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짜리 거리연주' 아무도 몰랐다
아주 흥미 있는 영문의 글 ‘HE VIOLINIST’(그 바이올리니스트)를 소개합니다.
이 글은 제가 소속된 '인터넷 글방’에 최병효 외교부 본부 대사가 올린 글로
글쓴이는 최 대사의 외국 친구인 말레시아 외교관(현재 주 스위스 대사)
무하마드 유소프(Mohamad Yusof).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글 입니다.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이와 관련 지난 2007년 4월 8일자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기사를 간단히 소개하면.
“세계적인 음악가 조슈아 벨(Joshua Bell)이 거리의 악사로 변장해
미국 Washington D. C.의 L 'Enfant Plaza역에서 오전 7시51분부터
43분간 30억원을 호가하는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고 모금을 했다.
43분간 1097명의 행인이 지나갔고, 역의 특성상 워싱턴 연방기관의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고의 연주가, 최고의 음악, 최고의 악기로 43분간 연주해 모금된 돈은 얼마였을까?
정확히 32달러 17센트였다…”
한국에서도 공연한 젊은 거장
HE VIOLINIST
a true story
-
a man was playing the violin
at a subway station in washington DC
one cold winter morning at rush hour
he was playing complex bach pieces
as people rushed about ignoring him
-
한 사내가 워싱턴 DC의 전철역에서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다.
몹시 춥던 겨울날 아침 러시아워 때로
사내가 어려운 바흐 곡(曲)을 연주하는 동안
사람들은 듣는 둥 마는 둥 발걸음을 서두를 뿐이다.
a middle aged man stopped for a few second
then hurried along to his appointment
a woman tossed a dollar into his violin case
without stopping and walked quickly away
-
한 중년 남자가 발걸음을 멈추고 몇 초 동안 듣더니
그 역시 약속 때문인지 군중 속에 묻혀버렸고
한 여인은 바이올린 두껑에 1달러를 던지더니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바로 사라졌다.
another man stopped, listening intently
he leaned against the wall
then looked at his watch
and was quickly on his way
-
또 한 사람은 발걸음을 멈추고 열심히 듣더니
벽을 향해 몸을 기댔다.
그러다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three year old boy came next
he stayed the longest, enthralled by the music
his mother dragged him away
he resisted but lost in the end
-
the same thing happened
to three other kids
clinging in vain to their independence
their lives were controlled
by parents who had no time
-
다음번에 등장한 건 세살 박이 어린애였는데,
제일 오래 머물렀고 음악에도 취했다.
엄마의 재촉마저 몇 차례 뿌리쳤으나
막판엔 어머니 손에 끌려 사라져버렸다.
거리의 악사
in the 45 minutes the violinist played
only six people stopped to listen for a while
four children were dragged by their mothers
twenty gave money, then walked away quickly
he collected $32 in all
-
그 바이올리니스트가 45분간 연주하는 동안
잠시나마 발걸음을 멈췄던 행인은 겨우 여섯,
네 명의 아이들은 엄마 손에 끌려 자리를 떴고,
스무 명이 돈을 적선 후 총총히 사라졌다.
모금한 돈은 32달러.
when he finished playing
there was a deafening silence
the rush hour had ended
no one noticed him, no one applauded
he walked away, feeling happy
-
바이올린 연주를 마치자
먹먹한 침묵이 밀어닥치며
러시아워도 끝났다.
누구 한 사람 그를 지켜보지도, 박수치지도 않았다.
그는 (그러나) 행복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no one knew he was joshua bell
one of the best musicians in the world
playing one of the most intricate pieces
with a violin worth 3.5 million dollars
-
그 거리의 악사가 바로 당대 세계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싯가 3백 50만 달러짜리 바이올린을 가지고
최고로 난해한 곡을 연주했는데도-
two days before his subway concert
he performed at a boston theater
where seats averaged $100 each
the tickets were all sold out
-
전철역 연주가 있기 이틀 전
그가 보스턴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가졌을 때
입장료는 평균 1백 달러,
티켓은 완전 매진이었다.
joshua bell playing incognito in a subway station
was organized by the washington post
as part of a social experiment
about perception, taste and priorities of people
-
익명으로 치러진 조슈아 벨의 전철역 연주는
(실은) 저명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시민들의 (예술적)감각과 취향,
우선순위에 관한 사회적 실험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특집기획이었다.
one conclusion was -
at the ʽwrongʼ place at the ʽwrongʼ time
beauty is unseen, we are blinded by tasks
the same beauty that awes a crowd
grappling for a seat and paying a fortune
-
얻어진 결론은 이렇다-
'그른' 장소, '그른' 시간에
아름다움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일에 매달리다 보면 사람들은 장님이 되고.
자리에 연연하거나 돈 버는데 급급한 대중일수록
그 아름다움을 마찬가지로 두려워 한다는 점이다.
how many times do we fail to see
what children see so clearly
because we have too many promises to keep
then we regain our vision back momentarily
at the ʽrightʼ place at the ʽrightʼ time
-
어린 애들한테는 그토록 분명한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못 보던가!
우리에게 지켜야 할 약속이 너무도 많은 탓이다.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이따금
'옳은' 장소, '옳은'시간으로 되돌려야 한다.
what is right and wrong are mere perceptions
the heart is often controlled by circumstance
spaghetti at a street joint can taste better
than at a five star place but we do not know it
we become blind when the mind takes over the heart
-
그렇다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그거야 단순하다.
우리 정서나 감성은 주위환경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길거리 싸구려집에서 먹는 스파게티 맛이
별 다섯 달린 호텔의 스파게티 보다 훨씬 맛있다는 걸 우리는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이성이 감성을 장악하면 우리는 대번에 장님이 되고 마는 것이다.
- 무하마드 유소프 기(記)
첫댓글 뭔가 생각케 해주는 글 잘 보고가네..몸조리 잘 하시게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이 기사를 보고 서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했다고 하네.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바이올리니스트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45분간 연주해 1만 6천 900원을 벌었다는군. 이날 이벤트를 알아보는 사람은 딱 세 명 있었다나...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써 거리공연이나 거리음악회가 활성화 되었음 하는 바램인데 ..그런일이 있었다니 안타깝습니다...^^..우리나라도 지하철 예술무대가 생겼고..오카리나연주도 하고있는 팀이있는데..지나가는 행인들이나 연주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음악을 즐길수있는 마음의 풍요로움이 넘쳐나길 바랄뿐입니다..^^...맹선생님 퇴원하고 오셔서 좋은글 많이 올려주시니 넘 감사해요~^^*
아주 오래전 체코의 프라하에서 거리연주를 하시던 많은 분들이 생각이 나네요. 아름답고 수준높은 음악을 거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기쁨에 한참 동안 거리에서 감상을 했엇지요. 무대에서 보는 연주회도 거리에서 연주하는 연주회도 나름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곳은 지방이라 거리 연주를 볼 기회가 거의 없지만 .... 비싸야만 가치가 있다는 가식의 선입견을 정말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