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루소 3절 가사 감상하기
참고하고자 가사번역을 검색했더니, 한 군데(카페 “하늘향기가 머문 작은 정원” 베이스맨, 16.03.15) 충실하더군요. 엉터리 번역이 퍼져있었어요. 충실한 번역은 자신이 바른 번역이라는 근거를 굳이 제시하지 않고 그냥 번역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자세하게 해설하며 감상하고자 한답니다.
2절에서는 카루소가 소녀의 초록색 두 눈을 들여다 보면서 그 눈에 빠져들어 가는 모습을 그리며 끝났었지요. 3절은 여기로부터 계속됩니다. 작가 루카스 달라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우리도 상상해봅시다.
카루소는 세계 최고의 테너이지요. 그 자부심이 대단했겠지요. 그리고 아메리카 밤과 같이 불빛 찬란한 오페라 무대에서 수 없이 많게 주인공을 맡아 노래를 불렀었고, 박수와 환호를 받았지요. 그 영광 또한 대단했겠지요. 그 시절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카루소 자신을 선망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겠지요.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 병마에 시달리며 시골 호텔 방에서 치료하고 있군요. 이제는 노래도 예전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겠지요. 오페라 무대는 다시 설 수 없겠군요. 영광도, 존경과 선망의 눈빛도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졌군요.
그런데 여기 한 소녀의 두 눈빛은 영광의 시절이나 고통스러운 현재에나 변함없군요. 그 눈빛에 서린 마음은 위대한 테너나 그 영광이 아니라 그저 한 인간 카루소에 향한 사랑하는 마음이었어요. 카루소는 새삼 알았어여. 과거 소녀의 그 눈빛 또한 그런 것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카루소는 과거의 영광과 자부심을 벗어버리게 되지요. 이제 인생이란 종말이 있는 것을, 그 앞에 이르러 과거의 그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도 카루소는 테라스에서 소녀와 함께 있었던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겠지요. 인생이 끝에 가까워져간다는 상념일랑 더 이상 하지 않고, 그저 그 순간 행복을 만끽하며 사랑의 노래를 불렀겠군요.
이런 상상을 하며 달라스는 이를 시처럼 노래 가사로 옮겼습니다. 이제 4단원으로 나누어 따라가 봅니다. 해석은 초보답게 하나하나 하렵니다.
Potenza della lirica
dove ogni dramma e' un falso
che con un po' di trucco e con la mimica
puoi diventare un altro
potere : 조동사로 영어의 can ‘--이 가능하다’는 뜻. 능력을 의미하는 potent, posiblity도 유사어지요. la potenza : 힘, 세력
la lirica : 오페라. ogni : 모든. ogni sera(매일 밤), ogni cosa (모든 물건)
이 오페라가 어떤 것이냐 하면(dove), 거기에서 보여주는 모든 드라마는 허구이다(e' un falso)라고 하네요.
허구라는 의미는 che 이하와 같아요. 해석은 “그래서 이렇게 되지요”라고 하는 것이 우리 말의 순서에는 자연스럽지요. con : 영어의 ‘with' , un po' di - 약간의 -. 사전에서는 poco를 찾으세요. il trucco : 메이크업, 화장. la mimica : (무언극에서) 몸짓, 표현
puoi : 조동사 potere의 단수 2인칭형. diventare : 자동사, -이 되다. un alto : 다른 사람
우리 말로 바꾸어보지요. “모든 이야기가 허구인 오페라의 힘은 조그만 화장과 표현만으로도 당신이 다른 사람으로 변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이를 노래가사가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이 고민은 좀 천천히 하기로 합니다.
Ma due occhi che ti guardano
così vicini e veri
ti fanno scordare le parole
confondono i pensieri.
due occhi : 두 눈, guardare : 타동사 , -을 바라보다. guardano는 3인칭 복수형(두 눈). cosi 이렇게나, vicino :형용사, 가까운, 가까이 있는, vicini는 수식할 명사 ‘두 눈’이 복수이므로 복수형으로 어미변화. vero :형용사, 진실된, 참된, veri는 수식할 명사에 맞춰 복수형으로 어미변화.
fare(-을 하다)의 3인칭 복수형 fanno. 영어의 do, make와 같아요. scordare : 잊다. 잊게하다. la parola 말, 대사. le parole는 복수형 confondere 뒤틀다, 엉키게 하다. 혼동시키다. il pensiero 생각, i pensieri 는 복수형
“이렇게 가까이서 진실된 두 눈이 당신을 바라보면”, “당신에게 말들을 잊게 만들고 생각들을 엉키게 한다”
Così diventò tutto piccolo
anche le notti a in America
ti volti e vedi la tua vita
come la scia di un'elica.
tutto : 모두, 전체. piccolo (형) 작은, 어린 (명) 새끼. 어린 아이
divento : diventare(변하다)의 3인칭 원과거형. 1인칭 어미와 같으니 착오 없으시길.
“그래서 모든 것은 조그마해졌다네, 미국에서의 밤들도 또한”, (참 여기서 유의하실 부분, a in America. la in A--가 아니에요)
volti : voltare(자동사, 돌리다, 방향을 바꾸다) (타동사, -을 돌리다, 넘기다)의 2인칭형 “그대에게로 방향을 바꾸어 그대의 인생을 보면(vedi : vedere의 2인칭) 배 지나간 후의 (하얀) 거품일 뿐이야”
Ah si, e' la vita che finisce
ma lui non ci pensò poi tanto
anzi si sentiva felice
e ricominciò il suo canto:
finisce :finire(끝나다, 끝나가다)의 3인칭단수형. “그래, 인생이란 끝나가는거야.”
그러나 이제는 그는 그렇다는 것을(ci) 더 이상(poi) 크게(tanto) 염두에 두지(penso) 않았겠다네(non)
카루소는 진실된 소녀의 두 눈을 마주하며 지난 영광을 물거품처럼 흘러보내고, 소녀와 서로 바라보는 그 순간 느끼는 사랑의 굴레에서 무한한 행복을 느꼈었겠지요. “오히려(anzi) 그는(si) 행복에(felice) 느끼며(sentiva) 다시 그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었다네”
첫댓글 고수가 다 되셨습니다...
고수 알어보는 고수 흔치않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