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은 원래 19세기 영국에서 죄수들에게 중노동을시키기 위해 고안된 고문 기구였다. 1818년 엔지니어 윌리엄 큐빗의 발명품인 이 기구는 열 명에서 스무 명 사이의수감자들이 가로로 눕힌 거대한 원통을 밟아 돌리는 것으로 원래는 곡물을 빻으려 했던 것 같다('treadmill'의 원래 의미가 '디딜방아'에 가깝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냥 수감자들에게 벌을 주는 용도로만 사용되었다(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무의미한 노역이어야 더 큰 고통이 된다는 것을관리자들은깨달았을 것이다). 당시 그림을 보면 지금의 러닝머신보다는 스테퍼stepmill와 비슷해 보인다. 수감자들은 주 5일, 하루 여섯 시간씩 트레드밀에 올라 그 원통을 돌려야 했다. 이들의 하루 운동량은 최대 4267미터 높이의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트레드밀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교정 시설로도수출되었다. 1824년 뉴욕 교도소의 교도관 제임스 하디가 트레드밀이 난폭한 수감자들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기록도 있다.
좁은 공간에서 아무 의미 있는 목적 없이 하루 여섯 시간이나 돌려야 하는, 지루하고 단조로워서 더
공포스러웠던 이 고문 기구는 19세기 말이 되면서 더비인간적인 방향으로 '개량되었다. 트레드밀 사이사이에
투표소처럼 칸막이를 설치해 트레드밀을 밟는 수감자들이 서로 대화조차 나눌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20세기를 이 년 앞둔 1898년에 수감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교도소법이 통과되면서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로부터 오십여 년이 흘러 트레드밀은 심혈관계 환자들의 건강 개선을 위한 의료용 기기로 다시 세상에 나타난다.
그리고 1970년대에 미국의 조깅 붐과 함께 전 세계에 널리 퍼지게 된다. 단순히 교도소라는 환경 때문에 트레드밀이 고문 기구가 된 것은 아니었다.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고된 노역, 스스로 멈출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공포가수감자들을 압도한 것이다. 운동기구가 된 트레드밀 역시 인간에게고통을 부과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어떤 강도로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를 직접 결정할 수 있고, 언제든지 중간에 내려올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 부과하는 고통은 성장과 변화의 동력이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든, 백두대간 종주를 하든, 매일같이 크로스핏 운동을 하든, 끝이 있고 잘 통제되기만 한다면 더 강한 존재로 변화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