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모션(이하 '전하')이 라멘 좋아하는 건 모든 트레이너가 알지요.
전하에게 익숙한 라멘을 한국식으로 대접할 수 있다면,
그래서 전하가 언제 한 번 한국 시찰을 오신다면?!?!
이 요리 도전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전하는 라멘이라면 다 좋다고 하실텐데 어떤 라멘이 좋을까?
육성 이벤트 'Love Ramen'을 참고했습니다.
안전제일을 지향하므로 리스크 없이 스탯을 얻는 2번 아부라소바를 주로 선택합니다.
그 이름도 범상찮은 '마늘 범벅 늪의 아부라 소바'.
다진 마늘 더미로 느껴질 정도면 마늘을 얼마나 많이 써야 할까?
마늘에 익숙한 한민족으로서 도전정신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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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한국 시찰 기원] 마늘 아부라 소바 재료:
수육용 돼지고기(삼겹살, 오겹살 등), 양조간장, 청주, 미림, 설탕, 양파, 대파, 마늘(많이), 생강, 계란, 식초, 라면, 구운김
!! 계량은 컵의 경우 종이컵, 큰술은 밥숟가락 기준입니다. 밥숟가락은 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감안해 주세요 !!
라멘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입니다. 시작하고 나서야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전하를 위한 일이니만큼 끝을 봐야 합니다.
1. 차슈
수육용 돼지고기를 10분간 데치고, 데친 물은 버립니다.
고기는 조금 준비하나 많이 준비하나 들이는 품은 비슷하므로
여건이 된다면 한 번에 많이 준비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오겹살 500g을 준비했습니다.
고기가 신선하면 데치는 과정은 생략 가능합니다.
한 번 데친 고기를 양념장과 같이 삶을 겁니다.
차슈 양념에 쓰이는 주재료는 간장, 청주, 맛술, 설탕입니다.
저는 간장 2.5컵, 청주(ㅊ하), 맛술(ㅁ림) 각각 1컵, 설탕 2큰술 썼습니다.
고기와 양념을 같이 넣은 후, 고기가 어느 정도 잠길 때까지 물을 넣습니다.(저는 3컵)
야채를 넣고 끓입니다. 야채는 양파 1개, 대파 1대 중 파란부분, 마늘 10개, 생각 2쪽 들어갑니다.
강불로 45분 끓이면
이렇게 장조림 형상으로 나옵니다.
(좀 짠 듯한데 나중에 간이 안 된 면과 같이 먹으므로 이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마늘 향미유: 이 아부라소바의 아이덴티티, 정체성. 한국인은 한 톨 두 톨 세지 않습니다.
한 주먹부터 시작합니다.
칼로 다집니다. 믹서를 쓰면 편하고 좋은데 믹서 꺼내서 설거지하는 게 더 손이 많이 가서
칼로 다졌습니다.
프라이팬에 다진 마늘, 식용유(9큰술) 넣고 !! 가장 약한 불 !! 로 올립니다
모든 음식이 마찬가지이지만 마늘은 타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전하를 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마늘을 볶습니다. 언제까지?
황금빛이 날 때까지 (몇십분 걸립니다)
망에 받쳐 구운마늘을 건져내면 마늘향을 머금은 향미유가 완성됩니다.
구운마늘은 토핑으로 씁니다.
(근데 양이... 저게 마늘 스무 쪽 분량인데...)
3. 온천달걀(온센타마고): 계란 잘 삶아서 껍질 잘 까기가 처음이자 끝입니다.
달걀 4개 기준 소금 1큰술, 식초 1큰술 넣고 10분 삶습니다.
10분은 물이 끓기 시작하고 나서 10분입니다.
(한 번에 대량으로 하는 게 좋다는 사실은 차슈 때와 같습니다)
삶은달걀은 냅다 얼음샤워장으로 갑니다. 충분히 식힌 후 껍질을 까야
껍질에 달걀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차슈 양념장이 어느 정도 식었으면 지퍼백에 달걀과 양념장을 같이 넣고
냉장고로 갑니다. 양념을 배게 하는 데는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토핑과 양념으로 쓰는 재료 세 가지(차슈, 마늘오일 및 구운마늘, 온센타마고)가 사실상
조리과정의 거의 전부입니다. 이 다음부터는 조립이라 쉽습니다.
4. 세팅
라면 면만 끓는 물에 삶은 후 물기를 뺍니다.
그릇에 아부라소바 양념(차슈 양념과 다름)을 깔고, 면을 얹고,
토핑을 올리면 세팅이 끝납니다.
그러면 그릇을 ... 어디 보자.......
이날을 위해 모셔두었습니다.
전하의 용안이 있는 라멘 그릇(돈부리)!
그릇 위에 아부라소바 양념 재료를 넣고 간단히 섞습니다. (전하 죄송..)
라면 스프 0.2큰술, 차슈 양념장 2큰술, 마늘 향미유 2.5큰술.
그릇에 면을 얹고, 토핑을 올리고, 식초 1큰술로 마무리 !
토핑은 차슈 4~5조각, 온센타마고 계란 1개 분량, 구운마늘 분량의 반(대략 마늘 10개분량), 구운김 3장 사용했습니다.
차슈와 온센타마고가 장조림 같아 보이는 것은
숙성이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차슈, 온센타마고 조리와 세팅 사이에 만 하루 이상의 시간차가 있습니다)
전하, 다음에는 마늘을 최소 50쪽 이상 다져서 기름을 내겠습니다......
라면스프의 MSG맛, 양념장의 단짠맛, 식초의 신맛, 차슈와 온센타마고의 감칠맛이
탄수화물 면에 어우러지는 맛입니다.
만드는 시간과 수고는 있지만 확실히 그 수고를 보상할 만큼은 됩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시면 한번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산처럼 높이 쌓은 차슈 라멘'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부라 라멘 등등 기름을 사용한 요리는 처음 접할때는 약간 무섭기도 했지만 먹어보고는 그런 생각은 하늘 저편으로 보냈답니다 ㅎㅎ. 파인모션도 마늘을 그리 좋아할 줄은 ^ㅁ^
일본 풍 라멘은 뭔가 설레여요~!
마치 여행을 간거처럼!! 맛도 좋겠죠?
와 사진만 봐도 정성도 정성이지만 맛도 풍부 할 것 같은 기분이!!!
절대로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비주얼이네요
와 챠슈를 직접 만드셨군요!! 대단하세요!! 시간과 정성이 정말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