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교육교류연수에 참가한다.
해남읍에서 출발한 전세버스는 4시간이 다 지나 저수지 수상 골프장이 있는 식당에 도착한다.
뜨거운 햇볕 속에 오후엔 왜관초등학교와 대구경북 영어마을을 방문한다.
왜관초등학교는 100대 교육과정 선정에 명품학교라고 하는데
난 교직원들의 수고와 돈만 보여 심드렁하다.
경북영어마을은 영진전문대학에서 위탁 운영하는데, 지자체의 지원으로
학교가 5일 정도 합숙 영어 공부를 한댄다.
학습동 상황실 등을 보며, 외국을 본 뗘 옮겨놓고 외국인을 불러
영어공부를 하는 우리 아이들의 풍경도 어쩌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씁쓸하다. 난 이런 광경을 잘 기록하지 못한다.
다른 시도의 영어마을이 적자로 사라지는 상황에
대학과 협력하여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데 이런 게 다 이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난 뭐라 할지 모르겠다.
영어 공부가 모두에게 그리 중요한지도 잘 모르겠고.
저녁엔 몇 달전 해남에서 본 적이 있는 칠곡관내의 교감들이 동참한다.
식전행사로 작은 학교 합창단(7-8명)이 노래를 부른다. 보기 좋지만 동원되어
대접 받는 거 같아 마냥 편하지는 않다.
이상화 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윤동주의 '쉽게 씌여진 시'를 낭송한다.
그 학생을 지도하신 여선생님이 고정희 시인의 '남도행 14'를 낭송한다.
해남 시인을 선택한 배려가 고맙다.
시 낭송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 정회된 느낌이다.
양 청의 교육장등의 인사말도 깔끔하다.
담당 장학사들의 진행은 갈수록 취기가 묻어오른다.
나도 그럴 것이다. 취해야 흐트러진다? 취하지 않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식사자리는 8시 무렵 일찍 끝나고, 숙소에 짐을 두고 다시 나간다.
2차를 가는 사이 방이 좁아 삼산 강교감과 밖으로 나온다.
담배 피우는 후배들이 물어 맥주집에 간다하니 잠시 후 금방 따라온다.
아침에 눈을 뜨니 6시다. 훤한데 흐리다.
운동하긴 이미 더워진 시각이지만 8시에 아침을 먹는다 했으니 여유가 있다.
낙동강을 찾아 동쪽?으로 가 본다.
헤매이다가 낙동강을 찾는다.
물이 줄어 강 가운데에 모레톱이 드러나고 새 몇 마리가 있다.
강변을 따라 걸으니 큰 다리 아래를 지나고 왜관나루터 비가 서 있다.
칠곡보까지는 포기하고 방으로 돌아와 씻고 밥 먹으러 간다.
첫 일정은 구상문학관이다.
60초반의 남자 해설사가 나와 칠곡군을 간략히 소개하고 안으로 안내한다.
난 구상 시인의 시를 잘 알지 못하는데, 강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고 기억이 되는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저 강에서 할아버지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먼 훗날 나의 후손이 저 강을 볼 것이다.는 뭐 그런 것 같았다.
왜관이 고향이지만 선교교육을 맡은 아버지를 따라 함흥 쪽인가로 가셨다.
북에서도 사시고 남에서 와 왜관에서 20여년을 지내셨댄다.
박정희에게 권력을 그만 내려놓으라 권하기도 했단다.
시인에게 권력이란 똥막대기같은 것일지 모른다.
결핵을 앓은 그를 평생 지켜 준 부인의 이야기도 읽는다.
시인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고집불통이어야 하나?
많은 시집 중 하나를 사고 싶은데 망설이다가 만다.
책명만 적어 인터넷으로 사자고 나오며 나의 얄퍅한 깜냥을 비웃는다.
다시 차를 타고 평화호국원으로 이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