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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후 강화·교동지역 민간인 피학살자 위령제가 열린 지난 28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온수리에서 참석한 유가족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3.10.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하루빨리 그날의 진상이 밝혀지고,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지난 28일 한국전쟁 강화지역 민간인 학살 피해자 유족 전윤자(74)씨는 두 돌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이 쓰인 비석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1951년 1·4후퇴가 시작될 무렵 강화와 교동지역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추모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강화군 '사슬재'에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사슬재 추모공원에선 한국전쟁 전후 강화·교동지역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을 기리는 위령제가 열렸다. 이곳엔 학살 피해자 322명의 위패가 마련돼 있다.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으로, 민간인 학살 피해자 유족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해다.
1기(2006~2010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1·4후퇴 전후로 강화 교동도 등에서 군경과 지역특공대가 지역 민간인 430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을 진실로 규명했다. 남편이나 아들 등이 부역자 또는 월북자라는 이유로 부녀자, 노인, 어린아이 등 민간인들이 무차별적으로 희생당했다. 2020년부터는 2기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추가적인 피해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등을 위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 강화 교동지역 민간인 피학살자 위령제가 열린 28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온수리에서 최상구 인천강화유족회 회장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3.10.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가족 부역·월북 이유 무차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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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제에 참여한 유족 방계숙(80)씨는 "추운 겨울밤 군인들에게 참혹한 모습으로 끌려가던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의 마지막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유족회에서 어머니와 동생들의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인천강화유족회 주최로 열린 위령제엔 유족들을 비롯해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윤호상 회장, 진실화해위원회 이상희 비상임이사, 박흥열 강화군의원 등 50여 명이 자리했다.
최태육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장은 "강화·교동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피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시간이 더 흐르더라도 그날을 기억할 수 있도록 추모비 건립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강화유족회 최상구 회장은 "인천시와 강화군으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추모행사, 추모공원 관리 등을 위해 유족회가 사비를 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보훈정책과 관계자는 "(지원비 증액 등) 유족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관련 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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