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뿌리문화연구원 최영길 원장, "족보란 집안 인물의 산 역사"
경주 김씨 00공파 족보 연구를 통해 드러나는 의문점
최영길 원장, “문제가 매우 희귀하며 족보의 일관성 결여”
현존 족보들 중 ’83년과 ’91년을 기점으로 주요 내용 대치
사진=▲ 현재 편찬돼 존재하는 모든 ‘경주 김씨 00공파 족보’를 검토·연구한 ‘해동뿌리문화연구원’의 최영길 원장
(경인매일=김준영기자) 족보란 한 가족, 나아가 문중의 인물 중심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서다.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만 알고 있었던 족보가 위·변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준 씨는 (가칭)'경주김씨00공파족보바로세우기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가 족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김씨00공파 족보는 현재 1873년(癸酉譜), 1911년(辛亥譜), 1920년(庚申譜), 1983년(癸亥譜), 1991년(辛未譜), 2014년(甲午譜), 2017년(丁酉譜)에 편찬한 7권이 존재한다.
그런데 일부 족보에서 지난 과거의 기록이 달리 표기되면서 의문은 시작됐다. 역사는 유물의 발견으로 재정립되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족보는 여간해서 기록이 뒤바뀌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김영준 위원장은 평소 갖고 있던 의문을 풀기위해 ‘해동뿌리문화연구원’의 최영길 원장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최근 최영길 원장은 중간 리포트를 내놨다. 최 원장은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은 물론이고 선배 연구가들을 찾아 자문을 구해가며 리포트를 완성했다.
최 원장은 리포트를 통해 ‘경주김씨00공파’ 문중의 족보 편찬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편찬 목적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인터뷰를 통해 문제 제기의 이유를 들여다본다.
Q. 족보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A. 족보(族譜)란 각 성씨(姓氏)에 대한 집안(門中) 인물(人物)들의 산 역사(歷史)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님들께서는 족보를 생명보다 중시하셨다. 왜냐하면, 족보는 추원보본(追遠報本) 정신으로 조상(祖上)의 덕을 추모(追慕)하여 제사(祭祀)를 지내고, 자기(自己)의 태어난 근본(根本)을 잊지 않고 은혜(恩惠)를 갚아야 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님들께서는 전쟁이나 변란이 있을 때, 혹은 집안에 불이 났을 때나 홍수로 침수가 되었을 때, 긴급한 상황이면 족보를 먼저 챙겼다.
그리고 숭조상문(崇祖尙門) 정신으로 조상을 우러러 공경하고 문중(門中)을 위하는 마음이 바탕을 이루고 그만큼 자신의 뿌리에 관한 관심과 자부심이 대단하였다는 증거다.
Q. 족보 편찬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원칙이 있다면
A. 먼저 족보 편찬에 있어서 수단(修單)의 뜻을 알아야 한다. 족보에 기록을 올리려는 각 집안은 단자(單子)를 취합하여 족보를 편찬하는 편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수단이라고 한다. 단자란 족보를 수단하는데 필요한 일정한 서식을 말한다. 단자의 서식에는 수단자의 이름과 돌아가신 분의 휘자, 생몰년, 행적, 학력, 석·박사, 교수, 의사, 직장의 직위 등을 기재하는 서식을 뜻한다.
그리고 족보를 편찬함에 있어서 각 성씨의 집안마다 다소 다름은 있으나 아래와 같은 원칙이 있다.
첫째, 족보를 편찬함에 있어서 대동보(大同譜)는 1세대를 30년으로 보아 30년마다 발행하고, 파보(派譜), 가승(家乘), 세보(世譜) 등은 20년에 한 번씩 발행한다.
둘째, 구보(舊譜)에 입보(入譜)된 인물은 신보(新譜)를 편찬할 때에 새로운 단자수단(單子修單)과 상관없이 자리의 변동에는 변함이 없다. 단, 선조님들의 새로운 기록인 상훈이나 혹은 관직 같은 것 등이 발견되었을 경우 그 자료를 추가 수단한다. 신보를 편찬할 때에 수단을 하지 않았다고 구보에 있는 인물을 편찬자가 마음대로 삭제할 수는 없다. 만약 편찬자 마음대로 삭제를 한다면 그것은 한 집안의 인물들이 모조리 삭제되는 큰 불상사를 초래하게 된다.
셋째, 족보를 자세히 보게 되면 양자(養子)로 출계(出系)되는 경우가 있는데, 양자로 출계된 당사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다시 생가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단 그의 아들이나 후손은 개인적으로 환가(還家)하는 경우는 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고 새 족보를 편찬할 때에 본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면 그 후손들이 모두 자리 이동을 하게 되어 당대에 양자로 들였던 집안의 후대(嗣孫)가 끊기게 되어 크나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빈자리가 생기면 가짜 족보(僞譜)를 만드는 이들이 빈자리에 그 집안의 사람들이 아닌 이들을 계대하여 족보를 발행한다면 그야말로 적손들이 땅을 치며 분통을 터트릴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엉터리 족보(僞譜)를 만들게 되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넷째, 그러므로 족보를 수단할 때에는 각 집안(소문중)의 대표들이 단자의 수단 책임자가 되고 이렇게 수단된 단자와 새로이 입보되는 인원의 수만큼 편찬위원회에서 정한 수단금(修單金)을 납부하여야 한다. 수단금을 납부한 상태를 확인 후 편찬위원들은 각 소문중 수단 대표(종친회장이나 임원)들이 구보를 대조하여 같은 씨족인지를 확인하고, 여러 번 교정을 거친 후 편찬하게 됩니다.
이때 편찬 당시 연락이 되지 않았거나 미쳐 수단을 하지 못한 집안이 있을 경우 구보의 기록만을 그대로 등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신보에 입보를 하지 못한 소종중의 종원들은 편찬위원회에 연락하여 얼마간의 기간을 두고 추보를 편찬할 수도 있다.
Q. 그렇다면 경주 김씨 00공파 족보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A. 족보에서 ‘김진수’라는 분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앞에서 양자로 출계된 당사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다시 생가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김진수’라는 분이 문중 다른 분의 양자로 입보(入譜)한 기록이 1873년(癸酉譜), 1911년(辛亥譜), 1920년(庚申譜)까지 이어지다 갑자기 환가(還家)하여 그 기록이 1983년(癸亥譜)부터 1991년(辛未譜), 2014년(甲午譜), 2017년(丁酉譜)까지 이어졌다.
또한 특이한 점은 1983년(癸亥譜)부터 2017년(丁酉譜)까지 ‘김진수’님의 환가 기록 변경뿐 아니라 네 분의 아드님의 휘자(諱字)가 바뀐 것이다[1子: 김병상(金炳相) → 김병곤(金炳昆), 2子: 김병노(金炳老)공은 그대로, 3子: 김병창(金炳暢) → 김병호(金炳鎬), 4자: 김병구(金炳玖) → 김병효(金炳涍)]. 새로운 기록이 있어서 바뀐 것이라면 그 증거를 내놔야 한다. 여하튼 과거 인물의 휘자(諱字)가 이렇게 대거 개명되는 것은 처음 본다.
이러한 특이한 현상이 1983년(癸亥譜)을 기점을 전후로 여러 곳, 다른 인물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이다.
또한 주목할 만한 새로운 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1991년(辛未譜)이다.
분명 구보에 입보된 인물은 신보를 편찬할 때에 새로운 단자, 수단과 상관없이 자리의 변동에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제적등본에도 나와 있는 인물을 1991년(辛未譜)에 편찬한 족보에서 삭제하고 엉뚱한 인물이 기록된 것이다.
그리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발견된다.
김○○의 자식이 아들 8명에 딸 한 분이 계시다. 그런데 아들 8명의 출생연월을 보면 1953년생, 1957년 4월생, 1957년 7월생, 1960년 2월생, 1960년 3월생, 1962년생, 1964년생, 1972년생이다. 둘째와 셋째가 1957년생인데 생월이 다르고, 또 넷째와 다섯째가 1960년생인데 생월이 다른 것은 해명이 되어야 한다. 최근 인물이기 때문에 가족관계증명서와 대조해 보면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Q. '경주 김씨 00공파’ 족보를 검토한 것에 대한 생각은
A. 우선 이러한 문제점은 매우 희귀하다.
오래된 족보와 최근에 편찬된 족보의 기록이 다르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여기서 ‘왜?’라는 물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은 1983년(癸亥譜)과 1991년(辛未譜)에 편찬한 족보다. 그 안에 해답이 있다. 유독 이 시기에 편찬된 족보에서 위와 같은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그 배경을 찾아낸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만약에 악의적인 의도에서 족보에 오류가 발생했다면 이는 한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문중과 나아가 역사에 큰 오류를 남기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수십 년간 족보를 연구한 저로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경주김씨00공파 족보를 다각도로, 그리고 더욱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최종 결과가 나온다면 족보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고의적인 진실 왜곡이 드러난다면 가담자에 대한 처벌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인터뷰]해동뿌리문화연구원 최영길 원장, "족보란 집안 인물의 산 역사" - 경인매일 - 세력에 타협하지 않는 신문 (kmaeil.com)
첫댓글 청명한 하늘에 따사한 햇볕이 풍요로운 계절임을 알려주는 날
즐겁고 행복한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