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욕구 : 절박 or 잔혹
소금은 생존의 절대 요소 : 몸에 필요한 것을 잘느껴야 잘산다 - 소금 : 섭취량과 권장량 - 소금의 역할 : 음식이 맛이 없는 것은 소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소금의 역할 : 짠맛, 이취억제, 단맛 상승 - 소금의 역사
거대한 댐 벽에 검은 점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야생 염소’들이다. 염소들이 이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댐 벽에 붙어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소금’ 때문이다. 댐 벽에 말라붙어 있는 소금을 핥아 먹기 위해서인 것. 이들이 소금을 먹기 위해서 기어오르고 있는 댐은 이탈리아 북부의 안트로나 계곡에 위치한 ‘친지노 댐’으로 경사는 수직에 가까우며, 높이는 50m가량이다.
모든 동물은, 나트륨(Na)이 생명에 필요한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나트륨은 모든 뭍에 사는 짐승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분이다. 나트륨은 오줌이나 땀으로 배설되므로 끊임없이 보충하지 않으면 안된다. 초식동물은 나트륨 부족에 빠지기 쉬우므로 소금에의 갈망이 대단히 강해서 소금을 얻기 위해선 죽음조차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사냥꾼들은 짐승들을 총 쏘기 좋은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 소금 덩어리를 이용하거나 천연의 소금이 쌓여있는 곳 부근에서 짐승을 기다리기도 한다.
초식동물은 늪이나 습지나 강가의 수초를 찾는다. 수초에는 육상식물보다 많은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뿔소 코뿔소의 뒤뿔은 33- 41Cm정도로 주로 소금을 얻기 위하여 땅을 파는데 사용한다 개미 바다 가까이 사는 개미는 설탕을 좋아하고 바다에 멀리 떨어져 사는 개미는 설탕보다 소금을 좋아한다 코끼리 케냐 서부의 엘르곤산의 표고 2,400m 등성이에는 코끼리가 소금을 얻기 위해 여러 세대(世代)에 걸쳐 파헤쳐 온 동굴이 있다. 과거 200만 년에 걸쳐 500만ℓ의 바위를 파냈다고 하는데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매우 위험한 길을 거처야 한다. 북극곰 바다표범등을 먹으면서 소금을 취하는데 바다 표범이 없는 계절엔 소금을 보충하기 위해 해조를 즐겨 먹는다 나비 수천 마리의 나비가 코끼리의 등에 앉아 코끼리의 피부에 배어있는 소금기를 핥는다. 고릴라 : 고릴라가 썩은 나무를 먹어서 필요한 나트륨(Na)의 95% 이상을 얻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자는 내장을 먼저 먹는다 알래스카에선 육식동물인 북극곰조차 바다표범이 없는 계절엔 해조를 즐겨 먹는다. 그들이 찾는 것은 소금기이다. 라테(실험용 흰쥐)는 몸 속의 염분농도가 떨어지면 소금이 맛좋게 느껴지고, 이것이 동기가 되어 소금을 찾게 된다고 한다.
초식개미, 나트륨 섭취 위해 소금 선호… 육식개미는 설탕 개미들에게 소금과 설탕을 흡수시킨 솜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특히 바닷가에서 100km 상당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개미들은 소금솜에 보다 관심을 보여, 설탕보다 소금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금을 좋아하던 개미들은 주로 식물을 먹고사는 개미들이었다. 육식을 먹는 개미들은 먹이에서 소금기를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덜하다.
아프리카에선 아프리카 물소가 소금기 있는 바위를 핥거나 곁에 있는 물소의 땀까지 핥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중앙 아프리카의 비가 오지 않는 건기(乾期)에는 수천 마리의 나비가 코끼리의 등에 앉아 코끼리의 피부에 배어있는 소금기를 핥는다. 그러나 땀만이 유일한 염분 공급원이 아니다. 많은 짐승은 소금기가 있는 오줌을 열심히 핥는다.
코끼리는 대량의 나트륨을 필요로 한다. 케냐 서부의 휴화산(休火山)인 엘르곤산의 표고 2,400m 등성이에는 코끼리가 여러 세대(世代)에 걸쳐 파헤쳐 온 동굴이 있다. 그들이 과거 200만 년에 걸쳐 500만ℓ의 바위를 파냈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 동굴에 도착하기 위해선 여러 개의 크레바스(Crevasse 빙하의 갈라진 틈)를 넘어 가파르고 위험한 길을 더듬어 갈 수밖에 없다. 다른 포식자(捕食者)의 접근을 가로막는 잇점(利点)은 있지만 그 험한 길을 정기적으로 오간다. 도착하기 전에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짐승의 뼈가 흩어져 있어 그 길이 얼마나 난(難)코스인가를 말해준다. 왜 코끼리는 목숨을 걸고 동굴을 찾아갈까? 우기(雨期)가 끝날 무렵,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랄 때쯤 코끼리의 무리는 밤마다 그 동굴을 찾아간다. 그들은 민감한 코로 장애물을 젖히고 일렬종대가 되어 동굴 속을 걸어 들어간다. 천정이 얕은 터널을 조심스럽게 지나 굴 속의 큰 못가를 돌아, 목표물인 바위를 찾아내면 길고 힘센 코로 바위덩어리를 파내어 거대한 어금니로 부수어서 먹는다. 몇 시간에 걸쳐 먹는다. 코끼리가 즐기는 것은 바위덩어리뿐만 아니라 미네럴이 듬뿍 녹아있는 동굴 속의 물을 그들은 실컷 마신다. 그곳을 찾아오는 동물가족은 코끼리 외에 아프리카 물소, 원숭이 떼, 호랑이, 새들도 있다. 생물학자 이안 레드몬드는 그 동굴 속의 바위에는 코끼리가 평소에 먹는 식물보다 100배나 많은 나트륨이 들어있으며, 칼슘이나 마그네슘도 아주 풍부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동굴 속의 바위에서 발견되는 나트륨은 약제사들이 옛날부터 강력한 하제(下劑-설사가 나게 하는 약)로 사용하던 유화(硫化)나트륨이다. 그렇다면 코끼리를 비롯한 짐승들은 설사를 하기 위해 유화나트륨을 함유한 바위들을 씹어먹고 핥았을까? 놀랄 것은 없다. 나무들이 한창 뻗어나는 계절에 코끼리의 동굴 방문이 잦았다는 사실은 나트륨 섭취 외에 몸 속의 어떤 이상을 고치기 위해 바위동굴을 찾아가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수많은 나무들의 갖가지 잎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들은 식물들이 자기방어용으로 잎과 가지 속에 감추어 놓은 2차 화합물 독소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므로, 식물에서 몸 속으로 들어온 이물질(독소)을 배설하기 위해 유화나트륨이 필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트륨도 섭취하고 병도 고치기 위해서 말이다.
-- 어린 빌리는 소금을 먹기 시작했다. 그는 항상 음식에 소금을 많이 넣는 것을 좋아했고, 결국 그의 욕구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소금 한 통이 며칠 만에 사라지는 것을 발견한 그의 어머니는 어느 날 부엌에서 뭔가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소금, 순수한 소금이었다. 그녀는 소금통을 빌리의 손이 닿지 않는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빌리는 “엄마, 그러지 마세요, 나는 소금을 먹어야 해요.”라고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부엌에서 쿵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가보니 빌 리가 소금을 꺼내려다 의자와 쓰러진 것이다. 빌리는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 나는 소금을 머고 싶어요! 소금 줘요!” 그녀는 소금을 줄 수밖에 없었고, 빌리는 소금을 열심히 먹었다. 결국 빌리를 병원에 입원시켰다. 빌리가 애처롭게 울면서 소금을 요청했지만, 병원은 통상 아이들이 섭취하는 만큼만 주었고 계속 소금을 찾는 빌리의 방은 잠겼다. 불행히도 빌리가 소금을 그렇게 찾는 이유를 검사하기도 전에 빌리는 죽고 말았다. 빌리가 그렇게 소금을 찾은 이유는 알도스테론의 분비가 안되서였다. 알도스테론이 없자 신장에서 소금을 재흡수 하지 않고 과도한 양을 배설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혈액속의 소금이 부족하여 빌리는 그렇게 소금을 갈구한 것이다.
사람도 원시시대 때는 새나 물고기, 다른 동물을 잡아먹음으로써 체내에 소금의 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곳에 정착하여 농경생활을 하게 되자 동물을 쫓아다니며 사냥하지 않고도 소금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소금을 쉽게 얻을 수 있던 해안, 소금호수 또는 바위소금인 암염이 있는 곳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다. 소금이 없는 산간이나 내륙에 살던 사람들은 사냥물이나 농산물을 소금과 바꾸기 위해 이 지역에 모여들었다. 교역의 중심지, 그 곳에 오고가기 위한 교역로가 발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지명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 곳들이 있다. 동화에서 성서에 이르기까지, 스웨덴 전설에서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전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사회에는 소금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소금은 의식과 의례에 사용되고 있고 환대와 행운을 상징하고 악령과 불운을 막아 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금이 인류문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은 우리가 쓰는 언어에서도 알 수 있다. 급료를 의미하는 salary라는 말은 로마 병사들이 급료로 소금을 받은 데서 유래했다. 샐러드(salad, 원래 샐러드는 소금만 친것이었다), 소스(sauce)와 살사(salsa), 소시지와 살라미(salami) 같은 말들도 모두 소금을 의미하는 라틴어(sal)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카니발리즘”(Cannibalism)이란,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든 풍습(風習)을 말한다. 카리브-해의 섬들에 살고 있던 원주민인 “카리브족”의 식인습관을 본 스페인사람들이 붙여준 것으로 여겨진다. “카니발리즘”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행해졌는데, 대부분은 적도 가까운 더운 지역이지 추운지역에서는 식인풍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열대와 같은 땀을 많이 흘리는 지역에서는 체내에서의 염분이 배출되기 때문에, 염분의 보급이 필요하다. 그래서 염분을 보급하기 위해서 식인풍습이 행해진 것이 아닐까? 라고 여기는 과학자도 있다. 인간의 신체에는, 약 200g 정도의 염분이 함유되어 있다. 소금이 있는 줄 모르고, 일상의 식사에서 거의 식염을 섭취하지 않는 남미의 “야노마노”족이, 죽은 자의 뼈를 가루로 만들어 수프와 바나나주스에 섞어 마시는 풍습이 있다. 종교적 의식으로서 행해지고 있지만, 실리적인 측면에서는 일종의 식염보급 행위다. 1인분(70kg)의 뼈 가루에는, 나트륨이 약 40g, 식염으로 환산하면 약 90g, 이것은 수십 명이 넘는 사람이 식염 결핍으로부터 해방된다. 마사이와 부루 족에게는 식인풍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소를 길러, 그 혈액과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있어서, 그 속에는 풍부하게 식염이 함유 되어있기 때문이다. 콩고의 식인풍습에 대하여, 그 북방에 위치한 티메카타타(Timekatata)에서는 그와 같은 풍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로 티메카타타는, 염분을 많이 함유한 광산(鑛山)이 있어, 식염의 입수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어느 것이나 염분보급과 식인풍습과의 관련성을 추측케 한다. 이것이 “댄톤”의 설이다.
서기 500 ~ 1,000년대까지를 유럽의 암흑기시대라고 말한다. 당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바다수면이 서서히 1m나 높아져 모든 염전들의 소금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소금 품귀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하루5-10g을 섭취하던 소금량이 2g이하로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탈수 현상과 미친 증세를 보이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금 품귀현상은 내륙지방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사람들이 미친 증세로 몰골이 흡사 귀신처럼 되어버리면서 소금 성분을 대신 섭취할 수 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기까지 된 것이었다. 동물과 사람의 피에는 어느 정도의 염분을 언제나 보유라고 있기 때문이다. 염분부족으로 인하여 거의 미쳐버린 사람들이 낮에는 공동묘지 등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약한 여자들이나 동물의 혈관을 물어뜯어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된 것이다. 지금도 아프리카 내륙지방에서는 소금이 모자라 소의 동맥에 뾰족한 대나무관을 꽂고 피를 빨아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의 몸은 하루 1g 정도의 소금의 섭취에 익숙해진 몸이다. 최근에는 보통 5 ~ 10g 정도를 섭취한다. 통상 미네랄이 필요량의 3~5배를 넘지면 독성이 나타난다. 하지만 소금에 관해서는 다른 미네랄에 비해 상당히 관대한 편인셈이다. 전시대를 통하여 15세기 스웨덴에서 가장 소금섭취가 많았다고 한다. 계산에 따르면 당시 1인당 소금 섭취량이 무려 100g이라고 한다. 가장 큰 원인이 소금에 절인 생선을 통해서라고 한다. 소금 때문에 벌어진 수많은 전쟁에도 불구하고, 소금에 부과된 세금 및 통행세에 대한 투쟁과 저항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금을 찾아 인구가 이동하고 소금 밀수로 수십만 명이 투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기술이 소금 가격을 엄청나게 떨어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소금에 대한 마지막 아이러니는 오늘날 음식 보존을 위한 소금 수요가 대폭 줄었다는 사실이다(냉장법이 소금을 대신해 음식 부패를 방지하는 표준 방법이 되었다.). 인류 역사 내내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었고 욕망과 투쟁의 대상이었고 때로는 금보다 더 높게 평가 받았던 소금은 이제 값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 흔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
첫댓글 저 위험을 무릎 쓰고 소금을 먹으려고 하다니, 떨어져도 죽고, 안 먹어도 죽으니.. 묵고 죽는 것이 낫다는 것이겠죠..불쌍하게, 요즘 천일염 흔한데, 좀 갖다 주지... 화학염이 흔해지면서 소금은 인류의 최악이 적이 된 것 같습니다. 환자의 대부분은 지금 탈수증에 걸려있습니다. 소금이 부족하면 환자가 되고, 환자는 곧 소금부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