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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권 목 차 제 17 장 山中血劫
제 18 장 北京으로 돌아오다
제 19 장 개방의 딸
제 20 장 天山雪風
제 21 장 이해할 수 없는 怪事
제 22 장 五人의 超人들
제 23 장 天魔陰陽傳
제 24 장 하늘의 무학들
제 17 장 山中血劫
대륙천하!
돌연,
무림계의 판도는 이상기류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새황련!
대륙천!
폭풍의 사대마겁!
그들 신비의 마세가 주는 엄청난 위압과 공포는 천하무림을 위기 속으로 몰아 넣었다.
그 결과,
중원무림은 백야성을 지주로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백야성!
백도무림의 맹.....
뜻있는 자가 모이기 시작하니,
백야성의 가치는 점점 더 높이 나부끼기 시작했다.
하나, 아직도 중원무림의 장래는 암담하기만 했다.
이때,
중원에 한 명의 소년 기협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소리마옥.....
오오,
일 년 반 전,
무림에 나타나 숱한 미녀들의 옷깃을 적시게 했던 희대의 풍운아!
그가 다시금 침묵을 깨고 무림에 출현한 것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염분을 뿌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행도가 철저히 백도쪽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불의를 용남하지 않았다.
소리마옥은 그동안 숱한 의행을 행했다.
그는 신비한 무공으로 악인들을 벌했으며 많은 행적을 쌓았다.
특히,
그는 숱한 양민들을 울렸던 유령방과 흑마혈교를 단신으로 격파함으로써 혁혁한
무명(武名)을 일시에 얻었다.
하나,
아무도 그의 이름은 물론, 출신내력조차 알지 못했다.
소리마옥.....
어느새 그는 이렇게 불리우고 있었다.
---천하제일기협!
무림.....
천하는 점차 위기 속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가공할 대혈풍의 전야였다.
........
........
× × ×
휘이이이잉!
스스......
가을 바람이 스산하게 대지를 스친다.
쏴아.....
쿠쿠쿵!
이곳은 어디인가?
장강(長江)......
그렇다.
바로 중원의 도도한 젖줄인 장강의 상류이다.
"........... "
문득, 가파른 산세에 하나의 고영이 홀연히 나타났다.
설백같이 흰 백색유삼을 입고 있는 미청년,
옥골선풍이랄까?
눈부시게 영준한 청년이었다.
그는 골짜기 아래로 소용돌이 치는 물살을 굽어보고 있었다.
표리옥!
바로 그였다.
그동안 그는 중원 곳곳에 발자국을 찍었다.
새황련의 색혈단에서 겪은 경험이 그로 하여금 불의를 증오하게 만들었다.
그 이후 그는 숱한 행법을 했다.
소리마옥이란 이름으로.......
최근 강호를 위진시키고 있는 천하제일기협은 바로 그를 칭한 말이었다.
문득,
표리옥은 도도한 물살을 굽어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명호를 빌어 이제까지 행세한 것은 노야의 당부대로 내 신분을 노출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
그랬었던가?
그는 일순 빙긋 웃었다.
(미안하오. 소리마옥. )
(그대의 명호를 허락도 없이 빌려서.... 하나, 그대의 명호에 누를 끼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오. )
그는 이제까지 만난 많은 소녀들을 생각했다.
(소리마옥, 그가 그토록 소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을 줄이야.... )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희부인의 말이 맞았어. 여난이 따를 것이라더니...... )
스슷!
그는 신형을 날렸다.
(해가 기울기 전에 북경제일보로 돌아가야 한다. )
(이 해가 가기 전에 천산 전왕의 계곡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후후후....
방세량과 희부인이 나를 보면 뭐라 할까? )
표리옥은 빠르게 허공을 갈랐다.
방향은 북경..........
그는 비로소 북경제일보로 향하는 것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표리옥은 숱한 강호경험을 했다.
그것은 실로 귀중한 경험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의 체험이 그를 한층 숙성시켰다.
이제 그의 모습에는 소년의 치기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완숙한 청년의 기운이 흘렀다.
........
× × ×
휘---- 익!
얼마쯤 날았을까?
표리옥......
그는 한 구릉을 넘고 있었다.
날이 차츰 저물고 있었다.
그는 약간 초조했다.
(날이 어둡기 전에 유숙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
그는 그 동안 야숙을 많이 경험했다.
하나,
오늘만은 야숙하고 싶지 않았다.
가을이 깊어 이술이 내려오므로 유숙할 곳을 찾고 싶어진 것이다.
그는 시선을 돌리며 더욱 경공술을 발휘했다.
야음은......
짙어지고 있었다.
한데, 이때였다.
"크아아악! "
"으------ 악------! "
돌연 울창한 숲으로부터 처참한 비명소리가 야음을 산산이 깨뜨렸다.
"........! "
우뚝!
표리옥은 신형을 멈췄다.
하나,
그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즉시 비명이 들린 방향으로 재차 신형을 폭사해 나갔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었다.
.........
초옥,
숲 한가운데 초옥이 있었다.
한데 초옥은 지금 피보라에 잠겨 있었다.
초옥 앞마당-----!
십여 구의 시체가 즐비하게 쓰러져 있었다.
그 한가운데 삼인(三人)이 서로 등을 맞대고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들을 포위공격하는 무리가 있었다.
구인(九人)------!
그들은 자의인들이었다.
피처럼 붉은 장포......
두 눈을 가르고 토해지는 음악한 안광,
그들은 악랄한 살수를 펼치고 있었다.
이때,
조금 떨어진 곳.....
한 명의 또 다른 자색장포 노인이 서서 팔짱을 낀 채 관전하고 있었다.
포위된 세 사람은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바닥에 쓰러진 자들은 모두 청삼무사들이었는데 한결같이 청년들이었다.
청삼의 삼십대 청년이 장검을 비껴든 채 악전고투 하고 있었다.
하나 그는 이미 수십 군데 검상을 입어 곧 숨이 끊어질 듯했다.
그의 옆-------!
백발의 노인 역시 피를 뒤집어 쓴 채 지팡이로 간신히 수반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소녀(少女)였다.
"........ "
일신에는 검박한 베옷,
아름답고 총명한 용모였으나 그녀는 청삼청년과 백발노인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차차창!
위----- 이이잉-------!
자의인들의 공격은 악랄무비했다.
그들의 장검은 여지없이 세 사람을 양단할 듯 휩쓸어 갔다.
문득,
청년이 악을 쓰듯 부르짖었다.
"네놈들은 본인이 백야성의 검사임을 모르느냐? 감히 백야성의 일을
방해하다니....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 "
카---- 캉-------!
검과 검이 부딪치자 불곷이 퉁겼다.
이때,
관전하던 자의노인이 음소를 흘렸다.
"크크.... 백야성 따위가 무슨 말라 비틀어진 개뼈다귀냐? 본 잠우혈의 안중에는
차지도 않는다! "
순간,
"잠..... 우혈이라고? "
대경하던 청년은 외팔이 떨어져 나가며 비틀거렸다.
"으윽........! "
하나, 이것보다도 놀라움이 훨씬 더 큰 듯 그는 부르짖었니
"폭풍의 사대마겁 중.... 잠우혈이란 말이냐? "
"크크, 그렇다! "
"너..... 너희들이 어찌..... "
자의노인은 두 눈에서 음흉한 빛을 흘렸다.
"흐흐흐... 본 잠우혈은 백야성의 일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알고 있다. "
"........! "
"네가 이곳에 온 이유도 알고 있다. "
"뭣이! 그..... 그럴 리가.......? "
"크크.... 네놈은 이곳의 약왕(藥王) 백초리를 데려가 마법독전을 상대하려 하지 않느냐? "
그 말에 청년은 사색이 되었다.
부르르------!
"그, 그렇다면 모든 것을 미리 알고....? "
"크크... 그렇다. "
이어 자의노인은 손을 번적 들었다.
"해치워라! "
순간,
쇄애애애------- 액-------!
파츠츠!
십여 자루의 장검이 일제히 포물선을 그리며 청년에게로 떨어졌다.
"으아아악! "
비명,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이 터졌다.
청년은 혈육을 분간할 수 없이 난자되어 피바다 속에 쓰러졌다.
"으으! 잔악무도한 놈들.......! "
백발노인,
즉--------!
약왕 백초리는 대노했다.
그는 수중의 지팡이를 위맹하게 휘둘렀다.
휘이이잉-----!
하나,
"크크.... 늙은이 죽엇! "
"누워랏! "
차차차창!
카----- 캉----!
"허억! "
흡사 가죽 주머니에서 바람 빠지는 듯한 비명이 백초리의 입에서 터졌다.
백초리의 전신에 열 자루의 장검이 깊숙이 박혔다가 자의인들이 손을 거두자 뽑혔다.
츄------ 아----- 아-----!
오오, 피(血)..........!
십여 줄기 폭포수같은 핏줄기가 뿜어졌다.
"끄으..... 윽.... 악랄한 놈들......! "
쿠----- 쿵!
아!
약왕 백초리,
당대 제일의 신의.....
그는 한을 품고 쓰러졌다.
무림이 싫어 초야에 은거했던 절대신의,
한데 그는 무림의 혈풍에 휩쓸려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아악! 할...... 아버지! "
베옷의 소녀는 눈깜짝할 사이에 모두가 죽어버리자 눈 앞이 캄캄해졌다.
그녀는 까무러치 듯 주저앉아 핏물이 온몸을 적시는 것도 모르고 백초리의 시체를
끌어 안았다.
"할아버지.... 흑흑흑... 흑......! "
이때,
자의노인이 두 눈에서 음독무비한 광채를 폭사했다.
"풀은 뿌리째 뽑아야 하는 법! 죽여라! "
순간,
번쩍!
그가가가가가-------!
기다렸다는 듯,
열 자루의 장검이 다시 비정하게 소녀의 몸에 쑤셔박혔다.
한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악랄한 작자들! "
음성, 한 소리 냉갈이 작렬했다.
그와 동시에,
꽈르릉!
차차차차창-----!
"으아아악! "
"크아악! "
"켁! "
폭음과 금속성, 그리고 비명소리가 어지럽게 들렸다.
아!
보라----!
신(神)인가?
언제 나타났는지.....
장내에는 한 명의 백의서생이 냉혹한 얼굴로 우뚝 서 있었다.
바닥에는 다섯 명의 자의인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져 있었다.
모두가 즉사한 것이다.
전광석화 같은 솜씨였다.
순간,
자의노인은 깜짝 놀라 음산하게 외쳤다.
"네놈은..... 누구냐? "
제 18 장 北京으로 돌아오다
나타난 백의서생,
아!
표리옥 바로 그였다.
그는 장내의 참혹함을 보자 비감함을 느꼈다.
(한 발 늦었구나! )
이어,
표리옥은 무서운 눈으로 자의노인을 노려보았다.
"너는 누구냐? "
"! "
자의노인은 흠칫했다.
왠지 상대의 시선을 받자 전신이 응축되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크크... 애송이 놈! 노부는 잠우혈의 어르신이다! "
그는 그 말을 함으로써 위신을 회복하려 했다.
하나,
"잠우혈? "
(.......! )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이름이라고 오만방정을 떠는 게지? "
오만방정.......?
순간,
자의노인의 코에서 노란 연기가 뿜어졌다.
그는 분노했다.
"으으, 건방진 놈! 쳐라! "그가 노갈하자,
다섯 명의 자의인이 일제히 무섭게 덤벼들었다.
새애액..........
파츠츠츠----- 츠----!
"흥! "
표리옥은 검과 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파고들었다.
잠우혈,
그들은 음악하고 악랄한 무공으로 유명했다.
또한 그들의 검법은 패도적이었다.
표리옥은 그들의 검법을 살피면서 삽시에 이십여 초를 흘렸다.
자의인들은 이십여 초를 공격해도 상대의 소맷자락 하나 스치지 못하자 녹광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크흐흐흐..... 뒈져랏! "
"차앗! "
번쩍!
가가가..... 각.....
위이잉!
"하하하하.... 무식한 놈들! 따끔한 맛을 보여주마! "
표리옥의 낭랑한 옥성이 터졌다.
동시에 그는 수중의 검을 가볍게 떨쳤다.
꽈우....
순간 용음이 진동하며 검영이 수백 개의 분영을 이루었다.
이어,
"신검천룡(神劍天龍)! "
파츠츠츠!
쨍!
째앵....... 챙! 채앵........
"으아아악! "
"크아---- 아---- 악! "
"케애애액! "
피보라가 난무하고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사 인의 자의인들,
그들이 피를 뿌리며 날아가고 한 명의 자의인은 뿌려진 장검에 가슴을 찔러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으으! 중원에 이런 고수가 있었다니......! "
자의노인은 대경했다.
하나, 그는 이내 전신 혈압을 팽팽히 일으켰다.
"애송이놈! 죽기 전에 이름을 밝혀라! "
"후후..... 소리마옥이란 이름을 들어 보았냐? "
소리마옥!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네....... 네놈이..... 천하제일기협? "
자의노인의 안색이 핼쓱해졌다.
하나,
위잉!
그의 소매 속에서 두 개의 독침이 날아왔다.
표리옥은 장검을 뻗었다.
카---- 앙!
카캉!
무수한 불꽃과 함께 독침이 퉁겨져 나갔다.
하나,
슈슉! 슉.......!
독침은 재차 쏘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크크크.... 마뢰폭혈장! "
꽈르르릉!
자의노인이 핏빛 장력을 뿜었다.
장력은 가공할 기세로 몰아쳐 왔다.
표리옥은 좌우로 날아드는 독침을 먼저 쳐냈다.
카캉! 캉......!
불꽃이 우박처럼 쏟아지며 독침들이 사방으로 퉁겨져 나갔다.
그 순간,
"크크, 네놈은 끝장이다! "
자의노인의 핏빛장력이 표리옥의 심장을 가격했다.
하나 그 순간,
어찌 알았으랴?
"여의신환! "
냉갈과 함께,
츠------ 스-------스------!
오오,
표리옥의 신형이 흐려지며 수십 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닌가?
"헉! "
자의노인은 목표물을 잃고 대경했다.
바로 그때,
꽈앙!
그의 등에 만 근의 압력이 떨어졌다.
"케---- 에에엑.......! "
자의노인은 핏덩이를 토하며 분 떠 십 장 밖의 숲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 "
표리옥은 신형을 멈추었다.
그의 얼굴에는 혈전 탓인지 약간 서릿발이 어려 있었다.
"마의 후신들이 무림을 어지럽히다니..... "
이어,
그는 시선을 소녀에게 돌려갔다.
순간 그는 흠칫했다.
베옷의 소녀......
그녀가 백초리의 시신을 끌어안은 채 혼절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급히 손을 썼다.
소녀를 안아들며 그는 흠칫했다.
소녀가 뜻밖의 미색이었기 때문이었다.
산중의 소녀라고는 어울리지 않게 청초한 난초같았다.
소녀는 안색이 창백한 채 의식을 잃고 있었다.
"놀라움으로 인해 경맥이 막혔군..... "
표리옥은 그녀를 풀밭에 눕혔다.
이어 그는 바닥에 즐비한 시체들을 둘러보았다.
그 참혹함에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단 하루도 피바람 잘 날이 없군. )
이어,
그는 장력을 날려 커다란 구덩이를 두 군데 팠다.
그리곤 시체를 분류하여 매장했다.
백야성의 무사들과 약왕 백초리의 시체를 합장했다.
그리고 자의인들의 시체를 함께 구덩이에 밀어 넣었다.
한데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가?
쉬----- 익-------!
표리옥은 느닷없이 신형을 날렸다.
그가 날아간 방향은 바로 자의노인이 떨어진 숲 속이었다.
하나,
"..........! "
오오,
없었다.
사라진 것이다.
숲 속에 피만 떨어져 있을 뿐 자의노인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이때 그의 시선이 번쩍 빛났다.
바닥.....
피로 쓴 글씨가 보였던 것이다.
<잠우혈은 피(血) 한 방울을 백도의 일천혈(一千血)로 갚는다.
자의혈존. >
"지독한 자들.......! "
표리옥은 가슴 속에 타오르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자의노인,
즉......
자의혈존은 필사적으로 도주하면서 저주를 잊지 않은 것이다.
표리옥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뻗었다.
쾅!
글씨가 있던 부분에 움푹 구덩이가 생겼다.
............
× × ×
초옥 안-----!
모두 세 칸의 방이 있었다.
한 칸은 약실이었고,
다른 두 칸은 각기 소녀와 그녀의 조부인 약왕 백초리의 거실인 듯했다.
.......
두 사람,
그들은 마주앉아 있었다.
"........... "
"........... "
일남일녀,
바로 표리옥과 베옷의 소녀였다.
베옷의 소녀,
그녀는 어찌나 울었던지 두 눈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
백연빈.....
이것이 소녀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약왕 백초리의 손녀인 것이다.
그녀는 조부로부터 의술과 약을 연마하는 법을 이어받아 그 경지가 결코 약왕에
못지 않았다.
여약왕......
이렇게 설명해도 옳으리라!
........
.........
문득,
백연빈이 처연한 음성으로 입을 열어갔다.
"할아버지께서는 평생 단 한 번도 남과 원한을 맺은 적이 없었어요. 혹....
한데... 이렇게 무참히 돌아가시다니....... "
백연빈은 구슬프게 흐느꼈다.
표리옥은 그녀를 위로했다.
"잠우혈.... 그들은 마의 추종자들이오. 놈들은 무림의 패권을 노리고 있는
무리들이오. 낭자 조부님의 희생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오. "
"흐흑........ "
"하나 그럴수록 용기를 가져야 하오. "
(........ )
"놈들을 물리칠 때까지 백도인들끼리 힘을 뭉쳐여만 하오. "
"......... "
"백야성은 유일한 중원의 빛이외다. 그곳에서 낭자의 조부님을 모셔가려 했다면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오. 안그렇소? "
"그것은...... "
백연빈은 슬픔을 딛고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의 의술과 약술은 천하제일이에요. 특히 독술(毒術)은..... 그 어떤 독이든
해독하실 수가 있지요. "
표리옥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것이오. 백야성은 조부의 능력으로 마법독전을 맞으려 했을 것이오. "
"그런 거이라면..... "
"..........? "
"소녀도 이미 할아버지의 진전을 거의 이어받았어요. "
표리옥은 희색을 띄웠다.
"그렇다면 잘 되었소이다. "
".......? "
"조부의 복수를 하고 싶지 않소? "
"하고.... 싶어요! "
백연빈의 눈에 광채가 빛났다.
"그럼... 백야성으로 가시오! "
"...........! "
"그곳에 가면 낭자가 할 일이 있을 것이오. 그것이 곧 원통하게 돌아가신 조부를
위해 복수하는 길이기도 하오. "
표리옥의 말에 백연빈은 얼굴에 한 줄기 매서운 결심을 매달았다.
이어,
"가겠어요...... "
표리옥은 빙긋 웃었다.
"낭자는 용기있는 여인이오. "
그 말에 백연빈은 수줍은 듯 얼굴을 빨갛게 붉혔다.
이어, 모기 소리만하게 말했다.
"모두가 공자님의 덕분이에요. "
"하하하.... 별 말씀을...... "
표리옥은 짐짓 밝게 웃었다.
하나 그 순간 백연빈은 그의 미소를 바라보며 눈부신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 너무 높은 곳에 있으신 분...... )
그녀는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백연빈!
그녀는 이미 표리옥의 인품과 매력에 깊이 끌려들고 있었다.
아아,
그것은 또 하나의 운명이던가?
...........
× × ×
눈(雪),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겨울 하늘은 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희디 흰 눈이 날리고 있었다.
초설(初雪)이었다.
북경으로 향하는 관도,
한 명의 백의서생이 약간 들뜬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첫눈이로군....... "
고요하게 뇌까리는 백의서생,
그는 누구인가?
(지난 일년은 나에게 너무도 큰 것을 일러 주었다. 후후, 전왕의 계곡으로 들어가면
노야와 신옹, 그리고..... 교교를 깜짝 놀라게 해 주어야지. )
아, 그렇다면.....?
표리옥!
바로 그가 아닌가?
그렇다.
그는 바로 표리옥이었다.
그는 지금 북경의 북경제일보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백연빈과 헤어진 후 말이다.
백연빈........
표리옥은 그 아름다운 여인을 기억 속에 품고 있었다.
그들이 초옥을 떠나던 날,
이별의 순간 때 백연빈은 보석같은 눈물을 흘렸었다.
그리곤,
말했다.
---표리옥.... 아마 소녀는 당신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백연빈,
그녀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며 몇 번이나 표리옥을 돌아다 보았다.
실상,
단 며칠 간에 불과했으되,
초옥에서의 생활은 젊은 두 청춘남녀에게 너무도 큰 추억과 정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백연빈은 표리옥에게 흠뻑 정을 느꼈다.
그녀로서는 그가 첫 남자였다.
이미......
그녀의 마음 속에는 표리옥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소녀의 연분홍빛 마음은 이미 그에게 바쳐지고 있었다.
.........
..........
"후후... 방세량 부부가 나를 보면 깜짝 놀랄걸? "
빙긋------!
표리옥은 희게 웃었다.
감회가 새로왔다.
근 일 년 전,
화려한 마차를 타고 북경에 입성할 때의 기억이 새로왔다.
그리고 북경제일보에서 몰래 탈출하던 일.....
그는 약간 미안한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었다.
이제 다시 천산의 전왕의 계곡으로 돌아가기 위해 북경제일보로 방세량 부부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
북경,
거리는 흥청거렸다.
원단이 가까워졌기 때문이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바쁘고 들떠 있었다.
북경같은 대도시는 특히 더했다.
"........ "
표리옥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북경 서문으로부터 입성했다.
북경은 아직도 그의 뇌리에 그 풍경이 선하게 남아 있는 곳이었다.
(후후, 조금도 변한 것이 없군. )
그는 북경의 번화가를 걸었다.
한데,
바로 이때였다.
"........! "
표리옥은 눈을 번쩍였다.
(또 만나다니.......! )
제 19 장 개방의 딸
표리옥,
무엇을 보았는가?
그의 입가에는 신비한 미소가 매달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
막 인파를 헤치고 바삐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한 거지소년이 표리옥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비록 꾀죄죄한 몰골이었지만 이목이 청명하여 그의 인상에 남아있는 소년이었다.
더군다나,
그와는 기이한 인연이 있지 않은가?
(정말 우연치고는 기이한군. )
그는 내심 그렇게 중얼거리며 은밀히 거지소년을 뒤따르기 시작했다.
거지소년은 그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바삐 앞을 향해 뛰듯이 걷고 있었다.
한데,
(이 방향은......? )
표리옥은 눈을 껌뻑였다.
오오,
거지소년........
그가 가는 방향은 바로 북경제일보쪽이 아닌가?
........
잠시 후-------!
북경제일보의 웅장한 모습이 나타났다.
거지소년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당당히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그는 문 앞의 장한과 몇 마디를 주고 받더니 불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표리옥은 의아했다.
(대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
호기심이 끓어 올랐다.
순간,
번쩍.....
그는 신형을 날렸다.
비록 대낮이었지만 아무도 그의 행동을 주의해 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북경제일보의 담을 넘었다.
보의 후원을 가로 지르고 있는 거지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 )
표리옥,
그는 은둔술을 발휘하여 소년의 뒤를 미행했다.
얼마 후,
거지소년은 놀랍게도 방세량 부부의 처소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 )
표리옥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은밀히 처마밑에 몸을 숨겼다.
마침,
창문이 반쯤 열려져 있어 방 안의 고아경이 눈에 들어왔다.
실내,
두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방세량,
화조부인 희사,
그들 부부였다.
이때,
방문이 열리며 거지소년이 들어섰다.
순간,
벌떡-----!
놀랍게도 방세량 부부는 신형을 일으켜 그에게 공손히 예를 취하는 것이 아닌가?
거지소년도 마주 포권했다.
이어,
"두 분, 안녕하십니까? "
거지소년은 맑은 음성으로 말했다.
"어서 오시오. 원경낭자. "
그 말은 방세량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러나,
방세량의 말을 들은 표리옥은 하마터면 앗!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럼... 여자였단 말인가? )
이때,
거지소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별일 없으시겠죠? "
화조부인이 요염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에요. 노종사(老宗師)께서도 편안하신가요? "
거지소년은 의자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하세요. "
방세량,
그가 입을 떼었다.
"한데..... 이곳에 오신 목적은? "
그 말에 거지소년은 품 속에서 한 통의 서찰을 꺼냈다.
"성주(城主)의 친서이니 읽어 보세요. "
".........? "
방세량은 의아해 하다가 곧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서찰을 받았다.
그는 몹시 공경하는 태도였다.
"백야성주께서 친서를 내리시다니..... "
그의 중얼거림에 표리옥은 또 한 번 놀랐다.
(백야성주......! )
이때 방세량은 서찰을 읽으면서 묘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그는 서찰을 내려 놓으며 신중하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거지소년은 맑은 눈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방세량은 입을 열었다.
"성주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 없겠는걸? "
"..........? "
"더욱이 사적인 일도 아니고 무림의 안위를 위하는 일이고 보면.... "
그 말에 화조부인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듯 물었다.
"무슨 내용이 적혀 있나요? "
"당신이 직접 읽어 보구려. "
방세량은 서찰을 넘겨 주었다.
화조부인은 서찰을 읽고 나더니 희색으리 띄웠다.
"이런 일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죠. 어차피 황금은 몸 밖의 물건, 이토록 가치
있는 일에 쓰여진다면 결코 망설일 필요가 없어요. "
그 말에 거지소년은 반짝 눈을 빛냈다.
"정말 소문대로 두 분의 의기는 하늘을 찌르는군요. 감탄했어요! 성주는 물론
사부께서도 감탄하실 거예요. "
방세량은 멋쩍게 웃었다.
"별말씀.... 무림인으로서는 당연히 할 도리를 할 뿐이오. "
이어,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낭자, 사흘만 이곳에 머물러 주시오. 그 안에 마련하겠소이다. "
거지소년은 생긋 웃었다.
"사흘이 아니라 한 달이라도 좋아요. "
이때 문득,
화조부인이 물었다.
"한데....... "
"........ "
"우리들의 소주인님은 만나 보셨나요? "
순간,
거지소년의 안색이 싹 변했다.
그녀는 경멸스러운 듯 내뱉았다.
"흥! 만나봤지요. "
"그래요? "
화조부인은 안색을 활짝 폈다.
"어떤가요? 정말 그분이야말로 절세....... "
"흥! "
거지소년은 차가운 냉소를 쳤다.
그리곤,
"천하의 바람둥이! "
(..........! )
---천하의 바람둥이.......!
그 말에,
방세량과 화조부인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더니 돌연 대소를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하핫......! "
"호호..... 홋.......! "
하나,
거지소년......
아니, 거지소년의 얼굴에는 역겹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
표리옥은 그들이 자신의 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내심 쓴 웃음을 금치 못했다.
(저 소녀가 냉소추와 나의 그때 그 일을..... 목격한 모양이로군. )
그는 문득 의아스러웠다.
(저 소녀는 미리 나를 알고 있었단 말인가? )
이때,
거지소녀는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화조부인이 함께 일어났다.
이어 그녀들은 방을 나갔다.
거의 같은 순간,
스슥.......
표리옥은 방 안으로 신형을 날렸다.
순간,
방세량이 그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기쁨의 빛이 만면했다.
"소주님! "
표리옥은 빙그레 웃었다.
"방세량, 그동안 심려를 끼쳐 미안하오. "
방세량은 머리를 긁적였다.
"소주께서 그렇게 밤중에 도망치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씨익!
표리옥은 희게 웃었다.
이어,
"기한이 되어 돌아온 것이오. "
"알고 있습니다. 전왕의 계곡에 돌아가실 때가 되었습니다. "
표리옥은 궁금한 것을 물었다.
"한데 방금 전 그 거지소녀는 누구요? "
그 말에 방세량은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헛..... 궁금하신 모양이군요? "
"........ "
"그녀가 아마 당금 무림에서 수주인 다음으로 배분이 높을 것입니다. "
"........? "
"소주께서는 혹시 개방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워지는 개방종사라는 분을 알고 계십니까? "
".........! "
그 말에 표리옥은 안색이 변했다.
"당금 개방방주의 사조..... 악을 원수같이 미워하고 손속이 잔악하다는 그 분.....
말이오? "
"그렇습니다. 원경낭자는 바로 그 분의 제자입니다. "
"아! "
표리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개방종사------!
당금의 세수 이백 세,
현 개방 방주의 사조.....
일신의 무공은 하늘과 같고,
성품은 악을 원수같이 미워하는데다가 흑도의 인물이라면 인정사정없이 추살해
버리는 무림최강의 대기인.....
개방종사,
그는 전왕의 계곡 노야보다 불과 배분이 반배가 낮을 뿐이었다.
"한데.......? "
표리옥이 뭔가 물으려 하자,
방세량이 이미 그의 내심을 읽고는 입을 열었다.
"노종사의 명으로 원경낭자는 백야성을 돕고 있습니다. 이번에 온 것은..... "
이어,
방세량은 서찰을 들어 보였다.
"백야성의 건축자금을 대어달라는 백야성주의 서찰을 갖고 온 것입니다. "
"...........! "
표리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세량,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백야성은 명실상부한 중원무림의 총체입니다. "
"......... "
"현재의 건축물은 비좁아 용담호혈로는 적당치가 않다는 중론입니다. 이번에
새로 건립하게 되는 총단맹은 미래의 중원무림을 상징하는 대역사가 될
것입니다. "
그의 얼굴에는 문득 긍지 같은 것이 어렸다.
표리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대역사라면 그대가 참가한다면 천하의 추앙을 받을 것이오. "
방세량은 머리를 긁적였다.
"당연히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
문득,
표리옥은 말했다.
"내일 천산으로 떠나겠소. "
그 말에 방세량은 서운한 빛을 띠었다.
"더 머무르시지 않고? "
"하루라도 빨리 노야를 뵙고 싶소. "
표리옥의 뇌리에서 천산의 웅대수려한 광경이 떠올랐다.
문득 전날의 향수가 치밀어 올랐다.
"더욱이 이번 강호주유에서 얻은 것이 많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절감했소. "
표리옥은 이어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애기했다.
방세량은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하며 들었다.
다 듣고 난 방세량,
그는 혀를 내둘렀다.
"아! 정말 짧은 일 년 사이에 엄청난 것을 겪으셨군요. "
이어,
그는 자신이 아는대로 표리옥이 겪은 일들을 보충설명해 주었다.
"......... "
표리옥은 그의 애기를 진지하게 들었다.
어느 덧.....
겨울 해가 저물고 있었다.
............
× × ×
후원,
펑펑.....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지붕 위에도,
화원 위에도........
소담스런 눈이 소리없이 쌓이고 있었다.
".......... "
표리옥,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일 천산으로 떠날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이 설레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후원에 나와 눈을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문득,
그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전왕의 계곡에서 자신만을 기다리고 있을 한 명의 아름다운 소녀가 생각나서였다.
"교교는 지금쯤 잠이 들었겠지.......? "
한데 이때였다.
"흥! "
갑자기 차갑고 냉랭한 코웃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제 20 장 天山雪風
(........! )
표리옥은 난데없이 코웃음 소리에 흠칫하여 돌아보았다.
조금 떨어진 나무 밑,
누군가가 서서 그를 못마땅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
표리옥은 약간 반색했다.
바로 거지소녀였던 것이다.
한데 거지소녀는 냉랭하게 비꼬는 것이 아닌가?
"교교는 또 누구죠? "
"..........? "
"물론 바람둥이 곁을 스쳐 지나간 넋빠진 계집애 중의 하나겠지만...... "
그 말에 표리옥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오? 함부로 욕하다니......! "
"흥! 당신 같은 색마(色魔)에게 예의를 존중할 필요가 있을까요? "
(.........! )
색마........
이 얼마나 엄청난 빈정거림인가?
아니나 다를까?
표리옥의 안색은 싹 바뀌었다.
그는 냉랭하게 소리쳤다.
"무슨 근거로 나를 색마라 하는가? "
거지소녀의 음성은 여전히 경멸에 차 있었다.
"흥! 사람이 보는 줄도 모르고 선상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던 골이란.... "
그 말에 표리옥은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그.... 그건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
"흐흣..... 색마의 변명은 들으나 마나요! 걸려든 계집들만 불쌍할 따름이지요. "
---얼빠진 미친 년들만 불쌍하다......!
(..........! )
표리옥,
그는 은근히 부하가 치밀어 올랐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오! "
"흥! 꼴에 수치심은 남아서! "
거지소녀는 계속 약을 올렸다.
표리옥은 문득 마음 속에 장난기가 일었다.
"후후... 남의 좋은 일에 끼어들어 실컷 구경을 즐기고는 도둑질 한 것은 또 누구더라? "
그 말에 거지소녀의 얼굴에 분노가 치밀었다.
"뭐라고? 도둑질이라고.....? "
"왜, 아닌가? "
"당치 않은.... 그것은 내 물건이니 당연히 내가..... "
순간,
"후후..... 처음 본 공자의 주머니를 슬쩍한 것은 그대가 아니었나? "
"그, 그것은.... 건방진 당신을 놀리려고..... "
"하하하핫! 도둑도 변명을 하는군. "
(.........! )
표리옥의 야유에 거지소녀는 분노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어,
"치사한 작자! 내 손맛이 매운 것을 원망마라. "
쌔액-------!
돌연,
그는 전광석화같이 신형을 날리더니 연속 칠팔 장을 쳐냈다.
"후훗! 도둑 제발저리다는 말이 맞긴 맞구나..... "
표리옥은 기묘한 보법으로 계속 피하며 약을 올렸다.
하나,
일면, 그는 거지소녀의 신속비쾌한 공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류고수를 뺨치겠는 걸? )
이때,
"흥! 색마! "
"........! "
"너를 오늘 무릎 꿇리지 못하면 내 성을 갈겠다! "
쌔쌔..... 액!
파파파팟!
소녀는 무자비하게 권장지를 춤추듯 전개했다.
쓱!
쌔애애액------- 액-------!
"오호! 제법이시군. "
스스슥......
표리옥은 계속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간발의 차이로 소녀의 공격이 빗나갔으나 그 여세에 꽃나무가 분분히 가루가 되어
휘날렸다.
실로 놀라운 공격이었다.
하나 표리옥......
그는 계속 놀려댔다.
"후후.... 내 무릎을 꿇리다니 꿈 같은 소리를 하는군. "
그 말에 소녀는 얼굴이 빨개져 외쳤다.
"십초에 너를 제압 못하면...... "
"못하면? "
"네놈 뜻대로 해라! "
"하하하........ 좋아! "
표리옥은 신형을 오묘하게 변화시켰다.
그러자 그의 모습이 뿌해졌다.
"차앗! "
쐐애애애액-------- 액!
위---- 이----- 잉!
쾅!
소녀는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손과 발이 풍차처럼 급전하는가 하면,
머리를 아래로......
두 발을 하늘로 향한 채 독수리처럼 내리 꽂히기도 했다.
그녀의 공격은 눈부실 정도로 빠르고 독랄했다.
하나,
"하하핫...... 육초, 이제 사초 남았소. "
"흥! "
돌연,
소녀는 두 주먹을 연속으로 펼쳤다.
꽈꽝!
꽈------ 아----- 앙!
(이크.......! )
표리옥은 폭음과 함께 뒤로 쭈욱 미끄러졌다.
소녀의 눈,
살기를 뿜고 있었다.
그러나 표리옥은 여전히 유들거렸다.
"앞으로 삼초..... "
"쓰러져라, 색마! "
파츠츠츠---- 츠------!
꽈우.....
갑자기,
소녀의 손이 투명하게 변하더니 일시에 삼십육장을 펼쳤다.
"헉! "
헛바람과 함께,
스스스슷!
표리옥의 신형은 뒤로 사 장 가량 날아갔다.
하나 그 순간,
"뻗어라! "
차앙!
소녀는 엎드린 채 그를 그림자같이 따르며 품 속에서 소검(小劍)을 꺼내 신속
무비하게 꽂았다.
실로 매서운 공격!
(이크------! )
표리옥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러나 그는 표리옥이었다.
일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푸욱!
분명히 소녀의 검은 그의 심장을 찔렀다.
한데 표리옥의 빈정거리는 음성이 그녀의 등 뒤에서 들리는 것이 아닌가?
"후후, 이제 일초 남았소. "
"이럴 수가.......? "
소녀는 아연했다.
소검,
부러진 나무 등걸이 꽂혀있을 뿐이었다.
하나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악독한 빛이 떠올랐다.
이어,
"내가 졌다! "
그녀는 팔을 축 늘어뜨렸다.
표리옥은 껄걸 웃었다.
"체념이 빨라서 놓..... 헉! "
돌연,
그는 눈을 크게 떴다.
보라!
빙글......
소녀가 몸을 돌린 순간 또 한 자루의 소검이 그의 쌍장을 푹 찌른 것이 아닌가?
실로 교묘한 수법이었다.
휘청.......
표리옥의 신형이 크게 흔들렸다.
"크윽! 이럴 수.... 가..... "
표리옥은 쓰러질 듯 비틀어졌다.
소녀는 영악한 표정으로 깔깔거렸다.
"건방진 색마! 맛이 어떠냐? "
"그... 그렇다고.... 나를 죽일 수가..... "
표리옥,
그는 서서히 주저앉았다.
새삼 소녀의 악랄함이 치가 떨린다는 표정이었다.
"너같이 여인을 울리는 색마는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 네가 비록 북경제일보주
부부의 공경을 받는다 해도 이 원경은..... 악! "
갑자기,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하하핫..... 네가 졌다! "
(........! )
"그 벌로 네 껍데기를 홀랑 벗겨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놓겠다! "
오오, 이럴 수가.......!
표리옥,
주저앉던 그가 돌연 그녀의 바지를 확 잡아당겨 허리춤 띠가 끊어져 바지가
홀랑 벗겨져 내린 것이 아닌가?
툭툭......
순간,
"아앗! "
소녀는 너무나 놀라 안색이 하얗게 되었다.
"하하하핫......! "
표리옥은 그녀의 발목을 잡고 벌떡 일어났다.
그 바람에 소녀는 그의 손에 의해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
"하핫....! 이거 말인가? "
표리옥은 품 속에서 나무토막 한 개를 꺼내 보였다.
그곳에 소검이 꽂혀 있었다.
"이, 나쁜......! "
소녀는 분한 듯한 이를 갈았다.
"하하하... 이제 내 차례다. 약속대로 너를 내 마음대로 처리하겠다! "
"어.... 어떻게 할 셈이냐? "
표리옥,
그는 씨익 웃었다.
"너를 홀랑 벗긴 뒤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놓겠다! "
(........! )
---홀랑 벗겨 나무에 거꾸로......?
다음 순간,
그녀는 공포로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그건 안돼! "
"안돼.....? "
표리옥은 빙긋 웃었다.
"왜......? "
"그...... 그것만은 제발...... "
"후후, 난 해야겠다. "
이어,
스르륵------!
표리옥은 그녀의 바지를 끌어 올렸다.
"아악! "
소녀는 바지가 벗겨지자 까무러칠 듯 놀라 비명을 질렀다.
하나 이미 늦었다.
그녀의 뽀얀 다리살이 노출된 것이다.
"호오! 계집애 같이 피부가 희군. 이 엉덩이는 어떻고? "
순간,
이게 무슨 소리인가?
철------ 썩----!
표리옥은 고의만 입은 그녀의 엉덩이를 냅다 쳤다.
"아악! 흐흐흑... 제발.... 제발..... "
마침내 그토록 영악하고 야멸차던 소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하나,
"안되지, 홀랑 벗겨서 매달아야 해. "
표리옥은 그녀의 고의에 손을 대었다.
"아------ 악------! "
마침내 그녀는 너무나 다급한 나머지 혼절하고 말았다.
표리옥은 혀를 찼다.
"쯧쯧! 이렇게 마음이 약해서야......! "
이어,
그는 소녀의 바지를 입혀주고 그녀를 내려 놓았다.
그는 하늘을 보았다.
어느덧 먼동이 트는지 동편 하늘은 뿌옇게 밝아지고 있었다.
"........ "
문득,
표리옥........
그는 중얼거렸다.
"떠날 때가 되었군. "
이어,
그는 아직도 혼절해 있는 소녀를 내려다 보며 빙긋 웃었다.
"따지고 보면 마음이 약한 아가씨가 그토록 앙탈을 부렸군. "
그는 곧 그녀를 안았다.
우연히 소녀의 얼굴을 들여다 본 그는 흠칫했다.
소녀의 속눈썹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내가 너무 장난이 심했나? "
그는 자신의 머리를 치며 처소로 향했다.
.........
표리옥,
그는 소녀를 침상에 눕힌 뒤 걸어 나왔다.
"원경낭자, 당분간 못 볼 것이오. 다음에 만났을 때는 얌전해져 있기를 바라오. "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방을 나갔다.
이때,
그가 나가자 원경은 감았던 눈을 반짝 떴다.
아름답고 총기 어린 눈이었다.
하나,
그녀는 멍하니 표리옥이 나간 문쪽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그녀는 문득 독백처럼 뇌까렸다.
"원경..... 너는 그 사람을 잘못 본 거야....... "
× × ×
다음 날 아침,
표리옥!
그는 북경제일보를 떠났다.
그는 방세량 부부가 마련해 주는 화려한 마차를 한사코 마다하고 홀로 길을 떠났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천산 전왕의 계곡으로......
그 날,
아침부터 많은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
.........
× × ×
휘이이이이잉-------!
휘류..... 류...... 륭.....
설풍(雪風),
눈보라가 천지를 온통 휘감는다.
천산(天山)------!
그 찬란한 웅지는 희뿌연 눈보라에 휘감겨 더욱 장엄하고 신령스럽게 보이고 있었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은 모두 만년설빙으로 뒤덮여 있어 신비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천산,
신화의 전설의 땅.....
예로부터 천산은 인간의 발길을 거부할 정도로 험준한 곳이었다.
..........
..........
돌연,
슈----- 아-----아----- 앙-------!
오오,
빛이련가?
섬전,
한 줄기 벼락같이 섬광이 천산으로 날아들었다.
"드디어.... 일 년 만에 돌아왔다. 과연 전왕의 계곡은 여전할까? "
허공에서 낭랑한 뇌까림이 흩어졌다.
이어,
슉!
인영이 눈보라를 뚫고 한 빙봉 위로 솟구쳐 올랐다.
이어,
스르륵......
빙봉에 우뚝 내려섰다.
백의서생,
바로 표리옥이 아닌가?
".........! "
제 21 장 이해할 수 없는 怪事
"............ "
표리옥,
그의 눈은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감개무량하고 있었다.
그는 정감이 흐르는 시선으로 자욱한 운해 속에 펼쳐져 있는 빙봉의 장엄함을 둘러 보았다.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문득,
"우우우------- 우! "
그는 길게 장소를 터뜨리며 날아올랐다.
휘----- 이---- 익!
그는 한 빙곡으로 날아들어 갔다.
.......
빙곡,
입구가 호리병처럼 생긴 곳이었다.
온통 빙암과 만년설이 쌓여 있었다.
"우우우우----- 우-------- 우-----! "
표리옥의 장소성은 빙곡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문득,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어..... 어찌된 일이지?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다니.....? "
그의 얼굴에는 일순간 불길한 그 무엇이 빠르게 스쳐갔다.
빙곡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는 가슴 속이 불길한 예감으로 꽉 차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단 말인가? 이렇게 조용하다니...... )
휘익!
그는 신형을 더 쾌속하게 날렸다.
휘익.......
이윽고,
계곡이 확 넓어지며 분지가 나타났다.
분지는 넓은 평원이었다.
온통 빙천설지였고, 죽림만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스슷...........
(......... )
표리옥,
그는 달리면서 초조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일 년 만에 돌아온 전왕의 계곡이었다.
변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하나,
오히려 그 점이 그를 불길한 예감으로 더욱 몰아넣었다.
생기(生氣)!
그렇다. 생기가 없었다.
마치,
죽음의 계곡 같은 숨막히는 정적만이 전왕의 계곡을 무섭게 되덮고 있었다.
...........
............
석옥, 몇 채의 석옥이 빙벽 아래 있었다.
한데,
"이, 이럴 수가......! "
표리옥은 석옥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쇠뭉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끼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오오,
보라. 석옥의 앞 마당,
그곳은 큰 싸움이 벌어진 듯 땅이 패이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피(血)!
자욱한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다.
문득,
"........! "
표리옥의 안색이 급변했다.
뭔가 잘못 됐다..........!
느끼는 순간,
"노야--------! "
그는 다급히 외치며 석옥 속으로 뛰어들어 갔다.
"..........! "
단아한 석실,
그곳은 텅 비어져 있었다.
서가와 돌침상,
그리고, 석탁과 돌의자.....
단촐하였으나 주인의 성품을 말해 주듯 유연한 느낌이 드는 방이었다.
한데,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이미,
오래 전에 주인이 없어진 듯 석탁에는 다소의 먼지가 쌓여 있었다.
"이럴 수가......! "
표리옥,
그는 넋을 잃었다.
이어,
"신옹! "
스슷!
그는 다른 석옥으로 날아들었다.
하나, 그 석옥도 마찬가지였다.
방 안은 먼지가 쌓여 있을 뿐,
텅 비어 있었다.
표리옥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 그럼...... 교교도......? "
다시,
휘----- 익!
그는 신형을 날렸다.
또 한 채의 석옥,
그곳은 여인의 처소인지 분위기가 아늑하고 은은한 향기가 감돌았다.
방 안에는 산양의 털이 융단 대신 깔려 있었고,
분홍빛 휘장이 있었다.
"........! "
표리옥,
그의 두 눈은 일순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보라.
침상 위,
그곳에는 여인의 속옷이 마구 찢어져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교교.....
그녀는 없었다.
다만,
표리옥이 익히 알고 있는 교교가 즐겨입던 백의와 속옷이 갈기갈기 찢겨져 흩어져 있었다.
순간,
표리옥의 뇌리에 처참한 광경이 선하게 떠올랐다.
"아아아악.....! 살려줘요..... 표리오빠! 살려줘요! 아아아... 악! "
색마가 흉폭하게 교교를 유린하는 장면,
부르르-------
표리옥은 순간 치를 떨었다.
동시에,
"크아아아! 누구냐? 대체 어떤 놈의 짓이냐? "
지금,
그의 머리는 터질 것만 같았다.
이대로라면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으으으... 으...... "
그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의두 눈은 무섭게 불타 올랐다.
"으으, 대체... 누구 짓이냐? 누구 짓이냔 말이다! "
그는 찢어진 교교의 옷자락을 움켜쥐며 괴로워했다.
아아,
그 얼마나 교교와의 그리운 상봉을 꿈꾸었던가?
한데,
그런데.....
그를 반기는 것이 겁탈된 듯한 그녀의 흔덕이라니!
"교교! 교교.......! 어디로 갔느냐? 어디로 사라졌느냐......? "
표리옥은 울부짖듯이 중얼거렸다.
"........! "
한 동안,
진공상태와 같은 허탈감이 그를 휩쓸었다.
그리고,
.......
시간, 얼마나 흘렀을까?
흥분과 격동이 지나가자 표리옥은 다소 정신 맑아졌다.
문득,
"노야아 신용은 대체 어디로......? "
그러다 갑자기 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순간,
"그곳이다! "
휘익!
그는 지체없이 신형을 날렸다.
.......
빙동(氷洞)-------!
석옥의 뒷면 빙벽 중간지점에 천연적인 빙동이 뚫려져 있었다.
바닥에서 오십 장쯤 떨어진 높은 곳이었다.
그곳은 표리옥이 무공을 익히던 곳이며,
또한,
노야의 연공실이 있는 곳이었다.
이때,
스------- 읏-----!
누군가가 구름을 뚫고 솟구치는 신룡처럼 빙벽을 솟아올라 빙동 앞에 내려섰다.
그 순간,
"앗! 신옹.......! "
대경성을 짓토하는 백의서생,
표리옥이었다.
한데, 오오.......
빙동의 입구!
한 명의 백발꼽추노인이 우뚝 서 있었다.
".........! "
백발꼽추노인,
그는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그의 두 눈,
경악!
회의!
불신!
그리고........
지독한 공포가 어려 있었다.
부르르------!
"으으, 신옹이.... 죽다니.......! "
표리옥은 또 한 번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을 맛보아야만 했다.
신옹!
자신이 핏덩이일 때부터 지금까지 친자식 이상으로 그를 키워준 노인.....
젖을 먹이기 위해 매일 인가를 돌며 아낙네들의 젖을 동냥했던 신옹.......
그의 정은 혈육을 초월할 정도였다.
한데 그런 그가 죽은 것이다.
그것도 온통 한이 서린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선 채로 죽어 있었다.
"으----- 으-------! "
표리옥은 믿을 수가 없었다.
꿈인가?
아니면..... 지옥의 환상인가?
하나, 차츰 그는 냉정을 되찾았다.
이어,
그는 선 채 죽어있는 신옹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 "
가슴, 그의 가슴에 장인 하나가 찍혀 있었다.
백색장인!
우유빛이 감도는 기이한 장인이었다.
신옹.....
그는 그 일장을 무방비 상태에서 맞은 채 한 순간에 숨이 끊어진 것이었다.
미처 대항하거나,
피할 엄두조차 못낸 것 같았다.
그는 상대 흉수의 정체를 알아본 것 같았다.
그의 표정이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하나,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 )
표리옥은 분노에 몸을 떨 뿐이었다.
잠시 후,
번쩍!
그는 빙동 속으로 들어갔다.
빙동 안,
고드름 같은 빙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자칫하면 부딪치기 쉬웠다.
그러나,
표리옥은 눈을 감고서도 빙동의 위치를 환히 그릴 수가 있었다.
휘---- 이-----익--------!
스슷............!
표리옥,
그는 넓은 광장에 도달했다.
그곳은 뼈를 얼릴 듯한 냉기가 자욱한 빙무와 함께 뒤덮여 있었다.
광장 한복판에는 방담이 고여 있었다.
천산의 만년지정이 결집되어 있는 만년빙담이었다.
"........! "
만년빙담을 보자 표리오은 콧등이 시큰해졌다.
그곳에서 몸을 담그고 한기를 이기는 수련을 하던 기억이 어제같이 생생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부글부글.....
끓는다.
유황이 열기를 내며 끓고 있었다.
빙동 깊은 곳은 기이한 열기가 흐르고 있어 완전히 별세계였다.
한 광장의 복판에서 유황이 끓고 있었다.
".........! "
표리옥,
그는 유황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천지음양불사소!
그것은 천산 깊은 지하의 화맥이 발원한 유황담이었다.
빙동은 극한과 극열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 특이한 상황은 표리옥이 천하기재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표리옥은 태어난 지 일년이 지난 다음부터 만년빙담과 천지음양불사소에서
번갈아 목욕을 하면서 수백, 수천 번이나 살껍질을 벗겼던 것이었다.
이 년 만에 강호에서 돌아와 그것을 보고 있는 표리옥의 감회가 무량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감상에 젖어 있을 수는 없었다.
스슷!
그는 다시 신형을 날렸다.
석부(石府)-----!
그곳부터는 인공으로 다듬어진 석부였다.
표리옥, 그는 석부를 뒤졌다.
어느 곳이고 텅 비어 있었다.
한데,
한 칸의 넓은 석전에 들어서는 순간,
"아! "
그는 탄성을 발했다.
그의 음성은 약간 떨렸다.
보라,
전방, 오오........
사인(四人),
석전 한 복판에는 하나의 거대한 솥이 있었다.
그리고,
네 명의 노인(老人)들이 솥을 향해 양손을 내민 채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노야.......! "
표리옥은 반가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네 명의 노인 중 백의를 입은 학발동안의 노인이 있었다.
"무..... 무사하셨군요......! "
표리옥은 백의노인 옆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
네 명의 노인 모두 생생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마저 어려 있었다.
하나, 그들의 생김새는 모두 틀렸다.
백의노인 옆,
앉은 키나 백의노인의 두 배가 넘는 거구의 흑의노인이 있었다.
그는 고리눈이었고, 안색이 대추빛이었다.
손바닥은 마치 솥뚜껑같이 컸는데 솥에 바짝 붙이고 있었다.
그의 옆,
남자인가? 여자인가?
애매모호한 노인이었다.
일신에는 기이하게도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하나, 손(手)......
그의 한쌍의 손은 희고 투명했다.
손만으로 본다면 절세미녀의 섬섬옥수에 비해 추호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왔따.
마지막 인물.....
금포노인,
그는 몹시 근엄한 모습이었다.
무릎 위,
한 자루 고풍 찬연한 장검이 놓여져 있었다.
눈썹은 길어 눈을 덮고 있었다.
전신이 마치 고봉 같은 느낌을 주는 노인이었다.
........
사인의 노인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절대제왕기(絶代帝王氣)!
오오, 그렇다.
그들 사인의 몸에서는 은연중에 세상을 경동케 하고도 남은이 있는 불가사의한
절대자의 기운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 "
이때,
백의노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있던 표리옥은 갑자기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고 말았다.
없었다.
사인의 노인,
그들에게서는 전혀 숨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도...... 돌아가셨단 말인가? "
순간,
벌떡------!
표리옥은 퉁기듯 일어났다.
이어, 급히 백의노인을 살펴보았다.
다음 순간,
그는 휘청했다.
"이..... 이럴 수가.......! "
그는 도저히 눈 앞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죽어 있었다.
백의노인은 물론,
나머지 삼인도 숨이 끊어진 것이었다.
단지,
그들이 살아 있는 듯 생생한 것은 워낙 공력이 높아 이미 금강불괴지신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럴 수가? 이럴 수가......! "
표리옥,
하늘이 빙글빙글 돌았다.
지축이 지옥을 꺼져내리는 것 같았다.
표리옥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완전히 자아를 상실하고 말았다.
대체 누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이들 사인을 죽였단 말인가?
사인(四人).......
그들은 고금사상 지상최강의 기인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어떻게 반항조차 없이 죽일 수가 있단 말인가?
불가사의핟.
설사 신(神)이라도 해낼 수 없는 불가능......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마치,
환상처럼.....
어떤 음성 하나가 표리옥의 영혼을 때리며 밀려드는 것이 아닌가?
"옥(玉)아....... "
일순,
부르르르..........
"노...... 야...... "
표리옥은 전신을 폭풍처럼 경련했다.
오오,
방금 들려온 음성,
바로,
노야의 목소리가 아닌가?
노야,
그의 음성은 영혼이 되어 재차 밀려들었다.
"정신 차려라! 나는...... 전왕의 운명을 성숙시켜야 할 몸!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해야 한다! "
(..........! )
"일천 오백 번이나 살껍질이 벗겨져 나가던 고통을 잊었느냐? "
부르르------
(노.... 노야.......! )
표리옥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렇다! 결코....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 )
그는 길게 심호흡을 했다.
너무도 큰 충격에 아직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뒤 천천히 주위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문득,
".........! "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 22 장 五人의 超人들
그것은,
솥을 중심으로 앉아 있는 네 사람의 방위였다.
네 사람이 앉았다면 당연히 사상(四象)의 방위를 이루어야 한다.
하나,
(오행(五行).........! )
오오,
그렇다.
사인이 앉은 곳은 각기 화(火), 목(木), 금(金), 토(土)였다.
다시 말해.....
수방위(水方位)가 비어 있었다.
".......... "
표리옥,
그는 비어 있는 방위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문득,
그의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일었다.
있었다.
돌바닥에 사람이 앉았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견고하기 그지없는 청옥석에는 일 푼 정도의 깊이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표리옥은 나직이 부르짖었다.
"이곳에 있던자는 어디로 갔는가? "
그것은, 중대한 발견이었다.
그는 사인의 노인을 둘러 보았다.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을 해친 범인이 누구인가를.......
하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표리옥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때 문득,
그는 네 사람이 솥을 향해 손바닥을 붙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
그는 한 가닥 의문이 떠올랐다.
(대체 노야와 이분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단 말인가? )
그것은 커다란 의문이었다.
표리옥의 머리는 차츰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분들은 삼매진화로 솥 속의 무엇인가를 녹이고 있었다. 혹시..... 연단을? )
여기까지 생각한 표리옥은 곧 솥 속을 살펴 보았다.
하나, 솥 속은 비어 있었다.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표리옥의 두 눈 깊은 곳에는 날카로운 빛이 뿜어졌다.
(약 냄새.......! )
그렇다.
솥 속에는 강렬한 영약의 향기가 코를 찔렀던 것이다.
문득,
그의 뇌리에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노야.....
그 분의 말씀이었다.
---일 년의 시일이 필요하다......
---...........
---그 동안 너는 강호경혐을 쌓거라. 전왕의 신화란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
---............
---먼저 인간이 해야할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부는 일 년 동안 너를
전왕으로 만들 준비를 하겠다.
---전왕(戰王)!
---..........!
---이미 준비가 완료되었다. 남은 것은..... 노부의 옛 친구 네 명과 함께 일년 간
최선을 다해서.....
"..........! "
일순,
표리옥은 여기까지 생각하자 머리속이 환해졌다.
(그렇다! )
(노야는 나를 위해 신단을 연단하려 하셨다! )
그는 노야가 십수 년간 천하를 뒤져서 온갖 기약영초를 채집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표리옥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이 분들은 최종적으로 체내의 삼매진화로 영약을 연단 중이셨다. 하나....
최종단계에서 한 명이 배신하고 완성된 신단을 훔쳐간 것이다! )
오오, 무서운 일....
문득, 표리옥은 수(水) 방위를 응시했다.
(이곳에 앉아 있던 자는 이 분들을 암습한 뒤 신단을 훔쳐갔다! )
누구냐?
흉수는.........?
여기까지 생각한 표리옥은 자신의 추리를 확신했다.
다시, 그의 가슴에 비분함이 밀려들었다.
(평생 이 표리옥을 위해 헌신하던 노야께서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다니........ )
그는 노야를 바라보았다.
그가 알기로 노인은 천하제일인이었다.
또한,
무림에서 거의 실전된 조화천문(造化天門)의 최후인이었다.
뿐이랴?
전진(全眞)의 비학을 한 몸에 지니고 있으며,
조화천문의 절공을 담고 있었다.
천하제일인이랄까?
하나, 표리옥은 노야의 정체를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이때,
"........? "
노야를 응시하던 그는 문득 기이함을 느꼈다.
노야는 물론,
나머지 삼인의 기인들........
그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미소가 어려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그 미소 속에는 무엇인가 숭고한 희생을 감내하는 자의 흡족한 의기가 어려 있었다.
어쩌면 암습자를 비웃는 미소 같기도 했으며 또한 표리옥을 향해 미소를 남긴 것
같기도 했다.
"기다렸다. 네가 오기를......! "
마치,
그런 말이 표리옥에게 공명이 되어 울리는 것 같았다.
문득,
표리옥은 한 가지 기이한 점이 떠올랐다.
(이상하다. 아무리 급습을 당했다지만 이 자세 그대로 죽은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쩌면.... 이분들은 죽기 전에 무엇인가를 남겼을지도 모른다. )
여기까지 생각한 표리옥은 눈이 번쩍 빛났다.
(그렇다! )
그의 시선은 사 인의 손바닥으로 향했다.
사인의 손바닥은 솥에 밀착되어 있었다.
표리옥은 한 동안 망설이다가 노야를 향해 삼배를 올렸다.
이어, 그는 삼배를 마친 후,
조심스럽게 노야의 유체에 손을 대었다.
그 순간이었다.
스스스스......
"앗! "
그는 대경실색했다.
노야의 시체에 손이 닿자마자 시신은 가루가 되어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
이때,
넋잃은 그의 눈을 찌르는 강렬한 빛이 있었다.
광채.....
아!
그것은 보주(寶珠)였다.
그것은 시신의 가루 속에서 광채를 발하는 주황색 보주였다.
"원정내단.......! "
표리옥은 놀라 부르짖었다.
그렇다.
주황색의 서기를 흘리고 있는 보주야말로 무림에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는 원정내단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백년 이상의 내력을 지닌 자가 내력을 연공할 때,
일종의 연단법을 취하게 되면 체내에 원정내단이 형성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 원정내단을 취하면 그 자의 공력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가 있었다.
한데.....
노야는 죽기 전에 체내의 원정내단을 남긴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금강불괴지신이 되어 영구히 유체를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야......! "
표리옥은 원정내단을 소중히 받쳐 올리며 콧날이 시큰함을 느꼈다.
노야.....
그는 자신을 위해 유체를 훼손시키면서 자신의 내공정화를 내단으로 남긴 것이었다.
그 뜻을 표리옥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신단을 빼앗겼어도 원정내단은 남긴다!
(........! )
표리옥, 그의 눈은 충혈되었다.
이때,
그는 노야가 장심을 대고 있던 솥의 표면에 깨알같은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이것이다! "
표리옥은 격동하여 부르짖었다.
아아,
그렇다. 솥의 표면,
노야가 남긴 글이 있었다.
죽은 자의 말!
그것이 거기에 있었다.
"........... "
표리옥은 공손히 솥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깨알같이 새겨진 글씨를 읽었다.
<하늘의 돌보심이 있다면 표리옥, 그 아이가 와 이 글을 읽으리라..... >
첫머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노..... 야...... "
표리옥은 눈동자가 뿌여졌다.
노야의 글.....
그것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노부는 우내제일황이었다.
석년에 오인의 초인은 힘을 합하여 전왕의 기재를 키우기에 뜻을 모았다...... >
(우내제일황! 오인의 초인.....! )
표리옥,
그는 너무나 놀라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오인의 초인들.......
오오, 그 얼마나 놀라운 이름인가?
고금 이래로 가장 위대하고 신비하다는 지상최강의 대기인들......
그들은 무신(武神)이었고, 중원무림의 영원한 난공불락이었다.
그리고......
우내제일황!
바로, 오인의 초인 중 일인(一人)......
특히,
우내제일황은 전진문파의 마지막 장교이자 사라진 조화천문의 최대기인이었다.
그는 은연중에 오인의 초인 가운데 중심 인물이 되었다.
그것은 그가 무공 외에도 학문 또한 고금제일이며, 천기(天機)를 볼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한데,
그런데.... 우내제일황이 바로 노야였다니........?
"..........! "
표리옥,
그는 주체할 수 없는 놀라움과 격동을 삭히는데만 한동안 시간을 소비해야했다.
(노야께서 오인의 초인 중 제일인인 우내제일황이셨을 줄이야......! )
하나 이내,
그는 감동을 누르고 다시 솥에 남긴 글을 읽기 시작했다.
<전왕의 기재를 키우려 뜻을 모은 이유는 무림에 거대한 혈겁(血劫)의 조짐이
태동하려는 천기를 읽었기 때문이다.
오인의 초인은 비록 정사(正邪)에 뜻이 달랐으나 모두가 무림이 피에 씻길 것을
염려하는 마음만은 같았다.
그래서, 전왕의 숙명을 품은 한 소년 기재를 찾아 다녔다.
우리는 천하를 주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도 전왕의 기재를 찾았다.
그 아이는 놀랍게도 갓 태어나자 마자 죽은 모친의 시신 옆의 들판에 버려져 있었다. >
(들판에......! )
표리옥은 자신도 모르게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그는 노야의 글에서 말하는 전왕의 기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은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그 후에 안 일이지만 그 아이는 바로 무림제일의 명문가인 천하제일세가의 후손이었다.
당시, 천하제일세가는 너무 강했다.
강했기에 정사무림은 천하제일세가의 가주인 무황천세 표리강혁을 경원했다.
그리고, 결국.......
정사무림은 천하제일세가를 공격했다.
천하제일세가는 그로 인하여 초토화되었다.
오오,
산(山)같은 시체.....
그리고, 혈하만이 흐르는 지옥으로 화한 것이다.
흉수는 정사 모두에 걸쳐 있는 것 같았다. >
"..........! "
부르르......
여기까지 읽은 표리옥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글씨는 급격히 흐려지고 있었다.
<옥아,
너는 불운한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러나,
네게는 천하제일세가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노부는 느꼈다.
그것은 어린 너의 눈빛 속에서 거대한 운명의 역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운명의 아들.....
해서 우리는 너를 선택한 것이다. >
"..........! "
쿠쿵!
표리옥은 가슴이 무엇인가에 부딪쳐 울리는 것을 느꼈다.
(호..... 혹시......! )
<이제서야 밝힌다.
천하제일세가의 마지막 후예이며 전왕의 기재,
그 아이가 바로 너 표리옥이다. >
오오,
쿠----- 앙-------!
표리옥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 그렇다면? )
<전왕의 기재......
네게는 오직 전왕의 기재만이 가질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 있었다.
그것은........ >
"오! "
표리옥은 자신도 모르게 길게 부르짖음을 토했다.
그는 자신의 이마로 손을 가져갔다.
언제나 긴 머리카락에 가려진 채 드러나 보이지 않았던 미간.....
과연, 거기에는 어떤 비밀이 감추어져 있단 말인가?
아느냐?
혈홍사(血紅沙)를........
(혈.... 홍..... 사.......! )
<네가 분노하거나,
네가 완벽한 전왕으로 성숙할 때 전왕의 현상은 나타나리니 그것은 바로 네
미심혈에 나 있는 혈홍사이다. >
---혈홍사!
오직, 전왕의 기재만이 가진 불가사의한 현상......
과연, 그는 실체는 무엇인가?
<그 후,
노부는 너를 이곳 천산의 전왕의 계곡으로 데려와 전왕으로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것은 노부 평생의 염원이자 중원무림의 앞날을 위한 불멸의 대사(大事)였다.
........... >
"...........! "
우내제일황의 글, 계속 이어졌다.
..........
<오인의 초인은 다시 모였다.
우리들은 너를 고금제일의 기재로 만들기 위해 천년신단(千年神丹)을 연단하기로 합의했다.
천년신단은 팔만사천가지 영약을 이백 년 이상의 내공을 지닌 오인(五人)이
천년삼매진화로 태워 연단하는 것으로..... >
............
............
× × ×
아아,
오인의 초인들-------!
그들은 표리옥을 전왕으로 완성하기 위해 천년신단의 연단에 들어갔다.
천기는 대혈겁의 조짐을 알리고 있었다.
미증유의 마겁.....
마침내, 팔만사천가지 영약이 구비되었다.
그들은 석전에 솥을 마련하고 그 속에 영약을 쏟아 부었다.
이어, 그들은 연단지공에 들어갔다.
기간은 일년이었다.
천 년 삼매지공만이 천년신단을 연단할 수 있었다.
표리옥은 그 기간 동안 강호를 주유하고 있었다.
연단은 성공적이었다.
일 년이 다 되기 전 천년신단을 완성되었다.
한데, 그런데...........
오오, 어찌 알았으랴?
오인의 초인 가운데 한 명이 갑자기 독수(毒手)를 뻗은 것이었다.
제 23 장 天魔陰陽傳
오인의 초인들.....
불멸의 오대기인,
그들은 오행의 운행에 따라 내공을 흘렸다.
하나,
그 흐름은 어느 한 명이 틀면 나머지 사인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거나 주화임마에
빠진다.
한데, 한 사람.......
기문왕(奇門王) 자당!
바로, 오인의 초인 중 그가 그 점을 이용했다.
그는 사인을 암습하고 솥 속의 천년신단을 탈취해 간 것이었다.
그는 네 사람의 죽음을 확신하고 유유히 떠나갔다.
하나, 하늘의 도움이었던가?
사인(四人),
그들에게 한 가닥 생명지기 남아 있었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자신들의 진력을 원정내단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솥의 표면에 각자의 평생 절기를 새겨놓았다.
그 후......
그들은 숨을 거둔 것이다.
마침내,
무림의 다섯 하늘 가운데 네 개의 하늘이 사라진 것이었다.
.........
× × ×
"아..........! "
표리옥,
글을 모두 읽고 난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가슴, 감동의 물겨이 몰아치고 있었다.
(나를.... 나 하나를 위해 네 분이 돌아가시다니......! )
자신도 모르게 그이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
표리옥은 문득 몸을 일으키더니 사인을 향해 일일이 구배를 올렸다.
바로, 사도지례가 아닌가?
"제자 표리옥.... 네 분 사부님께 맹세드립니다. 기필코 배신자를 처단하고....
네 분의 염원대로 전왕의 운명을 따르겠습니다! "
아.......!
전왕.......
마침내,
표리옥은 스스로 전왕의 길을 이루리라 맹세했다.
전설과 신화가 예언한 신의 집행자......
전왕!
표리옥,
그는 전왕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표리옥은 문득 한쪽 석벽으로 다가갔다.
그곳의 석벽은 반들거렸다.
석벽 속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졌다.
(...........! )
표리옥은 천천히 이마를 덮은 긴 머리결을 향해 손을 가져갔다.
---운명의 아들이여, 때가 왔도다!
이제 뜻을 세워라1
우내제일황이 남긴 말.....
표리옥은 자신의 이마를 바라보며 전신에 미세한 떨림을 일으켰다.
(아.... 십 칠년 동안... 한 번도 펴보지 못한.... 과연 혈홍사의 비밀은
무엇이란 말인가? )
마침내,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다.
표리옥의 가슴은 마구 진동하고 있었다.
쿠쿠쿵......
난석이 가슴을 마구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이윽고,
그는 머리카락을 천천히 걷어 올렸다.
동시에 진력을 끌어 올렸다.
순간,
"오.......! "
표리옥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길게 토했다.
그의 두 눈은 떠질 수 있는 한계의 그것을 초월하여 크게 떠진 채 자신의
미심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에......
격동의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아, 보라.
미심혈 한 가운데,
불사조(不死鳥).......
마치 환상인 듯,
은은한 불사조의 핏빛 환영이 미심혈로부터 뻗어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살아 있는 듯한 불사조의 현상,
혈홍사!
그렇다.
그것은 바로 오직 전왕의 기재만이 지닌 불가사의한 현상이자 표식이었다.
"혈..... 홍...... 사.....! "
표리옥은 한참만에야 격동하여 부르짖었다.
운명, 그것을 일컬어 운명이라 하는가?
쿠쿵!
폭풍이 분다.
그대하게........
...........
...........
× × ×
음양천자,
그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음(陰)과 양(陽).......
음양(陰陽),
그 말이 희미하듯이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음양인간이었다.
낮에는 남자, 밤에는 여인으로 화한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저주받은 신체 때문에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타인들로부터 숱한 손가락질을 받았다.
병신!
남자도 여자도 아닌 병신..........!
숱한 모욕감과 질시,
그 속에서 그는 세상을 증오하며 성장했다.
마침, 십 오 세가 되었을 때,
그는 우연히 기연을 만났다.
사교의 비전(秘傳)을 얻은 것이었다.
<천마음양전(天魔陰陽傳). >
그 후.....
그는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이용하여 오직 그 만이 익힐 수 있는 음양분심천유공이란
희세비공을 창안해 냈다.
마음을 마음대로 나눌 수 있으며,
여자로....
또는 남자로서 음양을 흠정하며 공력을 무한정으로 익힐 수 있었다.
그 이후....
그는 세상을 복수라도 하듯이 수많은 음행을 저질렀다.
숱한 미남자들과 미녀들이 그의 희생물이 되었다.
한때 그는 전 무림인의 공적이 되어 표류한 적도 있었다.
하나, 그 후........
그는 우연히 우내제일황과 상면했다.
그는 우내제일황을 유혹하려 했으나 도리어 우내제일황의 전진비공과 신공이기에 당했다.
그 이후 그는 색행(色行)을 중지했다.
감화를 받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미지수였다.
음양천자,
그는 오인의 초인 중의 서열에 든 희대의 고인이었다.
음양분심천유공.
환공마금수.
그것이 음양천자가 남긴 두 가지 비학(秘學)이었다.
음양분심천유공,
그것은 두 가지로 나눈다.
양의천의신공.
음의천의신공.
양의천의신공은 일종의 분심술이었다.
마음을 둘로 나누어 동시에 두 가지 말을 할 수가 있는 무림초유의 기공.....
반면,
음의천의신공.......
이 무공은 일종의 으먕방중비기로서,
상대방의 정혈을 흡수하는 비법이었다.
이 역시 무림사상 초유의 방중비기였다.
환공마금수,
그것은 천하에서 오직 음양천자만이 펼칠 수가 있었다.
이유는.....
음양분심천유공이 바탕이 되어야만 펼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좌우 양손으로 각기 다른 절기를 펼칠 수가 있었다.
여기에는 팔공기(八空氣)가 있었다.
천공기(天空氣). 지공기(地空氣). 우공기(宇空氣). 주공기(宙空氣). 건공기.
곤공기. 문공기. 함공기.
..........
........
팔공기!
그것은 환공마금수의 여덟가지 묘걸이었다.
이는 천하의 모든 금제법 중에서 가장 완벽한 금나수법이었다.
표리옥,
그는 솥에 남겨진 음양천자의 이대비학을 모두 파악한 후 내심 감탄을 금치 못하고 말았다.
(아아, 이 사부의 절학은 실로 심오무비하구나. 상상하지도 못할 기학이다.... )
이어, 그는 그날부터 음양천자의 비공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비록, 음양분심천유공은 실전을 행할 수 없었고,
일종의 사공(邪功)이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연마했다.
음양천자------!
불행한 그가 남긴 유학이었기에.....
(.......... )
× × ×
.............
.............
세월
세월은 말없이 흘러갔다.
"......... "
표리옥,
그는 석전에 머무르며 단 한시도 쉬지않고 무공을 연마했다.
그가 이제껏 익힌 무학은 기초에 불과한 것이었다.
오인의 초인......
그들의 무학은 당세 최절정이었다.
제 24 장 하늘의 武學들
표리옥,
그는 세월을 잊었다.
무념무상........
그렇게 날짜는 무심 속에 흘러만 갔다.
............
× × ×
벽라대공(婦大公)!
그는 타고난 신력과 근골의 거인이었다.
성격이 불같이 급하고 과격했다.
본시, 그는 장군부의 서자로 태어났다.
하나,
서자였기에 가문을 이어받지 못한데 불만을 품고 그는 강호무림계로 흘러나왔다.
타고난 신력과 근골, 그리고............
천부적으로 무(武)를 밥먹기 보다 좋아했던 그는 험난한 강호를 헤치면서 점점 급성장했다.
그는 도(刀)를 좋아했다.
따라서 그의 무공은 힘이 바탕을 이루었다.
그의 장법도 웅대무비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무도를 추구하던 그는 무의 한계를 느끼게 했다.
그리하여 그는 은거하여 새로운 무학의 경지를 탐구하게 되었다.
그는 천뢰산(天雷山) 정상에서 밤이고 낮이고 미친 듯이 칼을 휘두르며 광인처럼 날뛰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미친 듯이 도를 휘두를 때,
번-------- 쩍------!
꽈르르르릉.... 꽈꽝!
엄청난 뇌성벽력이 그를 때렸다.
그는 도를 통해 벼락을 맞았다.
일반 사람이라면 숯덩이가 되어 참혹하게 죽었으리라.
하나,그는 살았다.
그것도 엄청난 기연을 얻고 살아난 것이었다.
그는 벽력을 통해 가공할 심법과 도법을 깨달은 것이다.
이름하여......
천뢰심공.
뇌정천황도.
오오,
그것이.....
그를 오인의 초인 중 일인으로 끌어올린 고금미증유의 최강의 패도지학이었다.
천뢰심공은 한 순간 우주가 빚어낸 극강의 뇌전을 이용하여 내공을 연마하는 패도지공이었다.
또한,
뇌정천황도!
이 도법은 무림사상 최강의 도법이었다.
뇌정천황도-------!
제일식,
---마전뢰(魔電雷).
제이식,
---파천벽.
제삼식,
---뇌정천력.
그 삼초의 도법은 그야말로 도법사상 최강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벽라대공.
그는 자신의 비학을 표리옥에게 남겼다.
전왕의 기재를 위해........
..........
...........
제왕검천(帝王劍天)!
일명, 검의 황제(皇帝)......
오오, 무림사상 황제의 칭호를 받은 사람은 금히 드물다.
있다면 오직 일인,
과거......
천년 전 천하무림의 전설적인 대기인,
천년전왕(千年戰王) 무백단현!
바로 그밖에 없었다.
하나,
천년전왕 무백단현,
그는 전설의 인물일 뿐 그런 인물이 실로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검의 황제.....
제왕검천!
그는 검도사상 최강의 인물로 오인의 초인 중 일인에 들었다.
"제왕검천...... 그 앞에서는 검을 논하지 마라! "
"그것은 마치 대해(大海)앞에서 항아리의 물을 기울여 보이는 것과 같다! "
이럴 정도로,
제왕검천의 검학은 천하제일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제왕검천은 황족이라 했다.
하나,
스스로 황궁이 싫어 한 자루 고검을 메고 풍진강호를 표류했다고 한다.
강호를 누빌 때,
그는 이미 신비에 가려진 황궁무고에서 만 권의 경권을 통달했다고 한다.
그 후,
최소한 검에 있어서는 그의 적수가 없었다.
이름도, 나이도 알려지지 않은 채 그는 오직 제왕검천으로 통했다.
제왕검천,
그는 표리옥을 위해 자신이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창안한 검법을 남긴 것이었다.
---검(劍)을 들매 일점의 사기(邪氣)도 품지마라.
사기를 품으면 살검(殺劍)이요. 마검(魔劍)이니.....
진정한 검도의 경지에 이룰 수 없다.
깨끗한 몸과 명경지수같은 마음으로 천(天), 지(地), 인(人)이 일체가 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천검(天劍)이요, 장검이니라.......
제왕검천,
그는 솥에다 초식을 남기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초식이란 검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강한 것은 무너지나, 부드러운 것은 휘어질 줄 안다.......
..............
제왕검천,
그가 남긴 검법의 구결은 오묘불가사의했다.
그것은 형식이 없었다.
다시 말해,
검법이라기 보다 검도(劍道)였다.
절대검류(絶代劍流).
그런 이름이 붙어 있었다.
굳이 따진다면 전삼후삼식으로 나눌 수 있었다.
전삼은 수비 위주요.
후삼은 살검(殺劍)이었다.
여기에는 기수식이 가장 중요했다.
발검하는 자세만 삼천 가지가 있었다.
가장 완벽한 발검술이 가장 완벽한 검술이라는 제왕검천의 지론이다.
"........... "
표리옥,
그는 오인 중 사인의 초인의 무학이 모두 특징이 있다고 느꼈다.
하나,
그 중에서도 그는 제왕검천의 절대검류가 가장 마음에 끌었다.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절대검류에 몰두했다.
세월....
또 다시,
세월은 쉬임없이 흘렀다.
표리옥,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얼굴은 온통 수염이 뒤덮였으며,
입고 있는 백의는 걸레가 되었다.
............
............
× × ×
전진비록.
조화선단경.
그것은 우내제일황이 남긴 무학이었다.
표리옥,
그는 삼인초인들의 무학을 익힌 뒤 마지막으로 우내제일황의 무학을 연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십 칠 년 동안 숱한 무학을 익혀왔다.
하나, 그것은 대부분 상승절학을 익히기 위한 기본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표리옥은 우내제일황보다는 신옹에게로부터 무공을 배웠다.
신옹,
만일 그의 과거를 아는 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깜짝 놀라리라!
사황(邪皇) 신위덕!
오오, 사도무림의 대종사.......
이백 년 전,
그는 천하의 사파를 관장했다.
절대의 힘과, 가공할 사공(邪功) 앞에 천하의 사도무림은 사황 신위덕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사황 신위덕은 흑도무림의 살아있는 신으로 군림했다.
또한, 그는 극히 사악하고 흉폭했다.
사도인들을 규합하여 철마회(鐵魔會)란 맹을 결성하여 강호를 크게 어지럽혔다.
하나, 그는 백 년 전 우내제일황에게 패했다.
약속에 의해 그는 철마회를 해산하고 우내제일황의 하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힘에 굴복했으나,
나이가 들면서 차츰 그는 우내제일황의 인품과 대의함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하여 완전히 새사람이 된 것이었다.
표리옥을 그는 친 혈육 이상으로 보살폈다.
그는 그에게 자신의 절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신옹!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
............
× × ×
"............."
표리옥,
그는 먼저 전진비록부터 익히기 시작했다.
전진교의 비공은 가히 전설적이었다.
과거,
배교의 사술과 흡사했으나 전진기공은 도(道)에 바탕을 둔 것이라 완전히 방향이 틀렸다.
전진비공은 일종의 기환술이었다.
기환술은 기상천외한 것이었다.
돌, 나무, 물, 흙....... 그리고 눈(雪)......... 비(雨).......
자연을 이용한 갖가지 신비한 은형술로부터 시작해서,
대자연의 천기까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용모와 음성을 마음대로 바꾸는 변활술과,
사술(邪術)을 잠재우는 파사기환술!
사람의 심중을 제압하는 제심술!
만금제종술!
천승어린비행공!
등등.......
그야말로 온갖 기상천외한 비법이 기재되어 있었다.
(정말..... 흥미로운 공부다! )
표리옥,
그는 전진비공에 큰 흥미를 느꼈다.
이어, 그는 신들린 듯이 전진비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의 천부적인 자질과 노력은 스승없이도 모든 것을 소화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
.........
조화선단경.
이 비공은,
사라진 전설 속의 문파인 조화천문의 최후비겨이었다.
".......... "
표리옥은 조화선단경을 넘기면서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조화천문의 절학은 대체로 불(佛)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하나, 소림의 불문신공은 외력에 주력한다면,
조화선단경은 거의 내력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내공편.
신법편.
장공편.
크게 나누어 세 편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내공편에는 팔대심공이 기재되어 있었다.
조화선단심법.
창궁무해심공.
전심광어공.
조화신공.
천승만기일향심법.
자비불공.
여래불령기.
항마잠공심.
팔대심공.......
그 하나한의 모양가치가 무궁무궁진했다.
사라진 조화천문의 심법은 소림불공을 능가했다.
...........
...........
신법편(身法篇).
도합 세 가지였다.
천무신영(天武神影).
백팔구불위비,
조화여의신보.
실로
인간의 상상을 절하는 불가사의한 신공절학이었다.
천무신영은 신법을 전개하면 숱한 환영이 나타나 상대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절정신법이었다.
이는 이형환위보다 몇 단계 위였다.
그리고,
백팔구불위비!
이는 십이성에 이르면 백 팔 개의 좌불상이 나타난다.
조화여의신보!
신형이 무형화되는 가공할 보법(步法)이었다.
형체가 사라지니.....
상대는 어찌 그를 이기겠는가?
< 第 3 卷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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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독!
즐감요~^^
즐겁게 열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