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杜 | 稿 | 鍾 | 隸 |
막을 두 | 짚 고 | 쇠북 종 | 종 례 |
漆 | 書 | 壁 | 經 |
옻나무 칠 | 글 서 | 벽 벽 | 책 경 |
글씨로는 두백도의 초서와 종요의 예서가 있고, 글로는 과두의 글과 공자의 옛집에서 나온 경서가 있다.
[풀이] 두백도는 후한 때 사람으로 초서를 잘 썼다. 위나라의 종요는 예서를 잘 썼다. 과두라 함은 과두문자를 이르는 말로 먹과 붓이 없던 옛날에 대나무 쪽에 옻칠을 해서 쓴 글자였다. 또한 공자의 경서라 함은 《고문상서》 《논어》 《효경》등을 말하는 것이다.
낙동강 오리알
옛날 우리나라의 과거시험제도에 강급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제도는 다른 과거제도와는 달리 시를 짓는 것이 아니라, 4서 3경을 외게 한 다음 그 뜻을 물어 틀리지 않으면 급제를 시키는 제도였습니다.
4서 3경이란 유교의 경전을 이르는 말인데, 4서는 논어 · 맹자 · 중용· 대학을 말하며, 3경은 시경 · 서경 · 주역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는 과거시험에 급제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다시피 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선비라면 4서 3경을 완전히 외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거의 모두가 백점 만점의 합격 성적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가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해서 정원 이외의 수를 떨어뜨리곤 했습니다.
어느 해의 그 대답하기 힘든 문제가 ‘좌우를 돌아보며 다른 것을 말했다는데 도대체 그 다른 말이 무엇이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답을 못한 수많은 선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경상도 출신 선비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는 시험관의 질문에는 들은 척도 않고, "서생이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오는데, 낙동강 나루에 닿았을 때 오리란 놈이 지나가며 강물 위에 알을 쑥 빠뜨리지 않겠습니까……."하며 천연덕스럽게 딴전을 피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도 한참 동안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입니다.
그러자 시험관은 그만 짜증을 내며 퉁명스럽게 쏘아붙였습니다.
"아니, 묻는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무슨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거요?"
그러자 그 선비는 정중히 대답했습니다.
"좌우를 돌아보며 한 말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시험관들은 그에게 속아 넘어간 것을 알고는 껄껄 웃으며, 그를 합격시켰습니다.
옛날 공자의 경서는 이만큼 중요했던 것입니다.
출처 : 이야기 천자문(김성원 감수, 김문권 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