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2026. 5. 30(토)
2. 장소: 잣향기푸른숲, 호명호수
3. 행로와 시간
[잣향기푸른숲 : 탐방센터(08:46) ~ 사방댐(09:25~51) ~ 출렁다리(10:03) ~ 무장애길(11:00) ~ 탐방센터(11:25) / 9.22km
◦호명호수(경기둘레길 22코스) : 호명호수 한바퀴 / 1.68km]
ㅈ산악회에 가평 잣향기푸른숲과 호명산을 연계하는 공지가 떴다. 숲과 호수와 산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 펀단하여 신청을 했다.
< 잣향기푸른숲 >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하고 있는 잣향기푸른숲은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가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는 곳으로, 숲체험과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휴양공간이다.
9시가 채 되기도 전에 주차장에 도착했다. 휴양림을 크게 한바퀴 돌 요량으로 좌측 길로 들어선다. 숲의 녹음이 참 짙다. 너른 임도를 40분 가량 걸어 사방댐에 도착했다. 물에 반사되는 산과 숲의 그림자가 멋지다. 댐을 한바퀴 돌아든다.
등로 곳곳에 숫자가 쓰인 지도판이 있다. 그늘진 호젓한 임도를 걷는다. 주변은 온통 농밀한 숲이다. 키 큰 잣나무가 주류다.
생각에 잠긴다. 신영복 선생은 "생각은 잊지 못하는 마음이자, 가슴 어디에 상을 모아 가는 것이며, 가슴 두근거리는 용기다." 라고 말했다. 상이 모여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길은 길게 U자형으로 돌아들더니 이내 휴양림 입구로 들어선다. 예상보다 긴 9km의 트레킹은 숲 그 자체가 볼거리였다.
시간 여유가 있는 휴양림 내 시설 몇 곳을 둘러보았다. 그 중에 한 곳인, 목공예 공방에서 작은 선물을 받았다. '너의 오늘을 사랑해. 니가 와서 봄이다.' 사포질을 해서 때를 벘겨내니 글씨가 도드라진다. 선물이 다칠세라 배낭 안쪽에 놓고 휴양림을 떠났다.
< 호명호수 >
심야 전기를 이용해 북한강 물을 산꼭대기까지 끌어올려, 전기수요가 피크일 때 떨어뜨려 전기를 얻는 양수발전소용 인공저수지이다. 호명산 정상에 4만 5천평의 면적에 둘레 1.7km로 조성되었으며, 길이 730m 수로를 통해 지하 발전기와 연결시켰다. 국내 최초로 건설된 양수발전소의 상부저수지로 호명산의 수려한 산세와 더불어 백두산 천지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호수 절경이다.
산악회 안내는 상천역 ~ 호명호수 ~ 호명산 ~ 청평역을 잇는 9.2km거리에 3시간 코스이다. 옛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컨대 거리와 시간이 더 걸린다. 큰 무리가 따름을 알기에, 버스로 호명호수까지 가서 호수 트레킹만 하고 내려오기로 한다. 오기 전 사전 버스 정보 파악이 요긴하게 쓰인다.
13:00 푸른 호수 앞에 선다. 호숫가에 붉은 장미와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파란 호수는 고요 그 자체이다. 세상의 모든 소음은 이곳에서 자취를 감춘다. 15년 전 겨울, 꽁꽁 언 호명호수를 걷으며 다시 오리란 약속을 드디어 지켰다.
천천히 호수를 한바퀴 돈다. 1.6km 남짓, 짧은 게 흠이지만 산정호수의 정취는 남달랐다. 멀리 산들의 너울거림이 인상 깊었다.
30여 분을 걸어 원점회귀했다. 2시 버스를 타고 상천역에 내린다. 망설이다, 대장에게 문자를 남긴다. 따로 간다고.
< 에필로그 >
복정역에서 내려 인근 식당에 빠져들 듯 들어갔다. 시간이 어그러져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터라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다. 살 거 갔다.
'인간이 음식을 섭취하여 에너지를 확보하면 체온조절 - 뇌와 신체의 운동 - 면역력 증진 - 뱃살 등에 저장 순서로 활용한다.' 내가 지금 먹은 음식은 뱃살로 까지는 가지 못할 게다. 온전히 꼭 필요한 영양소로 변할 것이라 믿는다. 음식이 보약이다.
집에 와 사진을 보며 오늘 트레킹을 복기했다. 숲과 호수와 산 중 산이 빠졌지만, 이미 올라본 곳이라 아쉬움은 없다. 대신 가평에 있는 근사한 숲과 산정호수인 호명호를 걸어 본 일은 값진 경험이었다.
오늘은 남은 휴일이 더 값지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