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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스토리 (THE OVERSTORY)
리처드 파워스 장편소설
리처드 파워스(Richard Powers) 지음 | 김지원옮김 | 2019년 02월 11일 출간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이 책의 주제어
#미국문학대상 # 환경
40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말없는 존재들에게 부름을 받은 사람들!
2018년 맨부커상 최종후보작이자 프랑스에서 출간된 미국문학에 수여되는 미국문학대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워스의 인간과 숲에 관한 기념비적 소설 『오버스토리』. 자연계에 대한 놀라운 환기이자 찬가이며, 행동주의와 저항으로 가득한 작품으로, 제목인 ‘오버스토리(overstory)’는 숲 상층부의 전체적인 생김새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남북 전쟁 전 뉴욕부터 20세기 말 태평양 북서부의 목재 전쟁과 그 이후에 이르는 서로 맞물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을 탐색한다.
백 년 치를 물려받은 화가가 있고, 이민자 아버지로부터 뜻 모를 아라한의 족자와 나무가 세공된 반지를 물려받은 엔지니어 딸이 있다. 미공군 한 명은 격추당했다가 반얀나무 위로 떨어져서 살아남고, 파티광인 대학생은 감전되어 죽었다가 공기와 빛의 존재들에 의해 되살아난다. 시민 극장에서 《맥베스》를 공연하며 움직이는 숲의 예언을 재현하기 전까지는 나무에는 관심도 없던 변호사와 속기사가 있고, 나무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되었을지라도 컴퓨터 속 세계에서 더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학생이 있다.
그리고 청각과 언어 장애를 가진 과학자는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자신은 탄생수 단풍나무와 운명을 같이한다고 믿던 순수한 아이는 인간의 맹점에 눈을 뜨며 영악하게 자라난다. 소설은 이처럼 각기 한 그루의 나무로 상징되는 아홉 인물의 개별적인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숲이 그러하듯, 이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서로 연결되며 또 다른 거대한 이야기 숲을 이룬다. 벌목 위기에 놓인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최후의 자리에 모여든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떤 운명과 마주하게 될 것인가?
<저자소개>
저자 : 리처드 파워스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의 관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로 정평이 난 작가로, 1957년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에서 태어났다. 일리노이 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했으나 첫 학기에 영문학과로 전과, 석사학위까지 마쳤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중
사진작가 아우구스트 잔더의 <젊은 농부들>에 영감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해, 첫 작품 《무도회에 가는 세 농부들(Three Farmers on Their Way to a Dance)》을 발표한다. 이 소설로 인해 받은 언론의 관심과 주목을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네 번째 소설 《방황하는 망령 작전(Operation Wandering Soul)》으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아홉 번째 소설 《에코메이커(The Echo Maker)》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오버스토리(The Overstory)》는 그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에 마주친 거대한 삼나무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맨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프랑스에서 출간된 미국 문학에 수여되는 미국문학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레이트스모키산맥 기슭에 살고 있다.
역자 : 김지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강사로 재직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지구 100》(전 2권) 《비하인드 허 아이즈》 《7번째 내가 죽던 날》 《루미너리스》(전 2권)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바다기담》과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등이 있다.
목차
뿌리
-니컬러스 호엘
-미미 마
-애덤 어피치
-레이 브링크먼과 도러시 카잘리
-더글러스 파블리첵
-닐리 메타
-패트리샤 웨스터퍼드
-올리비아 밴더그리프
몸통
수관
종자
<추천사>
뉴욕타임스
“기념비적인 작품. 《오버스토리》는 어느 작가도 시도하기 어려운 것을 성취해냈다. 이야기라는 도구로, 인간보다 절묘하게 발달하고 훨씬 오래 살아온 존재의 시점에 가슴으로부터 먼저 빠져들게 만들었으며, 겸허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원시적인 감수성을 일깨운다. 순수한 진실을 담은 거대한 우화라고 하겠다.”
리앤 섀프턴(맨부커상 심사위원)
“《오버스토리》는 나무와 나무를 이해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올해 최고의 환경 서사시 이며 지난 10년 동안을 돌아봐도 마찬가지로 최고의 작품이다. 리처드 파워스는 나무를 위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나무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하게 만들었다.”
NPR
“과학의 경이와 예술의 아름다움을 합친 소설을 쓰는 리처드 파워스는 새로운 책마다 우리를 다른 방식으로 놀라게 만든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파워스 세대의 소설가들 중에서 그와 종종 비견되는 작가들 중 누구도 그의 일관된 작풍, 지적인 폭, 형식적 독창성,
감정적 영향의 조합을 따라가지 못한다. 간단히 말해서 파워스는 그의 세대 다른 소설가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독창적인 형태로 탄탄하고 사려 깊은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법을 안다.”
뉴욕리뷰오브북스
“파워스의 책을 읽는 가장 큰 짜릿함은 그에게 합류해서 우리 시대의 가장 다급하고 당혹스러운 퍼즐을 푸는 것이다.”
책 속으로
지금은 밤나무의 시절이다.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몸통에 돌을 던진다. 성스러운 환호 속에서 밤이 그들 주위로 떨어진다. 이번 일요일에 조지아부터 메인까지 수많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위쪽 콩코드에서는 소로가 참여한다. 그는 지각을 가진 존재에게 돌을 던지는 듯한 기분이다. 자신보다는 좀 둔하지만, 어쨌든 친척 같다. 오래된 나무들은 우리의 부모이고, 어쩌면 우리의 부모의 부모일 것이다. 자연의 비밀을 배우려 한다면 더 많은 인류애를 키워야 할 것이다.-15쪽
동물이 다가오자 윈스턴은 일어선다. 그리고 곰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입에서 나오는 이 낯선 언어에 미미는 대단히 놀란다. 윈스턴은 주머니에서 피스타치오를 한 줌 꺼내서 화장실 안으로 던진다. 곰은 신경을 돌릴 거리를 찾아서 기뻐하며 피스타치오를 따라 어슬렁어슬렁 걸어간다. 그날 밤, 노리스 근처의 캠프장에서 미미는 존경심에
차서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지는 그녀의 눈앞에서 달라졌었다. “곰한테 뭐라고 하셨어요?” 아버지가 미간을 찌푸리고, 어깨를 으쓱였다. 곰에게 달리 뭐라고 말을 할까? “사과했지! 녀석에게 사람들은 아주 멍청하다고 했어. 사람들은 모든 걸 잊지. 자신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도. 난 이렇게 말했단다. 걱정하지 마라, 인간은 곧 이 세계를 떠날 거야,
그러면 곰이 다시 제일 윗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 거란다, 하고.”-60쪽
당신은 내가 당신을 알기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나에게 줬어. 마치 내가 “책”이라는 단어를 갖고 있었는데 당신이 내 손에 책을 것 같아. “게임”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당신이 나한테 게임하는 법을 알려준 것 같아. “삶”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당신이 와서 “아! 당신 이걸 뜻한 거지”라고 말한 것 같아. 매년, 가능한 한 이날에 가까운 날, 묘목장에 가서 정원에 심을 만한 걸 찾아보자. 난 식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 이름도 모르고 어떻게 돌보는지도 몰라. 심지어는 녹색 식물 하나랑 다른 것들을 구분조차 못해. 하지만 나 자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내가 사는 곳의 넓이와 높이와 깊이 같은 모든 것을 당신 옆에서 다시 배웠던 것처럼, 이것도 배울 수 있어. -105~106쪽
개개의 나무들의 생화학적 행동은 이들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볼 때에만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181쪽
그들은 그날 밤에, 삼나무의 부드러운 낙엽 속에서, 솔잎 담요 위에 누워서 서로에게 숲의 이름을 붙여준다. 게임은 처음에는 어린애 장난 같다. 하지만 모든 예술, 모든 이야기, 모든 인간의 희망과 두려움은 어린애 장난이다. 이 새로운 작업을 위해 새로운 이름을 가지면 안 될 이유가 있나? 나무에는 십여 가지 각기 다른 꼬리표가 붙는다. 같은 식물을 텍사스와 스패니시와 가짜 칠엽수나무와 모닐로 같은 이름들로 부른다. 나무 이름은 단풍나무 씨앗처럼 방만하다. 버튼나무, 혹은 버즘나무, 또는 플라타너스라고도 한다. 마치 가짜 여권이 서랍에 가득한 사람처럼 말이다. 어느 곳에서는 라임나무이고, 다른 곳에서는 린덴나무, 대체로는 피나무라고 하지만 목재나 꿀로 바뀌면 참피나무라고 한다. 왕솔나무 하나에 이름이 스물여덟 개다. -304쪽
“난 다른 사람들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한 마약인지 몰랐어요.”
“가장 강한 마약이죠. 아니면 최소한 가장 널리 남용되는 거든지.”
“얼마나 오래 걸릴까요…… 해독하는 데?”
“아무도 완벽하게 깨끗해본 적이 없을걸요.” -376쪽
그녀는 그에게 말한다. 모든 것은 다른 것들에 의존한다. 오래된 숲을 필요로 하는 들쥐 종이 있다. 이 들쥐들은 썩은
통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을 먹고 포자를 다른 곳에 배설한다. 썩은 통나무가 없으면 버섯도 없다. 버섯이 없으면 들쥐도 없다. 들쥐가 없으면 포자도 퍼지지 않는다. 포자가 퍼지지 않으면 새로운 나무도 없다. -397쪽
“개벌한 후에 다시 자라는 건 숲이 아닌가요?”
“숲을 조림지로 대체할 수는 있습니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솔로 피리 연주용으로 편곡할 수도 있겠죠.
나무 농장보다 교회의 뒤뜰이 더 다양성을 갖고 있을 겁니다.”
“훼손되지 않은 숲이 얼마나 남았습니까?”
“많지 않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4분의 1도 안 되나요?”
“이런 맙소사! 훨씬 적어요. 아마 2에서 3퍼센트 정도밖에 안 될 겁니다.” -399쪽
닉이 소리치고 이웃 사람들이 따라온다. 그는 그들을 데리고 얕은 비탈을 따라 또 다른 도랑으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서, 파도 같은 산사태가 가느다란 삼나무 열 뒤에서 멈춘다. 진흙과 돌무더기들이 최후의 장벽 사이로 새어 나오지만, 나무들은 버틴다. 어머니가 무너진다. 그녀는 흐느끼며 아이들을 붙잡는다. 아버지와 닉은 벌거벗은 산비탈을, 엄청나게 낮아진 등성이를 바라본다. 남자가 중얼거린다. “하느님 맙소사.” 닉은 그 말에 움찔 고개를 돌린다. 그는 이웃이 가리키는 곳을 본다. 방금 그들의 목숨을 구한 나무 장벽의 몸통 하나하나에 밝은 파란색으로 X자가 칠해져 있다. 다음 주에 자를 나무들이다. -509쪽
여기는 나무가 끼어 사는 우리 세계가 아니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이 막 도착한 것이다. -597쪽
출판사 서평
2019 퓰리처상 수상작
평단과 언론이 극찬한 인간과 숲에 관한 기념비적 소설
〈워싱턴포스트〉 〈타임〉 〈뉴스위크〉 올해의 책 선정 | 미국문학대상 수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맨부커상 최종후보작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로 정평이 난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오버스토리》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나무와 마찬가지로 가지를 뻗어나가고 잎을 드리우는 독창적인 서사 구조가 인간의 경이와 유기성을 환기시키는 작품” 이라는 평으로 2019 퓰리처상 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미 대륙의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여든 아홉 명의 삶을 다룬 이야기로, 작가는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 시대’에 대한 경고와 우려를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환경 서사시로 담아냈다. 2018년 맨부커상 최종후보작이자
프랑스에서 출간된 미국문학에 수여되는 미국문학대상을 수상했으며, 맨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워싱턴포스트〉 〈타임〉 〈뉴스위크〉 등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간의 세계와 나란히 존재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드넓고 유기적이며 놀랍도록 창의적인 세계에 눈을
뜨게 해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간은 나무의 세계에 지금 막 도착했다”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무에게 부름 받은 아홉 명의 사람들,
숲을 구하기 위해 격렬한 최후의 자리에 모이다
1903년 봄 첫날에 존 호엘은 코닥 넘버 2 브라우니를 삼각대에 설치하고 잎을 틔우기 시작하는 파수꾼 밤나무의 전신사진을 찍는다. 그날부터 한 달 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또 한 장을 찍는다. 매달 21일에 그는 언덕에 올라간다.
첫해의 흑백 사진 열두 장을 모아서 엄지손가락으로 쭉 넘기자 그가 기획한 것이 작지만 귀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나무는 아무것도 없다가 순식간에 이파리를 틔운다. 그다음에는 밝은 햇살 아래 모든 것을 바친다. 농부는 잔인한 계절들을 견딘 인내심 많은 사람들이고, 그들이 수세대의 꿈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면 매년 봄마다 계속해서 밭을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존 호엘은 1904년 3월 21일에 다시 언덕에 올라간다._23~24쪽
비극적인 운명의 밤나무 초상 사진 백 년 치를 물려받은 화가가 있고, 이민자 아버지로부터 뜻 모를 아라한의 족자와
나무가 세공된 반지를 물려받은 엔지니어 딸이 있다. 미공군 한 명은 격추당했다가 반얀나무 위로 떨어져서 살아남고, 파티광인 대학생은 감전되어 죽었다가 공기와 빛의 존재들에 의해 되살아난다. 시민 극장에서 <맥베스>를 공연하며
‘움직이는 숲’의 예언을 재현하기 전까지는 나무에는 관심도 없던 변호사와 속기사가 있고, 나무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되었을지라도 컴퓨터 속 세계에서 더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학생이 있다. 그리고 청각과 언어 장애를 가진 과학자는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자신은 탄생수 단풍나무와 운명을 같이한다고 믿던 순수한 아이는 인간의 맹점에 눈을 뜨며 영악하게 자라난다.
책은 이처럼 각기 한 그루의 나무로 상징되는 아홉 인물의 개별적인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숲이
그러하듯, 이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서로 연결되며 또 다른 거대한 이야기 숲을 이룬다. 벌목 위기에 놓인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최후의 자리에 모여든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떤 운명과 마주하게 될 것인가.
“이곳은 나무가 끼어 사는 우리의 세계가 아니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이 막 도착한 것이다“
“파워스가 19세기 작가였다면, 《모비 딕》의 허먼 멜빌이었을 것이다.
아주 큰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_마거릿 애트우드
리처드 파워스는 ‘찰스 퍼시 스노가 말한 ‘두 문화’를 넘나들며 문학과 과학적 감수성의 접점을 탐구해온’(가디언) 작가다. 카그라 증후군을 다룬 아홉 번째 소설 《에코메이커》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그가 이번에는 40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말없는 존재들에게 눈을 돌렸다.
《오버스토리》는 남북 전쟁 전 뉴욕부터 20세기 말 태평양 북서부의 목재 전쟁과 그 이후에 이르는 서로 맞물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을 탐색한다. 작가는 주인공 한 명의 목소리를 빌려
‘지구가 하루 동안 존재했다면 하루가 끝나기 불과 4초 전에 등장한 인류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666쪽)고 일갈하며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 시대’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자연계에 대한 놀라운 환기이자 찬가이며, 행동주의와 저항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제목 ‘오버스토리(overstory)’ 자체가 숲 상층부의 전체적인 생김새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서사와 은유,
비로소 숲이 보이는 장대한 이야기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다. 우리는 열매를 보고, 견과를 보고, 목재를 보고, 그림자를 본다. 장식품이나 예쁜 가을의
나뭇잎을 본다. 길을 가로막거나 스키장을 훼손하는 장애물을 본다. 깨끗이 밀어야 할 어둡고 위험한 장소들을 본다.
우리 지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지들을 본다. 환금성 작물을 본다. 하지만 나무는, 나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_596쪽
이 거대한 담론을 위해 작가는 교묘하고 치밀한 전략을 취한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진짜 세계’(655쪽)를 보는 방법을
배우면서 필연적으로 재앙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아홉 명의 이야기는 잘 짜인 서사와 반전을 선보이는 동시에, 그 자체가 나무가 숲을 이루는 과정에 대한 아름다운 은유다. 인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 속에서도 마찬가지 구조를 찾아볼 수 있다. 허허벌판에 홀로 남은 밤나무가 담긴 100년의 사진은 실제 곰팡이병으로 거의 전멸되다시피 한 미국 밤나무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편, 그 나무를 물려받은 남자가 걸어갈 운명을 상징한다. 심리 실험에 참여했다가 처참한 기분으로 공군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는 스탠퍼드 감옥 실험을 연상시키는데, 그가 죄수번호 571번을 읊조릴 때마다 생태 재앙이라는 당면한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가 뚜렷이 드러난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도 독자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한때 사방 400킬로미터 이내에서 유일하게 솟은 나무였으나 술 취한 운전자에게 들이받혀 사라진 ‘테네레의 나무’(638쪽), 가지 끝이 아닌 몸통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자보티카바 나무와 폭발음을 내며 씨앗을 시속 260킬로미터로 쏘아대는 후라 크레피탄스(636쪽) 등이 그 예다.
작가가 이처럼 폭넓은 지적 통찰과 독창성으로 완성해낸 이 소설은 우리가 자진하여 떨어져 나온 나머지 생명들에게
눈을 돌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꿈꾸게 만들 것이다.
회원리뷰 (5)
오버스토리 ma**wolf | 2019-04-03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여기는 나무가 끼어 사는 우리 세계가 아니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이 막 도착한 것이다.
되도록 느리게 읽었다.
숨 가쁘게 읽어내리기엔 문장에서 느껴지는 급박함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한 달 가까이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에 읽었다.
9명의 사람들이 있다.
길게는 먼 조상들부터 짧게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전반부를 할애하며 펼쳐진다.
그들이 어떻게 나무와 숲으로 향하는지를.
나무는 땅과 하늘 사이의 통로다.
태곳적부터 나무는 존재했다.
나무에서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고 살아났다.
인간도 나무에서 갈라져 나왔다.
어디쯤에서 갈라진 DNA.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비해 갈라진 또 다른 종은 아낌없이 모든 걸 소비하고 있다.
인류는 끔찍하게 유해하다.
이 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실험이다.
곧 세상은 건전한 지성, 집단 지성에게로 되돌아갈 것이다.
군락과 군집으로.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과 전엔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실들을 눈앞에 두고 먹먹해진다.
나무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이렇게 무턱대로 다 있는 대로 써버리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이 땅에서 그들은 어떻게 숨 쉬고, 어떻게 먹을 걸 구하고, 어떻게 푸르름을 눈에 담고 살아갈까?
친산업적 산림청이라는 곡예단의 후원을 받는 부유한 벌목 회사가 이 지역에 소유권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수 세기 동안 자란 다양한 침엽수들을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권력의 공백기를 이용해 서둘러서 불법으로 베고 있다. 그녀는 이런 도난을 늦추기 위해서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심지어는 의로운 행위까지도.
각지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던 아홉 명의 준비된 사람들이 나무와 숲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 각자 어떤 나무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된 나무의 깊이.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급진적 환경주의자로 낙인찍고 처벌한다.
정작 처벌해야 할 대상은 놔두고. 지켜야 할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신 처벌받는다.
벌목 회사와 환경보호자들.
각자에겐 각자의 이해와 이유와 목적이 있다.
하지만 나무와 숲에 대한 이해는 없다.
인간종은 스스로 우월했다. 모든 종에 대해서.
그래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종들은 살려두고 그렇지 않은 종들은 멸종시켰다.
나무도 그리되어 가고 있다.
빨리 자라는 나무들이 벌목된 지역에 심어진다.
그렇게 나무를 심는다는 이미지를 남겨두고 벌목회사들은 수백 년, 수천 년 된 나무들을
단 몇 시간 만에 잘라내어 버린다.
그 나무들은 서로의 뿌리로 연결되어 이 지구의 또 다른 세계에서 서로의 힘이 되어주고, 서로의 연락망이 되어주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데 말이다.
그걸 이해하는 한 여자의 의견은 그녀가 단지 난청에 말을 버벅거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문제가 있으며,
그녀가 단지 그녀. 라는 이유로 묵살당한다.
그렇게 지난한 세월이 가고 그녀의 이야기가 맞다는 결론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왔다.
나무는 서로 소통한다.
기억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정점에 있는 생물종이 아니야. 다른 생물들,
더 크고, 더 작고, 더 느리고, 더 빠르고, 더 오래되고, 더 젊고, 더 강항 생물들이 지배하고, 공기를 만들고, 햇볕을 먹지. 그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고무나무에서는 수 세대
동안 고무를 채취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무를 자를 수 있는 건 한 번뿐이에요.
책을 읽는 동안에도 지구 어딘가에선 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렇다.
그리고 내 곁에도 그 잘라낸 나무가 필요한 사람이 숨 쉬고 있다.
그래서 심각하게 직업전환을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다가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얼마나 많은 죽음을 목격했을까.
아낌없이 내어주기만 하는 나무들이 서서히가 아니라 단 몇 시간 만에 눈앞에서 잘려나간 모습을 보는 처참한 심경으로 이 글을 썼으리라.
환경에 대해
나무에 대해
숲에 대해
다른 생물에 대해
그동안 보고, 배우고, 알았던 것보다 더 많이 이 책을 통해 느끼고 있다.
나무가 잘려 나가는 장면에서 내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느낌이 들어 괴롭게되고. 그리고 분노하게 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도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렵고 힘든 숙제를 짊어진 느낌이다.
집안을 둘러본다.
나무의 숨결이 안 미친 곳이 없다.
공존하는 법을, 느리게 채취하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나무가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이렇게 나무에 상처를 주고 싶어 하는 걸지도 몰라.
이것이 사실일지 모른다.
우리는 고작 100년을 산다. 그렇게 된 지 몇 해 안되었다.
하지만 나무는 수백, 수천, 수만 년을 산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자꾸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내가 잠시 빌린 것이라는 말이 귓가에서 울린다.
잠시 빌린 것뿐인데 그래서인지 아무렇게나 함부로 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책을 생각하는 동안
코 끝에 나무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책이야말로 나무의 잔재가 아니던가.
나무 한 그루를 자를 때
그걸로 만드는 건 최소한 당신이 잘라낸 것만큼 기적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오버스토리 pr**0612 | 2019-02-28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숲의 목소리를 들은 9명의 사람들의 숲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
2018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오버 스토리> .
오버 스토리는 숲 상층부의 전체적인 생김새를 뜻한다. 40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상 가장 오래되었지만 말이 없는 존재인 숲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진행하는 이야기.
"이곳은 나무가 끼어 사는 우리의 세계가 아니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이 막 도착한 것이다."
소설은 등장인물 9명을 하나의 나무로 상징하며 개인적인 삶으로 표현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연결되며 거대한 숲을 이루는 이야기다. 벌목 위기에 놓인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오버 스토리>는 인간과 숲에 대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책이다.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다. 우리는 열매를 보고, 목재를 보고, 그림자를 본다. 장식품이나 예쁜 가을의 나뭇잎을 본다. 길을 가로막거나 스키장을 훼손하는 장애물을 본다. 깨끗이 밀어야 할 어둡고 위험한 장소들을 본다. 우리 지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지들을 본다. 환금성 작물을 본다. 하지만 나무는, 나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596.
또한 곰팡이 병으로 거의 전멸되다시피 한 미국 밤나무의 역사를 덩그러니 홀로 서있는 한 그루 나무 사진으로 설명하며, 그 나무를 물려받은 남자가 걸어갈 운명을 예고하기도 한다. 개개인의 서사를 나무가 숲을 이루는 과정과 엮어내어 이야기를 아름답게 전개한다.
자연계에 대해 깊은 관찰과 연구가 있지 않았다면 완성시킬 수 없었을 책으로, 첫 장부터 아름다운 은유로 전개해 나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700여 페이지의 분량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사실 나무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자원인지라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곤 하는데, 이들은 우리가 알지 못한 그들의 방식으로 수천 년을 기다리면서
종족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인간은 대자연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존재이거늘 모든 것을 알고 지배하는 마냥 교만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나무, 이로 훼손되는 숲을 어떻게 보존해야 할지 고뇌하게 만드는 책이다.
인간과 나무의 공존에 관해 묻다 yj**0320 | 2019-02-18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지구의 역사를 볼 때 인류가 등장한 것은 불과 몇 만년 되지 않은 그야말로 짧은 시간에 불과함에도
우리는 마치 지구의 모든 것이 우리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아낄 줄 모르고 마구 자연을 훼손하고 낭비하며 그게 또 인간의 편리를 위해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가만 보면 인류가 지구에 등장하기 전부터 이 지구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생명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인류가 혹시 멸망할지라도 생명을 이어갈 존재가 있는 걸 보면 조금 높은 지능을 가졌다는 이유로 지구의 주인인 양 행세하는 인류가 얼마나 오만한 착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 오버 스토리는 인류보다 오랫동안 지구 위에서 존재했던 나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 나무 이야기뿐만이 아닌 나무와 인간이 공존할 길은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각각의 사연으로 나무와의 인연이 있는 9명의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은 각자 서로 어떤 연결도 없이 나름의 사연이 있는데 어떤 이는 조부로부터 수백 장의 같은 나무의 사진을 물려받고 자신 역시 묵묵히 사진을 찍는가 하면 다른 이는 순간적으로 죽었다 다시 살아났으며 또 다른 이는 나무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이도 있고 어린 나이에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걸 알게 된 사람도 있다.
이렇게 각자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이들이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다 우연한 기회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무의 부름을 받게 되면서 서로 만나게 되고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구한다는 하나의 목적으로 뭉치게 된다.
하지만 좋은 목적으로 모여든 그들의 저항은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사람들과 격렬한 마찰을 빚게 되고 결국은 사고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행위는 지탄을 받게 된다.
지구 곳곳에서 현재도 벌어지는 개발과 보존에 대한 찬반양론에 대한 의견 대립이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벌어지는데 서로 한치도 양보할 틈이 없는 이런 대결구도는 필연적으로 폭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그 폭력은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기 마련... 결국은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르면서 안타까운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숲의 보존을 위해 모였던 이들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질 때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속에 소개되었던 신기한 나무나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나무 이야기는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신기했고 나무의 신비로움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 책은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미국 나무의 역사를 뿌리로 두고 있는데 거대한 미국땅을 휩쓴 각종 나무의 전염병 이야기도 그렇지만 잘 몰랐던 각종 나무 이야기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작가가 이 한 권을 책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나무에 대한 정보가 방대했지만 그래서인지 쉽게 읽히지 않아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건 아쉬웠다.
[서평]오버스토리 ~바로 여기 숲과 나무가 있다~ yu**y72222 | 2019-02-16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그녀가 기댈 소나무가 말한다. 들으렴. 네가 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있어.
쉽게 쓰인 책도 쉽게 읽히는 책도 아니다. 아무래도 나는 나무가 아니라서 오랫동안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신선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 책이었다. 《오버스토리》는 지구상에 움튼 씨앗의 장엄한 역사와 경이로운 생명력만큼 느리지만 강하고 확고한 신념이 깃든 책이다. 숲과 나무가 있던 세계에 인간이 껴들면서 파괴된 환경에 분노하고 그 비극을 애도한 환경소설이기도 하다.
사방으로 자라는 수많은 잔가지들은 너무나도 사소하고 너무나 덧없는 이 순간을 그 나이테에 새기고 새파란 중서부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수기 신호를 보내는 가지 들이 기도해줄 거라는 든이 바람속에서 잘그락거린다.(39쪽)
《오버스토리》는 '뿌리', '몸통', '수관', '종자'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먼저 '뿌리'에는 9명의 주요 인물을 소개한다.
마치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길고 긴 시간처럼 등장인물의 삶을 하나하나 천천히 들여다본다. 저마다 순탄치 않은 삶에 각기 다른 직업과 배경을 가졌지만 단 하나의 유사점, 숲과 나무가 있는 세계에서 성장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몸통'에서 '종자'에 이르기까지 책은 많은 인물들의 시점을 교차시켜 환경 운동가와 벌목 회사와의 갈등, 나무에 대한 연구 등을 다루었고, 특히 자연을 묘사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필체가 인상적이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나무로 빽빽한 숲보다 말간 하늘이 보이는 숲처럼 생략과 여운을 주셨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만큼 《오버스토리》는 쉽게 소모되는 대중소설이 아니었다. 우리 세계에 남은 다른 한 그루 나무처럼 오랫동안 숲의 고전으로 남을 듯하다.
숲에 바치는 한편의 교향시 ic**oad | 2019-02-14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모두가 자본주의의 바다를 도토리 껍질 바가지로 퍼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숲에 바치는 한편의 교향시 같다.
단어는 자연의 세밀화를 그리고 문장은 나무의 결을 타고 오른다. 숲의 땅밑에서 연결된 뿌리처럼 아홉 명의 주인공은 숲과 나무를 매개로 알게 모르게 이어지고 버티며 인간의 시감각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숲의 시계, 신비를 깨닫고 지키려 한다. 오랜 시간 자연에 천착해 왔다는 저자의 힘이 있다.
p365
오랜 시간에 걸쳐 위로 올라가며 하나의 위대한 개념이 완전히 새로운 가지로 갈라지는 것이다. 밤나무를 심은 호엘가를 시작으로 언어-청각장애를 지닌 산림학자 패트리샤, 감전으로 임사체험을 한 후 숲의 소리를 듣게 된 올리비아, 이민 중국인의 딸인 미미 등의 인물이 벌목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기 위해서 벌이는 싸움은 하나의 깨달음인 동시에 씁쓸한 한계를 마주하게 만든다.
벌목의 위험에 처한 삼나무 숲의 고목 미마스, 벌목 반대 집회, 그리고 벌목 창고 방화와 죽음.
이야기는 인간의 분쟁이 영역을 넓히는 후반부터 그 질감이 침략에 의해 훼손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이 세계에 저자가 던지는 경고의 연장선임을 충분히 알겠으나 숲과 자연스러움의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해준 전반부를 자꾸만 생각나게 했다.
p193
그녀는 숲의 첫 번째 인간들의 단어를 사용해서 측백나무를 부른다.
"수명을 연장해주는 자. 내가 여기 있어. 이 아래에." 책의 제목(overstory)은 '삼림의 덮개를 형성하는 엽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인간의 사고를 벗어나는, 넘어가는 영역의 이야기'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넌지시 짐작해본다. (이상)
첫댓글
나도 실은...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나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 아름답게.." 라는 표현을 즐겨 쓰고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표어중에...
"사람은 자연 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를 가장 잘 만든 표어라고 생각한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지구... 우리들이 지키고 가꾸고 보살피어 잘 보존하고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