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달팽이科 Achatinidae (해왕달팽이科)
○ 왕달팽이 : Achatina fulica Bowdich
► 이 명 : 아프리카왕달팽이, 해왕달팽이
► 외국명 : (영) East african land snail, (일) Afurikamaimai (アフリカマイマイ, 阿弗利加蝸牛)
► 형 태 : 성체의 크기는 각경 7~8㎝, 각고 20㎝에 이르는 세계 최대급의 달팽이다. 패각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감기지만 일반적으로는 우선성이다. 패각의 색상은 식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갈색이 많다.
► 설 명 : 야행성으로 낮에는 초지나 숲 가쪽 또는 땅 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이동한다. 움직임이 느린 달팽이의 이미지와 달리 이동 속도는 상당히 빨라서 하룻밤에 50m 이상을 이동한다. 잡식성으로 광범위한 식성을 가져서 거의 모든 식물의 싹, 잎, 줄기, 열매, 씨앗을 먹는다. 그 이외에도 낙엽이나 동물의 시체, 균류 등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먹는다. 또한 거대한 패각을 구성하는 칼슘 성분을 보급하기 위해서 모래와 돌, 때로는 콘크리트마저도 갉아먹는다. 이 밖에 드물게는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특히 농작물 같은 부드러운 식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농업 해충으로 농가에서는 매우 싫어한다. 민달팽이처럼 맥아를 매우 좋아한다.
자웅동체이고 난생이며, 2마리가 만나서 교미한 뒤 두 마리 모두가 산란한다. 교미는 30분~2시간 정도가 걸리며, 한번의 교미로 얻은 정자는 체내에서 2년 정도 저장할 수 있다. 1번의 산란 수는 100~1,000개 이상이며, 이를 약 10일 주기로 반복하는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한다. 성장도 빨리서 부화한 후 반년에서 1년만에 성체로 자란다. 생명력도 강인하고 원산지 아프리카의 환경에 적합하기 때문에 건조에도 강하다. 각구를 덮개로 막고 가면 상태로 들어가서 반년 이상도 버틴다. 다만 저온에 약하다. 성패의 수명은 치설이 닳아서 먹이를 먹을 수 없게 되기까지의 3~5년 정도이다.
광범위한 식성, 강인한 생명력,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왕달팽이의 침입은 생태계에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륙과 격리된 해양의 섬에 있어서는 천적에 무방비인 고유 식물군을 멸종으로 몰아가기까지 한다. 왕성한 식욕으로 인한 1차 피해는 물론이고 본종이 섬에 서식하는 육산 패류의 고유종에게 주는 2차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주로 태평양의 섬에서는 본종을 구제하기 위해서 육식성인 분홍늑대달팽이(Euglandina rosea, 영명 rosy wolfsnail)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왕달팽이는 쳐다보지도 않고 포식하기 쉬운 섬에 서식하는 고유종을 잡아먹어서 각 섬의 육산 패류 고유종은 멸종 위기까지 그 수가 줄었으며, 특히 하와이 제도, 타히티에서는 상당수의 종이 멸종했다. 이는 안일한 생물의 인위적인 이입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실제적인 예가 되고 있다.
본종을 중간 숙주로 삼는 기생충(광동주혈선충)은 인간에게 기생할 경우 호산구성 수막뇌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죽음에 이른다. 신체에 닿거나 기어간 흔적에 접촉하더라도 이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일본에서는 식물방역법에 의해 유해 동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분포 지역에서의 생체 반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본종의 생체 반입은 금지되어 있으며, 미국에서는 국내 이동이라도 엄하게 처벌한다. 한편 외래생물법에서도 생태계 피해 방지 외래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세계 위험 침략적 외래종 리스트 100(IUCN, 2000)에 선정되어 있다.
본종을 키우고 식용과 수출에 이용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프랑스에서도 멸종 직전인 사과달팽이(에스카르고 드 부르고뉴)의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은 인도네시아산의 통조림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 분 포 : 동부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탄자니아 부근의 사바나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주로 인위적으로 이식되어 분포를 넓혀 현재는 동남아시아, 인도양, 태평양 지역의 대륙, 섬(모리셔스, 스리랑카, 하와이 제도, 대만, 타히티 등), 서인도 제도, 카리브해 연안 열대 지방 대부분에 분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