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친퀘테레 마나롤라 해안가
2024. 4. 1
사무엘기 상권 1장~3장까지!
(사무 1, 7~18)
한나는 울기만 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묵상-
한 남자를 사이에 둔
프닌나와 한나.
그들은 적수 관계였다.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
한나는 대신 자식이
없었고, 프닌나는 여러
자식을 뒀다.
프닌나의 괴롭힘과 무시에
상처를 입은 한나가
울기만 하고 먹지도
않는다.
이에 남편이라는 사람,
하는 말 좀 보소.
"당신에게는 내가 아들
열보다 더 낫지 않소?”
옴마야! 공감능력 제로!
차라리 암말 말고
맛있는거나 사다주지.
자식을 못낳는 여자에
자식이 줄줄이 사탕인
프닌나에 대한 시기질투,
남편마저 뺏길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우울감, 무력증, 근심 등
마음의 병이 어느새
몸의 병으로까지 와서
먹지도 않고 얼굴빛도
어두워진거다.
이른바 불임 콤플렉스.
남편의 위로에도
맘이 풀리지 않자,
한나는 엘리가 있는
성전에 가서 주저않는다.
'한나는 마음이 쓰라려
흐느껴 울면서 주님께
기도하였다.'
불쌍한 한나.
남들은 자식을 턱턱
잘도 낳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냐며
눈물만 뚝뚝뚝!
자식하나 점지해주시면
평생 잘 키워서 주님께
봉헌하겠다고 기도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엘리 사제, 주님께서
당신의 청을 들어주실
것이니 걱정말라며
측은지심 코멘트 한방 날린다.
한나는
'그 길로 가서 음식을 먹었다.
그의 얼굴이 더 이상 전과
같이 어둡지 않았다.
여기서 한나는 밥도
못먹고 얼굴도 어두웠던
우울증 환자에서
주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희망의 여인으로
회복된 모양새다.
얼마나 슬프고 우울하고
근심스런 나날을 보냈을지,
위 문장만 봐도 알겠는거다.
울면서 기도드리며
쓰라린 마음을 다
토해낸 한나의 적나라한
기도방법이, 주님 대전에
상납이 된 것이다.
장차 크게 될 인물은
왜 이렇게 죄다 불임
콤플렉스를 겪게 하신 걸까.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실수 있는 하느님의
능력을 보여주시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정작 당사자에겐
가혹한 기다림의 시간.
그렇게 해서 얻은 귀한
아들이 사무엘이다.
한나가 평생 아들의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서원을 해버렸으니,
시대를 앞서가는
장발의 아티스트일세.
이발소 갈일은 없을듯.
하여튼,
먹지도 못하고 얼굴도
어둡던 여인이,
고상한 기도가 아닌
철푸덕 엎드려서
눈물콧물로 바친
청원기도가 하늘에
닿았다는 것,
한나의 기도가 이 시대,
불임 콤플렉스나
마음의 병이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야곱과 모세와 한나처럼
주님과 맞장뜨는 기도는
예나지금이나 절박할때
바치는 기도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한나의 기도가
나 요세피나의 기도,
내 친구 마리안나의 기도,
친한 언니 세실리아의
기도, 우리 엄마 루치아의
기도 기타등등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되어 주님과 나,
주님과 이웃, 그리고
나와 이웃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를 빌어본다.
이태리 호수도시 꼬모 풍경
첫댓글 묵상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