노력의 결과 입니다. 하지만 계속 심화시키고 여전히 진화 하게 될 무한한 발전 가능성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창작 무용을 위한 입주예술가들의 고뇌와 열정에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서울무용센터는 국내 무용계의 예술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식의 지원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창기
관련기사
태그#서울문화재단#서울무용센터#입주예술가#작업공유회#서강대메리홀무대#서울문화재단이창기대표이사#서울무용센터입주예술가1기#인큐베이팅지원#아티스트정다슬#아티스트손나예#아티스트이가영#아티스트최기섭#미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