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조4세대 러바 (안드로 핵서) 사용기
여는 글
생활체육으로 탁구를 즐기는 일반 동호인들에게 실력의 상승 또는 승급은 정말로 더딘 속도와 애타는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인내의 길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이 바로 용품의 변천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러버의 경우는 스피드 글루가 금지되고부터 그 선택의 기준과 종류가 예전보다 더 복잡해지고 매우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하게 고탄성 고마찰을 자랑하는 일본 러바(다마스사)와 용구의 크기 및 무게 변화 (크기 38미리에서 40미리로, 무게 2.2그램에서 2.7그램으로) 이후 대세를 역전한 독일계열 러버(ESN), 그 외에 특정인들에게만 사용되어지던 중국 러바(고점착) 정도로만 나눌 수 있었습니다만 요즘 출시되는 텐조 4세대 이후 러버에 와서는 그런 경계를 마구 무너뜨리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버터플라이(다마스)는 테너지, 라운델 등 높은 하이텐션 기능을 위해 과거보다 내부 장력을 늘려 마치 독일 라버에 가까운 느낌을 갖게 만들었고, 신형 텐조 4세대인 안드로사의 헥서를 써보니 천연고무여서인지 과거 독일 러버(ESN)라기 보다는 느낌상 일본 러버의 성격이 엄청나게 가미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중국의 신형 러버들도 전통적인 점착성이 아닌 하이텐션 러버들을 더 많이 선보이고 있더군요
오늘은 그 중에서 신형 텐조 4세대로 현재 용품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안드로의 헥서를 위주로 일천한 제 신형 텐조 4세대러버 간단 사용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이 사용기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으며, 순수한 하수의 시각에서 작성한 글임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실험에 사용된 블레이드는 허킹(5겹 합판), 싸이프러스 에스(통판 일펜), 파라독스(카본 반전형)이 사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겉모습과 전반적인 사용감
먼저 탑시트는 천연고무 100% 라는 광고에서 상상하였듯 아주 딴딴한 촉감과 짙고 투박한 빨강색(색감)을 가졌더군요 예전에 투명함을 느낄 수 있었던 텐조3세대 합성고무 러바들과는 극명하게 비교가 되더군요 그리고 귤색 스펀지는 테너지씨리즈를 연상케 할 정도로 기포가 있는 스티로품 같은, 이전과 비교해 아주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한 달 가량을 만져보고 또 마구마구 두껍게 드라이브를 걸어보니 기존의 독일러버(ESN)들 보다 월등히 수명이 길고 심지어는 테너지05보다도 더 긴 수명을 가진 것으로 보여지네요 저도 일반 동호인이다보니 헥서가 일반 하이텐션 러버 수명의 2배 정도는 되는 것 같아 경제적인 면에서 아주 탁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 광고 어디선가 끌림 중시형 러버라는 말을 들었는데 역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특화된 러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이 멈췄다가 나가는 느낌이랄까 블레이드가 공을 잡아 들어주는 느낌이랄까...... 임펙트에 여유가 생기더군요
다만 러버의 무게가 기존 독일식 러버에 비해 조금 무거워졌고, 제가 수성 풀을 잘 건조시키지 못한 탓인지 블레이드의 끝부분과 러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떼어내고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스펀지의 풀 껍데기를 제거할 때 마치 발포 스티로품이 부스러지듯 스펀지 부분 부분이 부서지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처음 러버 부착시에 접착력이 좋은 풀을 사용하거나, 접착시트를 사용하여 수명을 다할 때까지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사용자에 따라 이전에 슬리버나 테너지류의 일본 러버들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유저께서는 한 일주일 정도의 적응기간이 꼭 필요할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역시도 독일계 러버만을 주로 써온터라 처음 일주일은 기존의 익숙했던 러버로 다시 교체하고 싶다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헥서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날카롭게 달라진 드라이브의 탄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초보자에게 안정된 연결과 편한 드라이브감이 글루 내장형 3세대 독일 텐조러버의 최대 장점이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종속이 떨어지고 수비자가 받기에도 편안한, 그저 평이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일명 잘 묻기만 하는 러버) 하지만 텐조 4세대 러버(안드로 헥서)는 강한 그립력의 단단한 천연고무 탑시트와 새로운 돌기구조 덕분인지는 몰라도 종속까지도 살아가는, 내가 날린 드라이브 같지 않고 내가 받아 본 어느 고수의 강력한 한방 드라이브 바로 그것을 내가 멋지게 해내게 하더군요 이건 정말 아마추어의 로망이자 굉장한 감동이었습니다.
둘째로 대상에서 네트 가까이 혹은 낮은 볼을 강한 스핀력으로 예전보다 훨씬 쉽고 안전하게 넘길 수 있더군요 이는 이전 독일 러버(ESN)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일본 러버의 장점을 그대로 잘 살려온 듯 하더군요
셋째로 강하고 긴, 그리고 엄청난 회전과 스핀을 가진 써브구사가 가능해 지더군요 그로인해 반구되는 하회전을 잡아서 편하게 걸어버리거나, 공이 떠서 올 때 한방 스매시를 날릴 기회가 더 많아 생기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아셔야 할 특이한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스매시할 때 타구음이 결코 맑거나 경쾌하지는 않습니다. 거의‘프악’ 하는 소리라고나 할까요 투박하기 이를 데 없지만 굉장히 묵직하게 반구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타구음을 중시하는 동호인의 경우엔 어색해하기도 하더군요
러버와 블레이드와의 궁합찾기
용품을 탓하기에 앞서 실력이 그 우선이 되어야 하겠지만 용품의 궁합, 다시 말해서 블레이드와 러버의 궁합 관계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 제 나름대로 한번 평가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본라켓, 통판라켓, 합판라켓의 순서로 안드로 헥서러버와 블레이드 간의 궁합 순위를 매기고 싶습니다.
요즘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서 시합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테너지05 조합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카본라켓의 경우 뻗어나가는 강한 탄도와 회전력 기술사용의 용이성까지 테너지 05를 월등히 앞선다고 느껴졌는데, 합판블레이드 조합에서는 강한 회전력과 쇼트감, 컨트럴은 만족스러웠으나 뻗어나가는 힘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통판 단판 블레이드에서는 합판과 카본 블레이드 중간정도 느낌이었고 묵직한 드라이브감이 매우 특징적이었습니다.
맺음 글
지금까지 처음 써보는 제 부족한 러버사용기 (텐조4세대 러버, 인드로 헥서)를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1967년에 태어나 40년을 풍미했던 슬라이버처럼 생활체육 탁구 동호인의 한 사람으로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는 러버의 출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마음 설레며 남보다 먼저 그 상품을 구매해 써보곤 합니다.
어떨 때는 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 여정이 저를 매우 흥분시키고 즐거움을 안겨주는 일상이 되고 있답니다.
신형 텐조4세대 러버의 출현이 적어도 이제까지와는 차별되는 제품군의 등장이 될 것이라는 ‘고습도치’님의 말씀에 적극 동의하면서 다른 여러 동호인들께서도 한번쯤 텐조 4세대러버(안드로 헥서)를 써보시기를 적극 추천하면서 제 글을 이만 끝맺을까 합니다.
첫댓글 자세히도 적어주셨군요. 많이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꼭 한번 사용해봐야겠네요.. 사용후기 감사드립니다.
사실 뭐 제가 후기를 쓸 실력은 없지만 그래도 카본라켓에서 정말 좋은 궁합을 보인다고 생각되네여 아마 테너지와 가장 유사한 성격의 독일라바가 아닐까 생각되네여 14:23
잘읽었습니다. 궁금중을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뭘요 읽어주셔서 고맙죠 그리고 티바의 제니우스와는 경도 차이가 있어서인지 유로와 아시아 정도의 차이가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