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흥에서 출생.
광주대학교 인문사회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9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1998년 계간 『문학과 사회』여름호 단편소설 당선.
2014년 광주일보문학상 수상.
2018년 송순문학상 수상.
2003년 창작집 『물속의 정원사』 ( 문학과 지성사 ) 출간.
2024년 창작집 『메리 골드』 ( 다인숲 ) 출간.
2020년 산문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 (이덕순출판사) 출간.
2023년 장편소설 『붉은 모란 주머니』 ( 다인숲 ) 출간.
공저 ,『소설로 읽는 한국여성사』(서연비람) 등 출간
전) 장성도서관 독서논술 강사.
현)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설분과 분과장ㆍ편집위원.
책 속으로
■ 김진수 평론가 해설 부분
심연에 가 닿기, 또는 슬픔의 존재론
- 김현주의 작품 세계 / 김진수
소설은 허구야.
인물의 정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내 작품이 모호하다고 하는데
그건 인물의 내면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이지.
- 「붉은, 행간」 에서
1.
“위태로운 행복이 노숙자 같은 불안을 데리고 침실까지 들어 온 것이다”(「붉은, 행간」).
『메리골드』에 실려 있는 소설의 한 문장이다. 대부분이 그렇다. 겉보기로는 지극히 평범한, 심지어는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
일상은 늘 ‘위태로운 행복’ 위에서 간신히 지탱되고 있는 듯하다. 이 위태로운 행복을 권태나 공허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좋다.
그것들은, 비록 애초에는 미세하긴 하지만, 일상에 나 있는 치명적인 하나의 ‘틈’이다. 사실상 일상은 온통 틈투성이긴 하다. 이
일상 속으로 언제든 ‘불안’이 엄습해 들 수 있다는 뜻이겠다. 그리고, 불안은 늘 새로운 동반자를 불러들인다. 불면은 불안의 가
장 좋은 짝패다. 불안이 틈입한 침실에는 불면의 밤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성적인 ‘불면’의 모티프는 김현주
의 작품 세계 전반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학적인 문제적 징후,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의 신경증적 증상의 표현으로 자리
한다. 그러니, 그 ‘틈’은 김현주의 소설 세계로 들어서기 위한 관문으로 놓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틈이기에 그 관문이 그리 넓
지 않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침실’(‘창작의 산실’이라는 의미에서)까지 들어갈 방도는 달리 없어 보인다.
- 해설 부분
■ 책 속으로
〈작가의 말〉
아주 오랫동안 소설로부터 멀리 떠나 있었다. 애증의 연인을 냉정하게 떠나보내듯 돌아섰다. 멀리 떠나 있어도 한동안은 잘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돌아와 순한 자세로 책상 앞에 앉아 소설을 새롭게 고민했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을 모아 두 번째 창작집을 내기까지, 참으로 긴 시간이 흘렀다.
‘작가의 말’을 어떻게 써야 하나. 자크 프레베르의 시 「장례식장에 가는 두 마리 달팽이들」을 떠올린다.
죽은 나뭇잎의 장례식에/두 마리 달팽이가 조문하러 길을 떠난다네/(…) 그들이 길 떠난 시간은/어느 맑은 가을날 저녁이었네/ 그런데 슬프게도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봄이 되었다네
뜬금없이 불러온, 시의 내용을 풀어쓰면 이렇다. 두 마리 달팽이가 가을에 조문을 떠났는데 겨울도 지나고 나뭇잎이 부활한 봄이 되었다. 너무 느린 탓이었다. 실망에 빠진 달팽이들에게 햇님이 말했다. 괜찮다면 여기서 맥주 한 잔 드시고 가시지요, 파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 구경도 하세요. 대신, 침울한 상복은 벗으시고 당신들 삶의 색깔을 다시 찾으세요, 라고. 달팽이 두 마리는 숲의 모든 동물·식물들과 어울리며 놀았다. 때는 벌써 여름! 그들은 건배를 하며 아름다운 밤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나서 달팽이 두 마리는/ 집으로 돌아갔네/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정말 감동했어/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정말 행복했어/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두 마리 달팽이는 조금 비틀비틀/ 하지만 하늘 높은 곳에서/ 달님이 그들을 보살펴주었네
이토록 길게 시를 인용해야만 했다. 프레베르, 그의 시에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람살이의 따뜻함이 들어 있다. 달팽이들의 느린 행로를 따라가면서, 나는 위로를 받으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게 되는, 문학이란 이런 것. 그러니 어찌 소설을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목말랐던 시절 소설이 써지지 않아 자주 넘어질 때 ‘좋은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어 주신, 채희윤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올린다. 얼마나 다행인가. 모든 일에 늦된 내가 이제라도 조금 깨닫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세상을, 사람을, 소설을 앓다가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아름다움의 어원은 ‘앓음다움’. 앓고 난 사람이 보여주는 인간다움이라는 것. 내게 인간다움을 가르쳐 준 소설 쓰기를 사랑한다.
무력한 나의 꿈을 채근해 결국 출간하도록 도와준 다인숲 임성규 선생님, 첫 창작집 『물속의 정원사』를 기억하고 기꺼이 해설을 맡아주신 김진수 선생님, 그리고 ‘하늘 높은 곳’ ‘달님’처럼 보살피며 내 편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담담하게, 『메리골드』의 첫 장을 펼치게 될 독자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들 모두,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나의 힘’이 되어 줄 것을 믿는다.
출판사 서평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소출판사 도약부분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소설집 『메리골드』는 자본주의 체제의 시장(「꿀」)과 조직사회의 권력(「빛의 감옥」, 「아무도 모른다」)을 큰 주제로 삼았다. 이를 미시적인 일상성(「메리골드」)과 예술성(「빅 블루」, 「붉은, 행간」)으로 그렸으며, 신화와 전설을 차용하여 개인(「안개는 어디에서 오는가」)과 사회(「떠도는 영혼의 노래」)의 ‘불안’을 근원적으로 탐구하였다.
1. 붉은, 행간
주인공 그녀는 죽은 남편 K의 유고집 〈중독〉을 소재로 공연을 한다. 그러나 연인 S와의 관계는 또 다른 욕망을 낳고 더욱 갈증을 부른다. 이 소설은 보이지 않는 억압과 욕망, 끝없는 생의 불안을 그렸다.
2. 빅 블루
이 작품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예술가로서 살아가기의 고통을 그렸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소설가의 내면이 죽음 의식과 함께 드러난다.
3. 메리골드
주인공 그녀의 상실과 부재의 트라우마는 신경증적이다. 자신이 전혀 원치 않았던 ‘생의 불안’은 극도의 슬픔과 치유할 수 없는 ‘공허’에 도달한다.
4, 떠도는 영혼의 노래
1980년 5.18 광주의 상처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40여 년의 세월을 의도적으로 망각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현실 속 ‘슬픔’으로 공존하고 있다.
5. 꿀
주인공 그녀는 주식투자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과 주변인은 자신을 ‘돈’으로만 보고 있다. 매일 밤 주식차트를 보며 잠들지 못하는 그녀는, 불안에 시달린다.
6. 빛의 감옥
한 비정규직 여성의 참혹한 현실을 그렸다. 전임원장의 죽음이라는 사건에서 결코 무관할 수 없는 그녀는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직장 내 부조리를 알고 있으나, 그녀는 끝까지 침묵한다.
7.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 19로 진단받은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완벽하게 국가의 관리·통제를 받게 되는 ‘펜데믹 시대’의 불안과 불확실한 미래를 그렸다.
8. 안개는 어디에서 오는가
‘수라도의 할망당 전설’을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은, 버려지고 잊혀진 존재들의 서러움과 불안을 보여준다.
접기
기본정보
ISBN발행(출시)일자쪽수크기총권수
9791198896742 |
2024년 11월 07일 |
188쪽 |
135 * 200 mm판형알림 |
1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