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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로 인해 1주를 쉬고 100인원정대 3회 차 행사가 있는 전날,
하늘은 야속하게도 중국으로 가던 태퐁이 진로를 바꾸어 우리나라 전역에 집중 호우를 예보하고 있습니다.
일단 센터는 100인의 원정대 대원님들이 평생을 쌓아 놓으신 공덕을 믿고,
원정대장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철야 기도를 했다 하고... )
노선팀은 매헌 시민의 숲 정자에다 정한수(아리수)를 받아 놓고 빌었다 하고.. (결론은 그것으로 라면 끓여 먹음)
강사 중에 항상 재수 있는 사람이 있어.... 이들의 힘을 빌어 원정대는 포기 없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산을 어느 정도 다니신 분은 출발일 당일 이정도 비는 맞으며 걸어도 오히려 좋을 것 같다 하시지만, 산을 잘 다니지 않으시는 분들은 집중 호우라는데..... 이런 날씨에 꼭 가야 하나 걱정이 태산 같으셨을 겁니다.
센터에서도 수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간!다! 였습니다.
집결 시간에도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드문드문 들어오는 전철이 역사에 도착할 때마다 원정대원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한 분 한 분 나타나실 때... 곧 비가 멈추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오늘 코스 브리핑과 안전사항 전달, 스트레칭은 조별로 나누어 간단히 진행하고, 양원역사에서 출발 사진을 찍고 4코스의 절반과 5~6코스를 합친 19km의 장도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높은 산이 아니어서 그런가요?
아니면 추석 한 주 충분한 휴식 덕분인가요?
아니면 3주를 지내오는 동안 굳건한 동료애가 생기신 건가요?
아무도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안 계시고, 모두 '날씨 탓'을 '날씨 덕분'으로 돌리며 힘차게 걷기를 이어갔습니다.
광나루를 지날때 그 넓은 교차로를 교통경찰의 안내로 100인의 원정대원이 동시에 건널목을 건널 때 '서울둘레길, 서울시'의 힘을 느꼈다는 분도 계시고, 키가 쭉쭉 뻗은 미루나무.... (아차 이것은 양버들 나무였어요) 사이로 원정대원이 한 줄로 지날 때는 보기 드면 멋진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암사 선사유적지에서 휴식 시간을 가지며 배낭을 풀어 남은 간식을 털고 있을 때 서울둘레길안내센터에서 준비한 아이스바는 정말이지 꿀맛이었답니다.
서울시의 가로수 중 37%를 차지한다는 은행나무가 암사동에 특히 많은 듯 했어요. 이 은행들도 우리들의 원정을 축하하듯... 가득 품은 '떵'냄새를 마음껏 내풍겨주는데, 감격이었습니다. 아~~ 지금도 등산화에서 그 냄새가... ㅎㅎㅎ
암사정수장을 지나 고덕산에서는 유구한 역사와 함께 잠들어 계셨을 어느 분의 석묘인 고인돌도 찾아보고 이어지는 숲길을 건너 고덕역에 도착했습니다.
시커먼스~~~들이 산에서 끝없이 내려오니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습도 저희는 재미있게 지켜보았습니다.
그분들은 아마도 내년 제15기 100인원정대 대원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편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모두 안전하게, 무탈하게 긴 여정에 함께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후기를 마무리 하며, 그 불안했을 출발 전날과 당일 대원들 간 서로 주고받으시던 응원과 격려의 많은 글 들중에 코 끝을 시큰하게 만든 글이 있어 옮겨 왔습니다.
비가 오면 축복받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길...
원정대 **조, 파이팅!!!
더 많은 사진은 밴드와 앨범으로 오세요.
4회 차에는 더더욱 반가운 맘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