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사>
<백발마녀전2> 감상문
1100083 김수동
중국판 <백발마녀전 : 명월천국>은 유가적 색채가 짙은 반면에 홍콩판 <백발마녀전2>는 도가적 색채가 농후하다. 과거 중국의 남방은 도가가, 북방은 유가가 성행했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영화도 그 색을 달리하였다.
먼저 도가사상에 대해 알아보자. 도가사상은 노장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철학사상으로 인간의 현실적 타락과 무지의 근거를 찾아 그것을 척결해 내고, 자연의 실상을 깨달은 참지혜를 통하여 무위(無爲)의 삶을 추구하는 사상 경향을 말한다. 이를 보통 무위자연사상이라고도 한다. 즉, 도가사상은 바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를 말한다. 천지만물은 반드시 그 생성 원리가 있어, 생성·변화·발전·소멸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과정은 특정한 힘이나 작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저절로 그렇게 되고 또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 바로 '자연(自然)'이며, 이렇게 존재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도'의 작용이다.
이러한 '자연'의 원칙에 따라 만물을 대하는 것이 바로 '무위(無爲)'이고, 이는 인위적인 행위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에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인간의 생활 방식도 인위적인 욕망과 지식 등을 떨치고 '무위'에 이르도록 한다면 이상적인 사회가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한편 장자의 사상은 노자의 사상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의 사상은 결국 자연에 순응하고 현실을 벗어나 아무런 인위적 행위를 하지 않는 처세 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상들이 이 영화에 어떻게 묻어났는지 생각해보자. <백발마녀전2>는 탁일항과 연예상을 통해 서로 간의 믿음과 사랑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전달한다.
간략히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탁일항과 연예상은 무림을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이를 위해 연예상은 마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힘든 고난을 겪는다. 그리고 맹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돌아간 탁일항을 맞이하는 건 사부의 죽음이었고, 그 사부를 죽인 장본인이 연예상이라고 제자들이 말한다. 이후 탁일항은 연예상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자기를 믿겠다고 맹세한 탁일항에게 연예상은 분노하여 머리가 백발로 변하고, 그곳에 있던 탁일항을 제외한 8대 문파 제자들을 다 죽이고 만다. 이후 탁일항 곁을 떠난 연예상은 백발마녀라고 불리며 살인귀가 된다. 그 후 10년 뒤 탁일항의 진실한 반성은 연예상의 마음을 녹여 오해가 풀리지만, 둘은 같이 죽음을 맞이하며, 둘의 현실에서의 사랑은 못다 피고 만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믿음'이다. 이는 도가에서도 강조된다. ‘가정에 사랑이 없으면 사막이요, 도가에 믿음이 없으면 허수아비’라는 말이있다. 이에 노자는 "믿음이 부족하면, 믿음을 얻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8대 문파들의 인위적인 욕망은 백발마녀의 분노를 유발하였고, 이에 그들은 패망의 길을 맞이할 뻔한다. 이는 이상적인 인간상 및 사회의 실현을 위해서 인위적 행위를 비판하고 무위의 중요성을 부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