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들은 바쁘다, 잊었다, 귀찮다는 이유로 교통관련법을 지키지 않는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가르쳐준 대로 법을 준수하고 실천하려 노력합니다.”
‘순수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통해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안전지킴이로 나선 최진(42·사진) 경사. 최 경사는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지도계 소속의 외근(사이카) 반장으로, 최근 3년 동안 221회에 걸쳐 12만300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최 경사는 “경찰의 단속과 계몽으로는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지역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각종 교통시설물을 완벽하게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앞세워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경사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안전지킴이 운동을 펼치게 된 동기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교통법규를 어긴 어른들을 단속하면 “봐달라” “운이 없다” “재수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 안타까움을 갖고 있던 중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속보다는 예방적 차원에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판단한 끝에 교육 효과가 뚜렷히 나타날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
최 경사가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생활 주변에서 쉽게 지킬 수 있는 내용들이다.
“부모에게 음주운전을 못하게, 교통신호를 지키게,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교육한다”는 최 경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명예 교통 경찰화하고 있다.
“가정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만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행복하던 가정도 교통사고를 내거나 당하면 가정 파탄이 일어나고 불행해진다”는 말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공감을 나타내며 질서를 지키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고 한다. 최 경사는 시간만 나면 학교를 찾는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내가 먼저 법을 지키고 안전해야 부모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할 수 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교육한다.
최 경사는 지난해 포항지역 25개교 초등학교 교장과 33개교 중·고등학교 교장들에게 교통안전교육 필요성을 브리핑한 뒤 동의를 받아 학생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지난해 6월 2일 포항 흥해공고(761명)를 시작으로 7월 15일 해양과학고(844명)까지, 모두 28개교 2만여명의 중·고생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최 경사가 지난 한해 동안 교통안전교육을 시킨 인원은 농한기 동안 농민 3500명을 대상으로 경운기 사고 예방법 등 교통안전교육과 방송을 통해 어린이 3만명, 중·고생 2만명 등 모두 5만5000여명에 이른다.
각성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최 경사의 한결같은 주장. 이를 위해 2002년에는 월드컵 개최를 맞아 교통안전 관련 내용이 담긴 책받침 10만개를 만들어 초·중·고생들에게 무료로 나눠 줬고, 지난해에는 안전지킴이 알림장을 제작해 포항지역 모든 초·중·고생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1985년 10월 해병대 근무를 마치고 경찰에 투신한 최 경사는 이처럼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4월 경찰청으로부터 자랑스런 경찰관으로 선정됐고 7월에는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했으며, 포항지역에서는 향토청년회 향토봉공상 삼일문화대상 등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