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 일과 시작…성희롱 고객은 출입금지도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A. “새벽 4시 30분까지 출근을 한다. 출근 이후 커피와 수건, 물을 챙기고, 카트에 짐을 싣는다. 5시 30분부터는 첫 팀 고객을 응대하면서 골프코스를 돈다. 10시 30분에는 고객과 클럽하우스로 이동한다.
카트를 주차하고 청소, 충전 등을 한다. 11시 30분에는 두 번째 팀을 위해 커피와 수건, 물 챙기기부터 다시 시작한다. 반복된 일을 마치면 오후 6시 30분이 된다.”
Q. 안 힘든가
A. “몸이 힘들 때가 있다. 여름에 감기에 걸렸는데, 결국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가더라. 하지만 피곤한 것보다 ‘어려운 고객’이 더 힘들다.”
Q. 어떻게 ‘어려운’ 고객이 있나
A. “물론 매너가 좋은 분은 정말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골퍼들도 있다. 어떤 분은 내게 어느 학교를 다니냐고 물었고, 4년제 학교를 다닌다고 답했다. 믿을 수 없다는 투로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학생증이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보여줬더니 여전히 기분 나쁜 반응이었다.
버디(골프 코스에서 파(par)보다 한 타를 줄여서 치는 것)를 잡았을 때 관례적으로 캐디에게 버디피(팁)를 주면, 캐디는 버디나비(기념품)를 드린다. 그런데 다짜고짜 버디나비를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캐디가 개인 돈으로 구입하는 거라 그럴 때면 당황스럽다. 그 외에도 캐디를 대놓고 무시하는 고객도 있다. 골퍼의 동반자로 봐주길 바란다."
Q. 캐디에 대해 ‘예쁜 사람만 뽑는다’는 선입견도 있다
A. “그렇지 않다. 내가 일했던 골프장은 캐디의 나이도 다양했고, 외모를 크게 본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Q. 여성이 많이 근무하다보니, 성희롱 위험이 있을 수 있겠다
A. “장난처럼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고객이 있다. 처음에는 잘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기분이 나쁜 수준이면 단호하게 말해 끊는다. 사안이 심각하면 회사에 보고한다. 해당 고객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출입금지하는 경우도있다.
나는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 불편한 고객이 오면 담당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투 운동 등의 영향으로 성희롱 자체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