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렴산
웅천역 앞에서 내포막걸리와 식수 하나를 챙겨 21번 국도를 걸어가다 뿌옇게 박무에 가린 하늘을 바라보며 벽동교를 건너서 '뜰마루'식당 뒤의 밭에서 견공들의 환영을 받으며 산으로 들어간다.
잡목들을 헤치며 '약초재배' 경고판들이 서있는 흐릿한 산길을 올라가면 곳곳에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봄철 특유의 흐린 날씨에도 앞에 운봉산이 가깝게 보인다.
곳곳에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진달래들을 보면서 낡은 삼각점(서천408)이 놓여있는 178.2봉을 넘어 왼쪽의 주야3리에서 오는 널찍한 등산로와 만난다.
가파른 임도 길을 타고 '보령잡도리'의 표지기 한 장을 보며 처음으로 주야1리로 갈라지는 곳의 이정표를 지나서 삼각점(서천21/1986재설)과 벤치들이 놓여있는 주렴산(348.4m)으로 올라간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기미독립만세' 기념석을 보면서 벤치에 앉아 막걸리 한 컵으로 피로를 달래고 박무에 가린 장태봉과 서해자락을 기웃거리며 뚜렷한 남 능으로 내려가다 되돌아온다.
▲ 벽동교
▲ 들머리
▲ 암 능에서 바라본 운봉산
▲ 178.2봉 정상
▲ 주야1리 갈림길
▲ 주렴산 정상
▲ 독립만세 기념석
- 동구재
남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길도 없는 급한 암 능을 미끄러져 내려가 가시덤불들이 꽉 차있는 능선을 힘겹게 헤쳐 나가지만 시간만 마냥 흘러 초조해진다.
물오른 찔레나무들을 뚫다 힘이 들어 다시 막걸리를 마시며 쉬고 아미산이 흐릿하게 보이는 암 능 지대를 올라가니 흰색 비닐 끈들이 쳐져있고 조금씩 족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홈통길이 넘어가는 치재를 건너고 잡목들을 헤치며 고목 한그루가 서있는 금반산(x174.9m)을 넘어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석재공장이 있는 21번 국도로 내려선다.
지나온 주렴산줄기를 바라보며 줄줄이 나타나는 묘들을 지나고 편한 우회 길을 따라가다 왼쪽에서 오는 널찍한 임도와 만나 주렴산 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송전탑을 지난다.
임도를 버리고 산으로 붙어, 된비알을 치고 남쪽의 308봉과 월봉산 갈림길로 올라가 죽천님의 표지기 한 장을 보며 북동쪽으로 꺾어 미끄러운 낙엽 길을 떨어져 임도 삼거리에 색동천들이 걸려있는 동구재로 내려간다.
▲ 치재
▲ 금반산 정상
▲ 21국도
▲ 도로에서 바라본 주렴산
▲ 암 능에서 바라본 우각산과 아미산
▲ 동구재
- 장태봉
가정집 같은 용주사를 내려다보며 뚜렷해진 산길을 타고 가파르게 간재고개로 길이 갈라지는 능선으로 붙어 험한 바위지대들을 이리저리 통과해 넓은 무덤 터에 바위들이 놓여있는 장태봉(x365.0m)으로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확 트여서 가야 할 희리산과 문수산이 잘 보이고 주렴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박무 속에 백골산과 월명산 너머로 서해가 흐릿하게만 펼쳐져 아쉬움이 남는다.
바위에 퍼질러 앉아 하산 시간을 헤아리며 막걸리와 마가목주를 마시다가 쭉쭉 미끄러지는 급사면을 조심스레 내려가 묵은 헬기장을 지나서 송전탑으로 올라가면 역시 조망이 트인다.
갈로고개로 이어지는 우회 길을 버리고 346봉으로 올라 남릉으로 꺾어 우려와는 달리 가시덤불도 없는, 널찍하고 완만한 길을 따라가니 음나무들이 군락으로 있는 곳곳의 암 능에서는 백골산 너머로 주렴산에서 장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장태봉이 정면으로 잘 보이는 밤나무밭들을 지나고 261봉을 넘어 넓은 임도를 무심코 따라가다 왼쪽 사면으로 붙어 254봉을 지난 능선으로 올라가면 뚜렷한 산길이 나타난다.
▲ 장태봉 정상
▲ 장채봉에서 바라본 희리산, 문수산과 백골산
▲ 백골산과 월명단맥
▲ 당겨본 희리산
▲ 송전탑에서 바라본 희리단맥
▲ 장태봉에서 간재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 운봉산과 동달산
▲ 과수원에서 당겨본 문수산
▲ 주렴산과 장태봉
▲ 백골산과 주렴산
▲ 동구재와 장태봉
- 문수산
울창한 송림 따라 표고버섯 재배지를 지나서 617번 지방도로를 건너고 무덤가에서 봉림산으로 이어지는 금북기맥의 산줄기를 보면서 막걸리를 마시고 쉬어간다.
넓직한 산길 따라 아무것도 없는 아굴산(x122m)을 넘어 무덤들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시멘트도로로 내려가니 고개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다.
도로를 건너 양쪽으로 길이 뚜렷한 안부를 지나서 간벌 목들이 쌓여있는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이름도 예쁜 꽃뜸산(x167.6m)으로 올라가면 조망은 가려있고 작은 정상판 하나가 붙어있다.
임도로 떨어져 내려가 급한 절개지로 붙어 한동안 고도를 높이며 일반 등산로와 만나서 잡초 무성한 헬기장이 있는 270.7봉으로 올라가니 '작은문수산' 코팅 지 한 장이 반겨준다.
배낭을 벗어두고 남쪽으로 꺾어 잘 나있는 산길 따라 가파른 난간 밧줄지대를 힘겹게 지나 305봉을 넘어 능선에서 700 여 미터 떨어져 있는 문수산(x311.2m)으로 올라가면 무인산불시설과 벤치들이 있고 희리산이 정면으로 모습을 보인다.
▲ 무덤가에서 당겨본 봉림산
▲ 617지방도로
▲ 시멘트도로
▲ 봉림산과 금북기맥
▲ 꽃뜸산 정상
▲ 작은문수산 정상
▲ 문수산 정상
▲ 문수산에서 바라본 희리산
- 희리산
서둘러 헬기장으로 돌아와 반질반질한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 임도를 건너고 다시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가파른 능선을 지나 휴양림으로 등로가 갈라지는 283봉으로 올라가니 '희리산 1km' 이정표가 나타나 기운이 난다.
완만해진 산길 따라 흥림고가가 가로지르는 서부저수지를 바라보며 희리산(326.2m)으로 올라가면 작은 헬기장에 정상석과 일등삼각점(서천11/1984재설)이 놓여있고 금북기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서해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국적인 서부저수지와 서천 일대를 두리번거리다 계속 이어지는, 2km 남은 휴양림 등로를 따라가니 반질반질한 산길 곳곳에는 벤치와 이정표들이 놓여있다.
돌탑들이 서있는 무너진 성터를 지나고 자연스럽게 서쪽으로 꺾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내려가다 휴양림 내부로 이어지는 산길을 버리고 '바다로21'쪽의 마지막 능선을 탄다.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산길을 지나 휴양림 도로로 떨어져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산자락들을 보며 '산천1구마을회관'으로 가 서천 택시를 부르고 연신 독한 마가목주를 벌컥거린다.
첫댓글 왜 이리 봄만 되면 대기가 뿌연지~ ㅠㅠ
생강나무 꽃이 폈네요. 봄은 봄이네요.
저기도 서래야 대단함다. ㅎ
서래야는 서천에서 나는 잘좋은 쌀의 브랜드지요. 박건석씨 고향이 서천입니다.
해발고도 낮고 평범한 산들이라 그런지 생소한 산이름이 많네여ㅎ
주렴산은 구슬을 꿰어 놓은 것 같다는 산이지요. 꽃뜸산은 정말 아름다운 우리말 입니다.
산 이름들은 좋은데 야산수준에 잡목만 가득한...산객을 괴롭히는 넘들ㅠ 그래두 생강나무이 반겨주네요
벌써 꽃들이 많이 폈습니다. 희리산은 근처에서 제일 유명한 산이지요.
희리산은 꼭 가볼려고 생각하고 있는 산입니다.
날씨만 좋았으면 조망도 괜찮을것 같은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봄에는 날이 다 안좋습니다. 일등삼각점도 함 보셔야지요...^^
희리산 조망이 좋을 것 같은데 날씨때문에, 무명봉에 이름붙이고 다니는 박모모씨, 국토지리정보원과 협의하여 정식으로 명명된 산이름만 붙이기를 바랍니다....
전에 오갑산 근처에 갔는데 200미터 낮은봉에 박모님의 "소피아봉" 코팅지가 붙어있더군요. 집에 와서 보니 그 밑에 소피아골프장이 있어서 한참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