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 김세은 초등학교 6학년 선생님과의 인터뷰

막상 질문에 답을 하려니까 떨린다.^^ 인터뷰니까 대답은 높임말로 쓸게~~ㅎㅎ 1. 선생님께서 현재 하고 계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염주초등학교에서 안전생활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에 사안을 조사하고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부장교사를 맡게 되면서 담임은 하지 않고 사회와 과학 교담을 하고 있습니다. 2. 선생님께서 이 직업을 선택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이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멋있어보였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것이 어린 눈에 대단해보였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점차 성장하면서 구체적인 장래희망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정한 것은 쉽게 바꾸지 않는 성격이라서 어렸을 때의 꿈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고등학교 때 크고 멋진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때가 아마 저의 미래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했던 때인 것 같아요. 멋진 꿈들 사이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참 소박했어요. 큰 돈을 벌 수도 없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 아주 명예로운 직업도 아니구요. 몇 개월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선생님뿐이겠구나 하는 확신이 생겼어요. 어린 마음에 그런 확신이 들었다는 게 참 신기해요. 그래서 오늘이 있었겠지요? 3.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하기위해서 어떠한 준비과정(요구능력, 학력, 전공, 자격증, 교육훈련기관)을 겪으셨나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교대에 진학해야겠지요? 저는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를 졸업했어요. 교대의 교육과정은 교과내용학, 교과교육학 등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전문 내용 지식을 습득하고 아동발달론 등 초등학생을 이해하기 위한 소양을 기르는 수업을 듣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의 전문 능력을 기르는 거지요.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다른 일들에 비교하면 단순한 편이죠. 교대를 졸업해서 2급정교사자격증을 갖추면 되니까요. 하지만 대학 공부를 하면서 초등학생을 내 제자로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과정이 매우 진지하고 조심스러워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고 생활을 지도하는 직업인으로서의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서의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거든요. 4.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기까지의 준비과정(3번질문)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그런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음... 글쎄요. 대학을 다니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참 다행히도 교육학 관련 공부들이 저의 적성에 잘 맞았고 그래서인지 공부도 참 재미있었어요. 때로는 공부를 하는 과정 속에서 큰 시련을 겪었다면 더 다양한 경험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하지만 분명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은 확실하죠. 아마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대학생활이 즐거웠기 때문에 즐거움으로 모두 상쇄되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4. 선생님께서는 학교졸업 후 첫 직장을 갖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셨는지요? 3번과 4번은 저에게는 긴 대답을 하기는 힘든 질문이네요.^^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에서 4년의 공부를 마친 해에 임용고시를 보았어요. 그리고 바로 그 해에 합격을 해서 교사가 되었어요. 짧지만 직장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여기까지! 5. 귀하께서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어떠한 과정(입직, 이직 또는 전직)을 거치셨습니까? 저에게는 이직이나 전직의 경험은 없어요. 간단하게 첫 발령이 나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적어볼게요. 첫 발령 학교는 광주 시내에 있는 광주중앙초등학교였어요. 한 학년에 한 학급씩 있는 아주 작은 학교였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대부분인 학교라서 마음이 아픈 일도 많고 선생님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도 참 많았답니다. 신규교사가 감당하기에는 아주 많은 업무를 맡아서 힘들기도 했구요. 광주중앙초등학교에서 4년을 근무한 후에 화정동의 염주초등학교로 옮겨왔습니다. 이곳에 온 첫 해(2011년)에 세은이를 만난 그 곳, 6학년 9반의 담임을 맡게 되었지요.^^ 6학년 아이들과 즐거운 한 해를 보낸 다음 해(2012년)에 한국교원대학교 석사과정 파견 시험에 합격해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됩니다. 공부를 마치고 2년 후에 다시 이곳 염주초등학교로 돌아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7.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기쁜 일은 매 순간 순간마다 보람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아주 감격스럽고 보람있었던 일들 꼽기 보다는 수업 시간에 나의 말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 선생님 수업이 재미있어요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런 순간마다 아 이 일을 하기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정말이에요! 하지만.. 하나를 꼭 꼽아야 한다면!^^ 교사가 된 지 2년 째되는 해에 편지를 한 통 받았어요. 발령 첫 해 1학년 담임을 맡았었는데 그 때에 우리 반이었던 아이가 저에게 편지를 쓴 거였어요. 그 아이는 아침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오고, 몸도 잘 씻지 않았고, 겨울에는 홑잠바를 입고 오는 마음이 많이 쓰이는 아이였어요. 가정의 보살핌은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영특하고 예쁜 아이라서 먹을 것도 챙겨주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다주고 했었는데 2학년이 되어서 전학을 간다고 해서 참 아쉽고 안타까웠답니다. 전학을 간 그 아이가 스승의 날에 저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었어요. 꾸깃꾸깃 구겨진 흔적이 있는 편지를 받고 한참을 손에 들고 쳐다보았습니다. 잘 쓰지도 못하는 한글을 길게 글로 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녁밥은 먹고 이걸 쓴 걸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편지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가장 오랫동안 읽은 편지였던 것 같아요. 좋아서^^ 8.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늘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초등학생들은 한 자리에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아요. 그래서 순간 순간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모든 교과의 내용이 재미있는 것들로 구성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어떤 내용은 외우기를 주로 해야 하고 어떤 내용은 선생님의 설명이 주를 이루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경우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행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고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해서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나름 최선을 다해서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했는데 재미라는 요소가 빠져서 아이들과 활발한 학습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에는 많이 힘들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부쩍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많아요. 시대가 변화하면서 다양한 매체에 아이들이 노출되고 이러한 매체들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어요. 우선은 PC방을 다니며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면서 보내는 아이들은 폭력적 성향을 지니고 공부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게임 중독에서 헤어 나와 바깥에서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텐도 학부모님과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도움을 주지 못할 때에는 자괴감마저 느낄 때도 있지요.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매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성인 사이트 등에 접속하는 초등학생의 연령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요. 이러한 부분도 생활지도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들 중 하나이지요. 9. 교사라는 직업생활이 끝나면 노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음..^^ 아직 노후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지는 않아요. 젊다고 생각하고 있나 봐요. ㅎㅎ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하지 못하는 봉사활동들을 아주 야무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특히 영아보호소와 같은 곳에 가서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마 그때는 내 아이도 길러보고, 내 손주도 길러낸 후라서 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10. 귀하께서 이 직업에 종사하시면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첫째, 초등학생의 심리적·신체적 특성을 이해해야해요.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이야기하지요. 그렇다고 아이들의 생각과 말이 어른들과 다르다고 해서 이상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되지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세상 속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해요.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생각을 키울 수 있는 것이랍니다. 둘째, 교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해요.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해야 하므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야 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교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의 1순위는 교과 전문성이지요. 학교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학생이 지적인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아이들이 지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교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교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해요. 셋째, 교사 스스로도 끊임없이 공부해야해요. 공부를 향한 열정 또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 중에 하나지요. 세상은 변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더 빠르게, 더 크게 변화하겠지요.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교사 또한 변해야해요. 이 변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공부랍니다. 학생보다 더 부지런히 공부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하구요. 11. 10번에 답하신 능력들을 계발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10번 대답 안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도 포함이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음...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더 잘 아이들을 이해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2년 동안의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지금은 박사과정에 진학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저에게 교과 전문성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사라는 저의 꿈을 이루어주고 있어요. 지금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선생님^^ 12.선생님께서는 현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맡고 있는 안전생활부장 업무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첫째, 학교폭력 사안을 적법하게 처리하기 위해 관련 법안 및 처리 절차 등에 대한 숙지가 필요해요, 실제로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지요. 어떤 학생도 억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절차를 지키고 법령을 숙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둘째,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교사 연수를 매 해 참여하고 있어요. 변화하는 학생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그 원인을 찾아 우리 학교 학교폭력을 줄이는 것이 제 목표라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셋째, 학생, 학부모님과 상담을 해야 하는 일이 참 많아요. 마음을 읽고 걱정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상담을 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 주로 상담이 이루어지므로 격앙된 마음, 혹은 매우 소극적인 마음으로 오시는 학부모님이 많아요. 이러한 경우에는 저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참 어렵지요, 이러한 경우에 서로의 진심을 전달하고 아픔을 나누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상담을 위한 공부는 매우 중요해요. 13. 이 직업에 종사하시고 계신 분이 바라보실 때 이 직업(분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첫째, 매일 웃을 수 있어요. 매일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을 거예요. 아이들과의 수업 속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있어요. 그 안에서 매 시간 큰 소리로 웃고 있답니다. 둘째,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도 함께 공부한답니다. 끊임없이 연수를 받고 학위 과정을 하고 있구요. 이러한 과정은 교사 스스로를 성장하게 해줘요. 일을 하면서 나도 성장하는 직업. 참 괜찮지요? 셋째, 아이들의 미래를 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교사들은 마음이 여유로워요.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은 현재에 쫓기며 살지 않게 해주는 것 같아요. 넷째, 노화가 속도가 매우 더뎌지는 것 같아요. 지금 저와 같은 나이대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50대를 넘기신 선생님들을 뵈면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보다 매우 젊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매일 아이들과 웃으며 사는 삶이 선생님들을 젊어지게 하는 것 같아요. 다섯째,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겠지요? ^^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14. 이 직업을 선택하고자 하는 저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세은이가 좋아했던 선생님, 내가 존경했던 선생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았으면 좋겠어요. 그 선생님들의 모습 속에는 어린 내가 좋아하고 존경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들어있어요. 그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떠올려 놓으면 어른이 되어 선생님이 된 후에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내가 더욱 꿈으로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줘요. 꿈이 명확한 사람은 더 그 꿈을 위해 노력하게 되고 결국에는 이루게 되니까요.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요. 하지만 공부는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이후에는 내가 살아가게 될 미래를 끊임없이 그려보고 미래 속에 있는 나를 구체화시키는 거예요. 조금 막연해보일 수 있지만 저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이때 꼭 필요한 건 내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죠. 꿈에 대한 신념이 확실하다면 언젠가 그 꿈은 꼭 이루어져요. 내가 기억하는 세은이는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예쁜 제자예요. ‘밝음’은 선생님이 갖추어야 할 아주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행복한 선생님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교대를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도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많은 경험도 쌓았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같은 학교에서 선후배 교사로 만날 날을 꿈꾸고 있을게요. 그 때는 서로에게 호칭이 선생님이 되겠지요?^^ 지금은 추석 연휴 전 날이란다. 지난 주까지 학교 수업 준비와 대학원 과제를 마무리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어. 추석 연휴가 지나면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아주 급하게 글을 썼단다. 글을 쓴 후에 다시 읽어볼 여유가 없어서 그대로 보낼게^^ 혹시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이 있으면 연락줘~ 선생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주어서 고마워~ 오늘이 가장 보람있는 순간인 것 같구나~ 추석 즐겁게 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