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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세탁기 구입하기
13년간 우리와 함께했던 세탁기가 수명을 다해 며칠을 아내는 빨래방까지 삼복 더위에 빨래를 가지고 가서 빨래를 해와야 했다. 덥기에 아이들은 날마다 빨래를 내놓는데 세탁기는 고장 나 쓸수가 없고 ...
되도록이면 고쳐 쓰려고 했는데 ~ 수명이 다한 세탁기 !!!
더 잘살려고 하지 말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치있게 살자는 말을 나는 자주 한다. 그래서 조금 덜 벌되 정직하게 성실하게 가치 있게 살려 한다. 그렇게 후반전 아내에게 부탁했다.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직장을 다니니 주님께 맡기고 조금 덜 벌어도 후반전 가치 있게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이 말의 본뜻은 어린이집 교사를 내려놓으라는 말이었다. 아내는 여러 정황속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면서 그렇게 어린이집 교사를 내려놓고 선교회에서 주는 사례비 140만원으로 후반전 삶을 시작했다.
딸의 명의로 구입하며 받은 대출금 이자를 온 가족이 N분의 1로 나누어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정말 쪼들린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기적처럼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
물론 우리는 남들처럼 살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만의 삶을 산다. 그러는 과정에 아내의 헌신과 수고가 늘 많다. 지출이 작은 소담한 식탁과 삶은 결국 아내의 희생이 들어가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 갑자기 일어난 세탁기 소동은 우리의 삶 전체를 흔들었다. 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구입해도 되지만 우리에겐 소동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벌어진 세탁기 구입 대책회의 ~
아내는 최선을 다해 값싼 세탁기의 가격을 쇼핑몰을 통해 알아보며 60만원대의 세탁기를 알아보고 4명의 가족이 15만원씩 부담하면 살 수 있다는 의견을 올렸다. 아들이 첫 번째로 오케이 싸인을 보내고 이어서 나도 오케이 ~ 딸의 대답이 가장 늦다. 하자는 것인지 아닌지 ~ 영 대답이 시원찮다.
이유가 있다. 딸은 꿈을 가지고 월급을 받으면 거의 대부분 저축하고 있다. 그러니 그렇게 갑작스럽게 비용이 나오면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기에 대답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세탁기를 그렇게 구입하기로 암묵적 동의가 되어 아내가 하루 세탁기를 구입하러 가서는 일을 저질렀다. 쇼핑몰에 나온 세탁기는 태국제품이라서 한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구입하니 가격이 20만원이나 더 지불해야 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회의 ~ 5만원씩 추가해야 했다. 모두가 뻔한 재정의 삶에 5만원을 추가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아내가 저지른 일이기에 어찌되었던 남편인 나는 따라주어야 했다.
그런데 흔쾌히 동의하지 않은 딸이 자기 회사와 연관된 곳에서 구입하면 더 큰 것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하며 갈등상황이 벌어졌다. 취소할 수 있는지 물으니 구입하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하려고 새 카드를 발급받아 8만원을 할인받았다고 한다.
아내와 딸 사이에서 이것을 어떻게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가?
두 주장 사이에서 딸의 입장도 중요하다. 성인이 된 딸이 우리 가정의 일들에 함께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기에 그의 의견은 소중하여 꼭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세탁기 구입 책임자는 누가 뭐래도 아내이며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지도자이기에 그의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지지해 주는 일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아내의 의사도 물어보고, 따님의 의사도 물어가면서 돈 없는 목사는 모두를 살리는 길을 찾아내야 했다. 따님이 더욱 가정의 일에 차세대 주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아내로 하여금 지도자로서 권위와 지지를 얻게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어찌 잡을꼬 ~
첫 번째 아내에게 취소를 알아볼 수 있느냐 물었다. 아내는 대답이 없다.
그래서 다시 딸에게 엄마의 입장을 대변하며 세탁기 구입 지도자인 엄마의 의견에 금번에 따르면 어떻겠느냐고 정중히 물었다. 단, 다음번에는 딸의 의견을 미리 상의하여 결정한다는 전제를 달고서 ...
다행히 따님은 흔쾌히 아빠의 중재에 응해 주어 고장난 세탁기는 새로운 세탁기로 은혜롭게 구입되게 되었다.
한 가정에서 세탁기 하나 구입하는데 이토록 많은 사연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런 일련의 사건에 온 가족이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이 실제의 문제에 서로 각자의 일과 입장을 가지고 외면하거나 주장하기만 할 뿐 상의하고 조정하고 타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주 작은 일로 온 가족이 서로의 의견을 내고, 다른 차이들을 서로 용납하고 감싸주며 하나를 이루며 지지해 주는 곳이 가정이 아닐까? 교회든 가정이든 한 사람도 하숙생이 아니라 한 가족이 되어 소중히 지지받는 그런 공동체가 되어가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배운 소중한 레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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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감사해요.
주여~~~
목회자 가정의 물질에 어려움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먹먹합니다~
주님. 살펴주옵소서.
아멘.
아멘 주님의 은혜가운데 서로를 돕고 세우며 함께하니 감사합니다 하늘 소망으로 사역하게 하시니 감사로 영광올립니다
입주한지 12년차되어 세탁기 탈수 기능이 안되어 마침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하소연하니 마침 집에 포장 안뜯은 10키로 통돌이가 있다고 하여 복지로 기증하려던 것을 우리가정이 받아서 감사를 드립니다
가전제품이 12년차가 되니 모든 제품이 신호를 보내고 있네요 기도하며 연구해 보며 생일 찬스를 써야 할지? 아니면 명절 찬스를 써야 할까?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주님께 아뢰야 겠습니다^^
12년차 된 도어락이 누가 절취를 시도하나 싶을 정도로 흔들리고 나사가 빠지고 하여 업체에 전화하여 서비스받으니 단단하고 튼튼해 져서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입니다. 축복합니다.
오래된 글이지만 또 봐도 새론 영감이 듭니다~
우리도 10년전 세탁기 바꾸며 남편과 선택차이로 냉전 되었던때가 있었어요~~
결국 돈과 남녀 성향차이 때문이었지만
그런 과정들 통해 지혜로 어떻게 그걸 풀어가느냐가 관건이었음을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쳇바퀴에서 나오라고 하시네요~
반추에서 용솟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