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푸동공항에 상해필묵 저를 마중 나온 현대 에쿠스 차량~

공항서 바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공항 버스로 3시간 절강성 항주로 고고씽~

하루종일 물위의 부유물들을 건져 올리며, 수질을 맑게 유지하려는 변화가 왠지 무섭게 느껴집니다. 맑은 중국이라~

버스정류장에 해당 버스가 몇분뒤 도착하는지 m까지 표시해주고 있네요. 중국이 이렇게까지 친절하지 않았는데 뭔가 수상합니다. 버스 차비는 10년전이나 5년전이나 똑같은것 같네요[350원정도]

1차 베이스본부인 중국미술학원. 왼쪽 포르쉐건물 4층이 최박사인 남현이랑[듬직한 서예과후배] 같이 쓰는 숙소랍니다.

마침 학교 전시실에 전시중인 사성수 돈황작품전. 불화책으로만 보던 낯익은 작가선생님과 한컷하고 귀한 도록 20권도 주문하는 행운까지~ 불화책들은 저희 상해필묵에선 인기가 좋거든요.....

시끄러운 일반인들만 주로 만나다가, 이런 분들은 겸손하시고 말씀이 얼마나 나긋나긋 하시던지.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몇일을 더 고생해야 이런 작품하나 똑 떨어진답니다. 정말 사람손으로 그렸을까? 아직도 실제작품에서 전해지는 웅장함과 경외감이 기억납니다.[오히려 동석한 제자들이 얼마나 기고만장해 하던지....]


중국통[通]인 우곤형. 자수성가로 일군 의류공장엔 직원만 200여명이 넘는 막강한 지역유지랍니다. 아직도 얼마나 검소하신지 겪어보지 못한 분들은 아예 말을 하지마세요~ 서예과 출신답게 안체로 직접 회사명을 휘호하신 센스. [인사동 서령필방의 창업자시죠] 반바지 차림으로 밤새 한잔하다 양쪽다리 100방을 모기에게 헌납하고 담날 아침 긴바지 선물 받고 기념으로 한컷 했어요.

흰염소가 반가운게 아니라 양호가 얼마나 반갑던지!!! 우리나라는 잡식에다가 털이 꼬불꼬불한 흑염소 천지라서 [여성들은 피부, 남성들은 정력에 좋다면 무조건]

아랫배 다리사이 털들이 젤 비싸답니다. 아주 부드럽고 천변만화를 부리는 최고급 양호를 위해서 우리도 흰염소 사육을 적극 권장합시다 !

제비, 손자, 닭, 오리, 고양이들이 엉켜사는 민가입니다. 흙바닥엔 각종 똥들이 쉴새없이

원석이 싸답니다. 오지에서의 고생들이 상해필묵의 장점으로 발휘되죠. 해태제과에서 주문한 판인재 원석들 입니다.

집밑에 쌓여 있는 돌들은 모두 벼루를 가공하고 남은 원석들로, 흡현의 집들은 모든 주춧돌들이 바로 벼루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붓공장[?] 민간 수공업으로 나름 분업화되어 있으며, 귀한 털 특히, 긴 족제비털[6cm이상]또는 윤기나는 부드런 100%양호로 만든 붓들은 가격도 엄청 비쌉니다.

주렁주렁 각양각색의 털 붓들이 정겹습니다.


수천만원 어치 모필들 이네요. 양질의 털들은 점점그 가치가 올라가니, 이젠 털들도 업체간 서로 쟁탈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전통 먹공장입니다. 가운데 하얀 심지로 종일 불을 붙여 기름[桐油] 그을음[油煙]을 생성해 냅니다.

아래 사발엔 기름과 심지를, 윗 사발은 약간 옆으로 숨통을 튀워, 온종일 심지에 불을 밝히면 윗시발에 미세한 그을음이 모이는데, 이것이 바로 최고 유연먹의 재료가 탄생하는 것이죠!
이렇게 극소량만 생산하는 특제 진품먹들은 상해필묵에서만 구매 가능하다는 사실

방안가득 3열 횡대로 줄을 세워놓은 기름사발들. 그날 평균 기온이 25도가 넘으면 심지에 불을 놓지 않습니다. 내부 온도가 넘 높아져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날은 28도까지 올라 심지에 불을 붙일 수 없으니, 다행히 내부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 샤터 소리가 그을음에 부드럽게 스며들다 벽면에 부딪히자 "딱" 소리가 나는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대학에서 서예 전공을 했어도 이러한 재료의 역사와 내력을 한번도 접하지 못한 마네킹 수업. 당연히 폐과의 수순을 밟을 밖에.....
지금도 대학 서예과에서는 진적 탁본, 육필 법첩들의 실물이 어디에 소장되어 있는지도 모르니, 당연히 찐땡을 한번도 못 보고 수박 겉 핥다가 어영부영 졸업~[실물을 접하신다면 가슴속 벅찬 감동이 밀려오며, 전공자로서 무언의 책임감이 확 밀려 오지요]

중국의 A급 먹들은 인위적으로 기름을 분사시켜 빠르게 태워서 나온 그을음으로 만들어집니다.

여러 불꽃들이 한꺼번에 토해내는 그을음들~

커다란 기계에서 그을음만 따로 모으는 중이네요.

그 그을음으로 각종 아교와 부재료들을 함께 밀가루 반죽하듯 계속 주무르며 먹틀에 넣는 작업입니다. 반죽시 내부에 최대한 기포가 없게끔 하는게 관건이죠. 양팔의 근육이 이소룡은 저리가라 입니다.

먹틀에서 건조되어 나오면 예쁘게 금.은색으로 상감하여 상품성을 높이고 있는 중입니다. 한치의 번짐도 없이 색을 집어 넣는데, 우리 작가들도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에서 나오는 테크닉적인 장인 정신은 많이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포장 케이스도 하나하나 직접 만드는 섬세함이랄까? 무식함이랄까?

이렇게 장시간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먹들이 휘어지고 갈라지고 난리가 난답니다.


떡가래처럼 둥글고 길게 만든 먹들은 이렇게 널어 건조 시킨답니다.

한국에서 많이들 사용하시는 수제주표 공장입니다. 말이 공장이지 아무런 최신장비도 갖추지 않은 달랑 프라스틱 용기와 휘휘 젓는 대나무 작대기 밖엔 안보이더러구요. 하지만 그 천연 원료와의 배합 비율 등등은 절대 가르쳐주지 않더라구요. 나름 극비의 전통 방법. 사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도 아직 인니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걸 보면, 분명 천기누설의 일급비밀을 간직한 듯.... 피마자 기름과 주사가 산화작용을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주문량 만큼만 생산해내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100%주사인니 입니다. 두손으로 힘겹게 들릴 정도로 보기보다 무게가 엄청나지요. 정말 광물주사일까 늘 찜찜했는데, 속일 수 없는 생산 과정을 낱낱이 보고나니, 상해필묵의 주사인니가 최고임을 자부하겠더라구요~

저울에 무게를 달아서 일일이 덜어 내고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조금 더 넣어는 주지만 담 일정때문에 계속 지켜볼 수도 없고....[혹자는 전화로 인주를 담아 주는 사람이 우곤형 아니냐고 물어오기도 ㅋㅋㅋ]

100%주사인니 적극 권장합니다. 시중의 경면, 광명, 미려인니 등등과는 그 기본기가 틀립니다.

한화 이천칠백만원 금성 금화 금귀갑원석 입니다. 눈높이를 여기에 맞추다보니 웬만한 흡주 노갱 원석들은 예선도 통과 못하고 탈락하지요

일반 택시들 가운데 전기로만 움직이는 전동택시[노란지붕] 입니다. 큰 도시에서는 일반 오토바이도 모두 전동 오토바이.

숙소 앞에서~

마지막날 용수가 운영하는 한국식당 앞에서. 어려울 때마다 나의 수족이 되어준 듬직한 후배님들. 마치 전쟁터에 전우를 남겨두고 혼자 돌아오는것 같아 후배들에게 약간 미안한 맘도 들었다.
첫댓글 사진과 글을보니 생생함이 바로 느껴집니다.
내가 마치 상해와 흡현에 갔다 온 기분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상해공항에 마중나온 에쿠스 녀석이 내가 소장하고 있는 흡주연 대형벼루처럼 보입니다! ^^
잘봤습니다. 현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지네요!
산지를 직접 발로 뛰며, 원재료들을 모두 체크하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이 다른 필방들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실, 사진에 담지 못한 진풍경들이 더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담번엔 저희 상해필묵 회원님들과 같이 탐방해보면 더욱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론 중국이라는 나라를 엄청 동경하는데 (그래서 꼭 한번 가보고는싶은 나란데...)이 친구들이 요즘 동북공정 ..어쩌구 하는 바람에(그렇다고 그렇게 애국자는 아닙니다만..) 에잉~~~!!! 이렇게 김 선생님이 애 써주신 덕분에 눈팅 잘 하고 갑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십시요~~
역사적인 관점이랑 배우거나 혹은 보전해야 하는 관점이랑은 다른거 같네요.
anyway,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