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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팔공산!... (동봉 - 비로봉 - 서봉) 언제 : 2020.01.11.(토) 어디로 : 대구 팔공산 누구랑 : "산 그리고 바다" 따라 아내랑 산에 오르며 성공이니 실패니 하는 얘기는 엄홍길씨 처럼 8천미터급 고봉을 오르는 전문 산악인들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지 나같은 쫄때기가 입에 올리기에는 적절치 못할지도 모르지만 제눈에 안경이라고 전봇대에 이빨을 쑤시던지 말던지 나름 의미를 부여하면 그런대로 삶에 윤활유가 되고 추억꺼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해본 말이다. 무슨 얘기냐면 대구 팔공산을 이번에 3번째인데 2010.04.17. (동행!...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동화사에서 갓바위까지 팔공능선 반토막짜리 산행이 오래 오래 기억에 남는데 그 기억의 편린을 잠시 더듬어 본다. 그동안 마음 속으로만 응원했던 000 카페의 대구 팔공산 산행에 처음으로 동행하게 된다.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면서 대구에 살고 있는 모스님에게는 다녀간다고 안부나 전할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었는지 옆자리에 앉은 아내한테 들머리가 어디냐?..날머리가 어디냐?...몇시에 도착하냐?...등등 문자가 가을 바람에 가랑잎 날리듯 어지럽게 오고 간다. 빵과버터 : 모스님이 어떻게 알었대?... 아내 : 뻔하지 뭐유...맹익이가 엠티한데 얘기하니 엠티가 자숙이한데 얘기 했겠지?... 수년전 "한국의 산하" 웹싸이트를 뜨겁게 달구던 맹익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나이나 마나 나보다 20살이나 아래니 사석에서는 막내동생 부리디끼 야, 자, 하지만 공석에서 나는 이 남자를 사부님으로 모신다. 이 남자가 어느날 "몇 년을 가도 콧빼기 한번 못보는데 누부야는 무슨 누부야고 자형은 무신 자형이고?"...라며 아내한테 불퉁맞은 전화를 했단다. 백두 대간 종주는 작년인가 졸업했고 낙동정맥인가 뭐신가를 타더니 이제는 엠티비 싸이클에 홀랑 빠져 가지고서는 지리산 둘레길은 하룻만에 돌아댕기고 무슨 대회만 있다면 쫒아 댕기며 냄비 나부랭이나 프라스틱 바가지를 상품으로 타오는 십여년간 헬스로 다져진 강철체력의 소유자다. 그래 딱 맞다! 오래전에 상영된 영화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수와르체네거 젊었을 때 처럼 몸짱에다 머리도 스포츠 가리로 깍고 댕기는... 딱 그런 남자다. 그렇다고 내가 그 남자의 외모만 보고 사부님으로 짝사랑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남자의 글솜씨는 닳고 닳은 객주집 중노미처럼 걸쭉한 음담패설과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토속어를 종횡무진으로 섞어 매끄럽기 한량없으니 사진 한 장 없는 산행기에 내가 빠져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무시로 아내한테 전화질을 해대는 것이다. 빵과버터 : 내가 아무날 산악회따라 대구 팔공산에 가는데 누부야도 그날은 근무 빠지고 대구에 갈꺼니 산행은 대충 끝네고 쐐주나 일잔 마시면 안되겠나?... 맹익사부 : ???...자형요?...그 날이 토요일 아잉교?...햐?...미치겠네!...그날은 내가 쉴수 없는데예?....5월중에 날 한번 잡아봅시더... 빵과버터 : 자~알헌다!...ㅋㅋㅋ 동화사지구 팔공산 관리사무소 앞에서 모스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갑상선암으로 2년동안 투병생활을 하고도 예전의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완전히 나은게 확실 하구나 싶어 참 다행이다 싶었다!...달포전 안산에서 대학 다니는 딸네미 방 얻어주고 내려가면서 잠시 우리집에 들러 만나기는 했지만 우리 부부를 위해 하루를 몽땅 비우고 마중 나왔으니 친 동기간보다 더 살갑고 고마울 수가 없다. 별유산에서...서대산에서..."한산" 모임에서는 그 넓은 가슴으로 나를 꼬~옥 보듬어 주더니만 오늘은 처음 보는 남정네들이 있어서 내외를 하는 것인지 나하고는 악수만 하고 아내하고는 얼씨구나 끌어 안으며 좋아라 하네?...ㅋㅋㅋ 대장님은 동화사에서 갓바위까지 6시간짜리 산행이라 했다. 자기들이 6시간 산행이면 나는 분명 7시간 산행인데 탈출로는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도 짱구가 아니다. 빵재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내 걸음으로 1시간은 줄일수 있으니 쎔쎔 아닌가?...ㅋㅋㅋ 그렇게 모스님과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나는 그녀를 종종 여두목이라 불렀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늙으막에 내가 산행에 맛을 들인건 순전히 이 여인 때문이었다. 7년전 나는 이때까지 등산이란 것은 할 일 없는 노인네가 소일꺼리 시간 죽이기로 슬슬 걸어다니거나 남편 출근 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낸후 심심한 아줌마들이 끼리끼리 어울려 동네 산이나 사부작 사부작 걸어 댕기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아내가 산악회라는데를 따라 댕기기 시작하더니 "어쩌구 저쩌구 미안해요!..밥 잘 챙겨 드세요"라는 메모를 식탁위에 붙여놓고 산으로 가더니 8시에도 들어오고 9시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하는 남편 저녁밥도 챙겨주지 못하고 산에 쫒아 댕기는 아내는 아내대로 미안하고 죄스러웠을테고 산행을 빨리 끝내고 집에 싸게싸게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걸었을테니 오늘날 아내의 걸음이 그렇게 빨라졌는지도 모르지만?....ㅋㅋㅋ 어쨋든 산악회 산행이라는 것이 어디 그런가?...뒷풀이 한다고 늘어지고 휴게소마다 먹은거 빼낸다고 들리니 아내는 언제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을테지?...그런 아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모스님이 어느날 뜬금없이 전화를 해댔다. "그 영양가치도 없는 테니스는 그만 때려 치우고 부부가 같이 산에 댕기면 참 좋을텐데?..." 사근사근 웃어가면서 하는 애기였지만 나로써는 가슴이 무너지듯 심금을 울리는 천둥번개와 같은 말이었다. 평생을 같이갈 부부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이 걸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것일가?....(지난날 산행기에서 옮겨왔음)
10:04 파계사 (A조 산행 기점) → 10:50 동화시설지구 케이블카 승강장 (B조 산행 기점) → 11:03 신림봉 → 10:35 낙타봉 → 12:24 서봉 갈림길 → 12:38 동봉 → 13:24 비로봉 → 13:46 20분 알바후 서봉 진입로 → 14:06 오도재 → 14:28 서봉 → 14:06 오도재 → 15:01 수태골-동봉 갈림길 → 15:07 케이블카 삼거리 → 15:33 낙타봉 → 16:04 신림봉(케이블카 승강장 소원바위) → 16:23 뒤풀이 식당(5시간 33분 산행 끝)
이번 산행은 A코스 : 동화사지구~비로봉~서봉~마당재~파계봉~파계재~파계사~주차장(12.6km/7시간), B코스 : 동화사지구~케이블카이용~비로봉~서봉~마당재~파계봉~파계사~주차장(6시간)인데 나한테는 B코스도 버겁다고 생각되어 날머리인 파계사에서 절구경이나 하고 어영부영 개길라고 했는데 뜬금없이 정대장님이 옆에 오더니 산행코스를 거꾸로 돌려야겠는데 고문님 생각은 어떠냐고 상의해 온다. 내사 뭐 날머리인 동화사지구에서 케이블카 타고 동봉찍고 비로봉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딱 좋은데 덤으로 서봉까지 갔다 올 수 있는 시간을 벌었으니 그야말로 불감청이 고소원이었더라... 빵과버터 : 내사 뭐 암시랑토 않지만...혹시 나 때문에 코스를 돌리는거 아니유?...ㅋㅋㅋ 정대장님 : ㅋㅋㅋ... 그런건 아니고... 파계사쪽은 뒤풀이할 식당이 마땅치 않아서요...
내사 뭐 거꾸로 타는 산행이니 아무렴 어떠랴 싶어도 육중한 대형버스가 구불부불 파계사 턱밑까지 A조를 올려 주는게 약간 부러웠더라! 뭐여?...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데?...ㅋㅋㅋ 그렇지만 나도 편하게 파계사 구경했으니 "너가 좋으면 나도 좋다!"...
경로왕복 1명, 경로편도 2명!...캄사하요!...ㅋㅋ
앙증맞고 귀여운넘!...손자놈한테 한 대 사다주면 좋아라 할텐데?...ㅋㅋ
신림봉(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바라본 팔공능선을 한프레임에 잡아 넣으면 멋질텐데?...요즘은 게시판 폭에 제한을 두니 옛날처럼 파노라마 사진을 즐기기 어렵다.
서봉(우)쪽에서 파계재쪽의 파노라마다...톱날능선을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무리겠지?...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은 팔공능선!
낙타봉이다.
불사초님은 시간 맞춰 약을 챙겨 드시지만 컨디션은 꽤 괜찮아 보인다.
오도재에서 내려오다 동봉쪽으로 좌틀해서 200메타쯤 올라와 이곳에 이르러야 케이블카를 탈수있다
주상절리 바위
바위에 올라서 아래 경치를 보고 싶은데 선객들은 방 뺄 낌새가 없고...
자칭 조삼모사(朝三暮四) 삼거리다!...동봉 0.3km, 서봉 0.8km 저는 어디부터 올라갔을까요?...ㅋㅋㅋ
가파른 계단의 동봉 오름길
양지바른 명당은 먼저 앉은 놈이 장땡이여!...
염불봉 방향의 바위능선
비로봉 전경
서봉을 바라보며
정말 겨울 날씨가 이래도 되는 것이여?..비로봉 아래 따뜻한 잔디밭에서 극도로 진화된 점심을 먹는다. 이건 점심이 아니고 야전식이여라!..ㅋㅋ
비로봉 인증샷은 전라도 아지매들이 대신해준다.
간식을 먹은후 불사초님은 먼저 서봉으로 갔고 우리 부부는 비로봉 인증하고 내려 오면서 옹벽으로 축대를 쌓은 잔디밭을 지나쳤지만 설마 여기가 서봉가는 진입로 였을줄은 예상치 못했고 더군다나 잔디밭에는 젊은 부부가 간이 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널널하게 즐기고 있으니 휴식장소로 착각하고 말었다. 잠시만 내려가면 당연히 서봉으로 가는 길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계속 내려가다보니 갑자기 조삼모사 삼거리에 있었던 서봉 0.8km의 이정목이 떠올라 급하게 불사초님에게 전화를 한다. 빵과버터 : 불사초님?...지금 어디쯤 계슈? 불사초님 : ??...잔디밭 건너서 지금 암봉에 올라와 빵님 기다리고 있는데요?... 빵과버터 : 시방 바위에 서있는 사람이 불사초님이라고요?...여보!...알바여!...빠꾸야!... 빠꾸!... 아 내 : 에~이!...아까 행인님한테 어디로 왔느냐고 물어 봤어야 했는데?....
결국 귀한 20여분을 알바로 날려 버리고 빽하면서(알바) 잡은 그림이다...팔공산에 대한 지자체의 대접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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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빵오빠 알바하시면서두
큰소리빵ㅡ빵
세분이서. 줄거운산행을 하셰군요.
그간. 몾뵈서. 보고잡네유ㅡㅡ
얼라?...큰바위님이 여기도 오셔유?...
내일 어랑에서 봅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