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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시집 [☆싸구려와 친구하다☆]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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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와 친구하다]
장덕천 시집 / 문학사랑시인선 33 / 오늘의문학사(2014.08.20) /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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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와 친구하다
장덕천
고희에 싸구려란 말이 좋아졌다.
나보다 더 가진 것도 없고
나보다 더 배운 것도 없는 삶을
어이처럼 친구하며 살기로 했다.
나를 위해 속된 마음을 성형한다.
나를 낮추고 낮추니 시기 질투가 없다.
길가에 짓밟히는 흔한 질경이며
조팝나무며 개망초 잡초와도 친구를 하니
햇살도 비도 꽃이 된다.
마음의 벽을 허문 열린 세상
버려진 땅에서도 잡초의 씨앗은 여물고 있다.
그냥 싸구려로 살기로 했다.
햇살로 폈다 어둠으로 접는 길 카페에서
한 방 울 넋두리 없는 오백 원짜리 커피에
내 허름한 반나절을 적신다.
싸구려에는 처세의 감옥도 자존심도 없다.
사람을 귀하에 여기는
땀방울 닦아주는 바람과 친구한다.
어떻게 사느냐고 누가 물으면 나는 그냥 물이 된다.
호미
장덕천
지학의 나이는 호미의 세월이었다.
6.25 폐허에서 호구지책을 세우는
시간은 일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
자세를 낮추고 허리를 구부려
흙으로 삶을 농사하는
희망에 얼룩진 시간의 발자국
빛과 어둠이 섞인 개울물에
하루의 노동을 씻는
배움의 황무지는 시간의 굶주림이었다
세상은 험한 상처의 노동
땀은 내일을 가꾸는 정직한 꿈이다
시간을 버리는 것은 나를 녹슬게 하는 거
가을 열매에서 시간의 가치를 배우며
한결같은 흙의 사랑 흙의 겸손이
마음과 정신을 키우고 갈고 닦는
주경야독, 꿈의 큰 세월이었다.
달빛에 기대어
장덕천
지천명에 미물의 우음도 내 울음이다
경칩 지난 샘골 싸늘한 호반가
맹꽁이 한 마리 고독처럼 운다
사랑이 나그네인지
삶이 서글픈 바람인디지
맹꽁 맹꽁 맹꽁
어둠이 울음이다
목멘 가슴 풀리도록
울고 싶을 때 우는 너는 참 좋겠다
삶이란 한순간의 소유물이거늘
외로워 우는 것은 너만이 아니다
둥근달이 호수에 내려앉은 밤
낮은 세상 달빛에 기대어
너의 울음 가슴으로 들어 주고 있다.
구절초
장덕천
가을의 내 인기는 오드리 햅번
가벼운 바람으로 참사랑 나누고 싶다
세월은 쇠어 단풍 물이 들어도
삶의 소리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무덤의 시간까지 향기 퍼주는
늙지 않는 참사랑 세상에 나누고 싶다
한세상 마더 테레사 향기로 살고 싶다
가을비
장덕천
늦가을 들녘에 가을비 내린다.
누렇게 변한 감잎에 오동잎에
생명이 다하는 잡초에
가을비는
고통이 아물고 있는 눈물이다
그리운 것들
떠날 때 떠나보내는
여유의 눈물이다
낙엽을 적시는 빗소리는
쓰디 쓴 삶을 우리는 소리
지나간 세월의 오미를 추적추적
맛보며 삭혀내며 내공을 쌓는다.
가을비 내 인생의 소꿉놀이에
한 세상 적신다.
단풍잎 악보
장덕천
가지마다 잎으로 펼쳐 놓은
알프스 산맥의 황홀한 악보를 본다
심산유곡 붉게 지키며
햇살과 바람의 호흡을 맞춘
악보가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
단풍나무는 가을 끝이 아쉬운지
온몸 붉게 빛난다.
(다래술 머루술 마시고 있나보다)
(자신의 삶도 지키지 못하면서)
알프스산장 참마루에 남루로 앉아
네 황홀한 연주의 빛깔로
생의 허무를 메우고 있다.
거울 세상
장덕천
이립의 나이 때 겨울을 자주 보았다
행동하는 모습대로 비춰주는
거울 앞에서는
웃는 연습도 해보고
앞뒤로 돌며 옷매무시도 단정히 하고
좋은 인상으로 보이는 연습도 했다
웃으면 웃는 얼굴로
화내면 화낸 마음으로
행동 보이는 대로 되돌아오는
거울은
세상과 같은 거.
가끔 물어 본다
너는 누구냐?
허상에서 화두다.
소리가슴
장덕천
죄처럼 삶을 옥죄는
구애소리
세월이 촉박하다고
밤낮으로
무명초도 씨앗주머니 하나 달고 있는데
마흔 여덟 삶의 구애 소리
육년의 정을 회자정리
예고된 이별처럼 소리 떠난다.
속내를 감춘 내 고마운 아픔
인연 속에 부자지간으로 엮었던 정
너를 위해 울어주고 기도하는
연기의 소리
그리움의 가슴 지고 떠난다.
산당화
장덕천
너는 가시를 감추려 꽃으로 하늘을 가리지
밤이슬로 울 줄 알고
아침햇살로 웃을 줄 아는 감성도 있지
바람 앞에 혼자 고립되지 않으려는 몸부림
새들이며 동물을 사랑하지
고장난 신호등 같은 네 감정
사람에게만 가시가 되는 네 품성
헛헛한 세상에
혼자라는 감옥의 내 시간에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세상이 밝아지고
사소한 바람으로 흔들려도
반쪽 행복을 채워주는 향이 있어 좋다
꿈은 잔인하지만 공평한 거
너와 나의 인연은 배려와 용서와 인내
고통의 가시에서 피어난 꽃이다
백련 1
장덕천
그대를 보며 시를 쓰는 이유는
여름 축제를 위해서도 아니고
시 쓰는 재주가 있어서도 아니고
시가 미치게 좋아서도 아니고
시인의 명예는 더더욱 아니다.
내 체력의 한계로
시 쓰는 일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남은 세월 시로 곰삭이는 맛
좋은 맛 낼 수 있다는 꿈으로
삶을 즐기기 때문이다.
백련 8
장덕천
자기를 보는 눈을 뜨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봉오리로 머물렀나요.
세상을 보는 눈을 위해
그렇게 곧은 자세로 서있나요
이웃을 보는 눈을 위해
그렇게 활짝 웃고 있나요
마음으로 피어내는 연꽃 세상
삶이 아름답거든요.
백련 15
장덕천
부처의 등 하나 달고 살지요
법락法樂으로
인연에 연연하지 않아요
생각이 달라도 외롭지 않아요
상생의 고통이 즐거운
생주이멸生住異滅의
소원 없는 종심으로 살거든요
수련
장덕천
한여름에 모네를 본다
색의 본질을 알 수 없는
빛의 환영幻影
눈 밖으로
색으로 말하는 모네
* 잡지에서 모네가 장님이 되어가면서 수련을 천점 이상 그렸다는 모네의 수련을 보고
비창
장덕천
맨발로 찍어 쓴
어둠의 선율
마디 마디 회색 심상
떼어 실었네
부스럼 세월은
쉼표로 남고
가슴에 치솟는 분수
피 붉은 진실 천지 울렸네
애끓는 교향곡의 선율에
비창이 숨쉬고 있기 때문.
대나무의 말
장덕천
내 마음은 비어 있지
채울 것도 없는
비울 것도 없는
허공처럼
가벼운 울림이지
욕심을 버린
넉넉한 고요
언제나 빈 가슴이지
마음의 집을 짓는다
장덕천
집 짓는 일이
마지막 직업이다
풀밭에 수런대는 바람 모으고
하늘이 뿜어내는 뜨거운 햇살도 모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켜는 별빛도 모아
기초를 닦는다
영혼의 굶은 둥치를 밀어올려
기둥을 새우고
벽돌처럼 하나씩 하나씩
언어를 쌓아가며
거칠게 돋은 비유의 문장들은
대패질로 곱게 다듬어 낸다
향과 영은 엮어가며
기 승 전 결로 차곡차곡
내 마음의 집을 짓는다
밤새
내 영혼으로 쌍아올린 언어의 사원寺院
한 채
시詩의 나라에 바친다.
목어
장덕천
오늘도
눈을 뜨고
기다린다
마음의 모든 것을
다 비워낸
고요함
청정함
평온함
두둘겨 깨워
눈 감은 채
어둠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리라.
못질
- 개구리
장덕천
누군가 밤새도록
ㄱㄹ ㄱㄹ ㄱㄹ ㄱㄹ
허공에 못질을 한다
어둠과 함께 떼로 몰려오는
저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는
남사당패 울화 같은
적막을 흔든다
여름밤, 내 불면의 머릿속으로
ㄱㄹ ㄱㄹ ㄱㄹ ㄱㄹ ㄱㄹ ㄱㄹ ㄱㄹ ㄱㄹ
자음의 뾰족한 못들이 끝없이 박히고 있다.
어둠은 아름답다
장덕천
어둠은 아름답다
참새 들새 잡새들이
너 잘났다 너 잘났다 식새움도
어둠 속에 가라앉는다
깔짐 지는 김씨 아저씨와
날품 파는 강씨 아줌마의 고달픔도
어둠이 감싸안는다
암내를 흔들어대는 어둠에
홀홀 옷을 벗는 알몸의 별들
동공을 채우는 벌레들의 발정 소리
달콤한 꿈을 엮는다
상처를 털어내며
상처를 끌어안으며
어둠이 어둠을 보듬어 주는
어둠은 아름답다
나는 소리 부자다
장덕천
뜰이며 안방까지 채워주는 새소리
꽃과 나무들 움트고 잎 맺고 가지 벋어내는 소리
꽃과 나무들 파란 옷 노란 옷 붉은 옷 벗어던지는 소리
삶의 푸른 소리들 내 안에 가득가득 채워
소리의 눈으로 잠들고 소리의 귀로 일어나는
소리의 세월로 생이 꾸며지는
소리의 시집
언젠가 나도 바람의 소리로 남을 것이다
이 세상 부러울 거 없는 나는 소리 부자다
참 부자다.
빙점
장덕천
안과 밖이 수시로 뒤집힌다
감각을 어지럽히는
갈색 안개 밑으로
모든 것을 버리는 세상은
영광과 눈물이 묻어 있는 빈 껍질
궤도 끝에 매달린
분열된 시간 속에
스스로 위로하며 살다 가는
불사의 운명을
짐 질 수 없는 목마른 감수성
간절하게 삶을 사랑하지만
안과 밖의 수시로 뒤집히는
삶의 후회와 두려움과 환희
우스갯소리와 같은 한낱
내 인생의 빙점.
제6부 조손(祖孫)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시(장우혁)
가슴이 기다리는 편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시(장정윤)
제7부 시집평 다시 보기
1시집『브람스의 자장가』也石 朴喜宣 시인
1시집『브람스의 자장가』김용재 시인
2시집『책장과 CD룸 사이』임강빈 시인
3시집『수통골 돌밭』李炭 시인
4시집『어둠은 아름답다』이흥우 시인
4시집『어둠은 아름답다』신용선 시인
5시집『풀벌레에게 밤을 내주고』리헌석 문학평론가
6시집『나는 소리부자다』박제천 시인
『대전문학 2006년 겨울호』조남익 시인
수필집『바람은 흔들임으로 존재한다』윤재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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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빙어
작고 미천한 물고기에 불과하지만
그대가 좋아하고
오래오래 기억해주는 까닭은
나의 속마음 가시까지 보여주는
이 어리석음 때문
글사랑놋다리집 장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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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천 詩集 [※싸구려와 친구하다※]
[ 제목에 얽힌 이야기 ] -
제목「싸구려와 친구하다」를 정하며
나는 지금까지 사랑오면서 주위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아온 갚아야할 빚 많은 사람이다. 지금의행복이 모든 분들의 덕분이다.
직장생활에서는 형제처럼 믿고 아껴주신 손동욱 사장님, 대리점을 할 때는 식구처럼 보살펴주신 인켈의 조동식 회장님, 그리고 한 회사를 꾸리면서는 자기 사업처럼 알고 열정을 다해주신 직원들, 내 사고에 최선을 다해준 의사 동생과 충대 병원 관계자님들, 장애를 보람 있게 도와주신 도공과 여행을 맛있게 동행해준 동식 군 등등 삶의 굽이마다 도움을 주신 목숨처럼 소중한 인연의 덕분이다.
비굴한 육체에서 참 행복을 느끼게 만들어준 문학. 시집 세 권 분량의 글을 썼을 때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라는 디김용재 교수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 시를 만들게 한 박제천 선생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임강빈 선생님. 성찬경 선생님으로부터 소개 받은 최원규 선생님. 임강빈 시인님을 통해 소개받은 리헌석 선생님. 그리고 수필을 쓰며 윤재천 선생님을 만나며 문학에서도 참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덕분으로 너무 행복했다.
마지막 기념시집 제목을 주도 자문 받은 일은 글Tm기보다 더 행복했다.
홍순갑 시인님의 한참 멀었다는 시평에 너무 감사했고 소설을 안 쓰신다는 이진우 교수님의 시 쓰지 말라는 간접화법에 교만에서 참 나를 찾게 해주신 얼마나 좋은 인연인지. 정상순 시인님의 애매모호한 평은 주위가 홍차 맛 분위기다. 제목은 헷갈리게 말슴들 하신다. 임강빈 시인님이 재목을 붙여주실 때 이잠숙 시인님 유수화 시인님 모두 좋다고 하셨는데 이헌석 선생님과 도공스님 육상구 수필가님은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신다. 그래서 평소 인터넷으로 안부를 묻는 시인 몇 분에게 자문을 받기로 했다. 늘 어린에 소리를 듣는데, 어린애를 벗어나지 못하는 내 삶 때문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는가 보다, 어른이 될 때까지.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 * * *
안녕하세요
무더위에 강녕하시길 빕니다.
한 가지 자문을 받고자 합니다.
제가 희수 기념 시집을 준비 중인데
표지 시집 이름을
‘싸구려와 친구하다’로 하고 싶은데
좀 이상한 거 같기도 하구요 헷갈리거든요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어 메일로
안 부 겸 인사드립니다.
장덕천 올림
* * * * * * * * * * *
시집 발간과 희수 맞이하심을축하합니다
시집 재목은 임 선생 생각대로
[싸구려와 친구하다]도 좋을 듯합니다.
너무 직접적이면 [싸구려가 좋아졌다]로 간접화해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제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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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얘기 ] -
살다보면 불가사의한 기적도 있다. 나에게도 기적이 찾아와 희수를 맞는다.
마흔 아홉에 근육병이라는 청천병력을 다독이면서 환갑만 살아도 천지개벽인데, 무심無心으로 자연과 음악과 책과 인연을 이어가며 경영인에서 문학인으로, 고독을 꽃으로 가꾸는 일, 고통을 사랑으로 가꾸는 일, 들풀과 풀벌레와 동심을 나누는 일 등 나를 존재할 수 있게 한 자연의 후천개벽으로 운명은 선택임을 알았다.
일찍이 봄보리 실루엣에서 절약을 배웠고, 독서로 내 영혼의 가난을 깨우고 이등병 계급장에서 서열과 협동을 배웠고, 독백과 독백 사이에서 생명의 존귀를 알았고, 세상살이에서 배려와 나눔의 의미를 배웠다.
상점 경영 20년을 통해 얻은 지식을 글로 쓰고 두 아들(경준 경민)이 감수한 상인(사업에 성공하는 법)은 전국 상점 경영인에게 많이 읽히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글 쓴 보람으로 행복했으나 수필집이나 시집 상재는 풀판 공해일까 가슴 조아려졌다. 내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현대의학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후부터다. 지천명의 나이에 교총사고와 불치병으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면서 운명이 나에게 글을 쓰리고 기회를 줬다는 생각에서부터다.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 문학에서 또 다른 삶의 묘미를 찾았다. 간병인의 등에 업혀 서울 문학아카데미 문학사숙에서 시작법과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대전 오늘의 문학 ‘목요품평회’에서 품평을 받기도 해했다. 나에게 글 쓰는 일은 마음공부를 하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일이다.
부모님을 모시며 마음 편하신 모습에서 행복했고, 어둠의 밤길에 작은 별빛 운명을 받아들인 숙명이 아름다웠지만, ‘탐진치’의 중생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 고뇌가 늦게나마 마음공부의 動機가 됐다.
인도의 아슈라마라는 인생을 백년으로 25세까지는 배우고, 50세까지는 자식 기르며일하고, 75세까지는 수행하다, 75세 넘으면 소멸되는 시기라고 했다. 네 삶의 멘토 스티븐 호킹은 시간의 역사 등 세 권의 저서로 백만장자 부와 명성이 사람을 외롭게 했지만 사형 받은 시간과 싸우는 나는 열권의 책을 출판했지만 무명이기에 사상이 자유롭고 하루하루 외로워져가는 사랑이 너무 소중하다.
하지만 나에게도 알량한 자존심이 있다. 상인과 대리점 경영의 실제, 경영의 책은 5개 경제 신문에 기사화되어 서점가의 인기 배역이 되고 이코노미지 1990년 1월호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를 쓰면서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발표하는 시마다 삶과 꿈의 엔솔러지에 올해의 시에 선정되고 덤으로 몇 군데서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23회 세계시인회의 대판 일본대회(2014.3.25~3.29)에도 초청 받는 등 한국의 시인으로 외국에서 인정받는 글 쓰는 가슴은 늘 기쁨으로 가득 담는다.
문학은 어둠의 삶에 빛의 날개였고 바람의 날개였다. 웃는 가슴에도 빗줄기가 흐르고 흔들리는 시간이 있다. 소꿉놀이 삶 막 내리면 책갈피에 꽂히는 곱게 물든 은행잎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글은 희수 맞아 내 세월을 진솔하게 반추해본 삶의 부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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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사의 글 ◆
고희에 싸구려란 말이 좋아졌다.
나보다 더 가진 것도 없고
나보다 더 배운 것도 없는 삶을
어이처럼 친구하며 살기로 했다.
나를 위해 속된 마음을 성형한다.
나를 낮추고 낮추니 시기 질투가 없다.
길가에 짓밟히는 흔한 질경이며
조팝나무며 개망초 잡초와도 친구를 하니
햇살도 비도 꽃이 된다.
마음의 벽을 허문 열린 세상
버려진 땅에서도 잡초의 씨앗은 여물고 있다.
그냥 싸구려로 살기로 했다.
햇살로 폈다 어둠으로 접는 길 카페에서
한 방 울 넋두리 없는 오백 원짜리 커피에
내 허름한 반나절을 적신다.
싸구려에는 처세의 감옥도 자존심도 없다.
사람을 귀하에 여기는
땀방울 닦아주는 바람과 친구한다.
어떻게 사느냐고 누가 물으면 나는 그냥 물이 된다.
- 「싸구려와 친구하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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