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4일부터 설계변경과 주민 민원 이유로 중단되었던 초고압 송전선로 공사가 지난 5월 24일 재개되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했던 안전대책과 공사 피해에 대한 협의 없이 공사가 시작되자 다시금 저지 투쟁에 나섰다.
지중선로 공사 구간인 매정은 물론 십일시·백동·매정·장구포·고산 등 경과지 주민들과 진도읍·지산면에서도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나와 투쟁에 동참했다. 주민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첫날 공사는 10여 미터 밖에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 8시 30분, 임회면 대책위 박근실 집행위원장이 매정 마을 앞에서 불법공사 현장을 촬영하던 중, 작업에 투입된 포클레인 뒷부분(카운터웨이트)에 어깨와 머리를 가격당해 목뼈가 부러지고 정신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을 목격한 주민들은 “마을 앞 도로에서 인사사고가 발생했는데도 30분이 지나도록 공사현장 관계자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관리감독권이 있는 군청 직원들이 있었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어서 주민들이 구급차를 부르고 공사중단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를 낸 포클레인 기사는 사고 이후에도 운전석에 그대로 앉아 구경만 하고 있었고, 구급차가 도착해 환자를 싣고 떠난 이후에 작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 기사는 경찰조사에서 “사고가 난 걸 알지 못했고, 나는 잘못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목포 연세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박근실 집행위원장은 “사고 전날 그 기사가 포클레인 바로 앞에 할머니가 서 있는데도 바가지(버켓)를 움직여 할머니를 위협하는 것을 보고 내가 호되게 꾸짖었는데, 아마도 그 일 때문에 나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